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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카타르에 발목 잡힌 한국, 벤투 감독의 아쉬운 선택

[아시안컵] 한국, 카타르에 0-1 충격패... 59년 만의 우승 도전 실패로 끝나

19.01.26 12:00최종업데이트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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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카타르 울렁증'이 생겨날 법하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의 벽을 넘지 못하며 주저 앉았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하템에게 중거리 슛 한방에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한국축구는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무패 가도를 달리던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저조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던 한국은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도 전혀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카타르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강했기에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을 펼쳤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이 카타르의 수비를 뚫을 만한 묘수를 경기 내내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대회 전부터 이어진 악재들이 겹치면서 이런 참사를 불러왔다.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김진수를 시작으로 김민재, 이근호, 권창훈, 염기훈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제대로 된 베스트 11을 꾸리기조차 힘들었다. 한국 축구팀은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도 연이은 주전 부상에 시달렸다.
 

▲ 벤투호의 아쉬운 퇴장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이 응원단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회 전 남태희와 나상호가 부상으로 이탈했던 한국은 기성용, 이재성, 권경원 등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결국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기성용은 대회 도중 소속팀에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이재성과 권경원은 대회 내내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여기에 바레인과의 16강전을 앞두고는 구자철이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카타르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황희찬도 부상으로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가 크게 발목을 잡았다.

결국 운신의 폭이 좁아진 한국은 교체 카드에 있어서도 지극히 제한적인 선수 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체를 통해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

손흥민 기용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25일 첼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리그 일정까지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의 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10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이끌어갔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거의 매경기 선발로 출전하다시피 하면서 체력 면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직전 치른 맨유와의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불과 하루 휴식 후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투입되기도 했다. 엄청난 강행군을 이어간 손흥민은 당시 한국이 넣은 2골에 모두 관여했지만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은 거기서 끝이었다.

중국전에서 89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바레인과의 경기를 기점으로 몸이 무거운 듯한 인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전과 같은 스프린트와 드리블 돌파는 찾아볼 수 없었고 상대의 집중견제를 뚫어내지 못했다. 이는 결국 카타르와의 경기까지 이어졌고 이날 손흥민은 해결사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 항의하는 파울루 벤투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상대 반칙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손흥민 활용에 있어서 벤투 감독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물론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험난한 토너먼트 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결국 무리해서 손흥민을 기용했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대표팀에 독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비록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도 있었다곤 하지만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전술과 단조로운 선수교체로 벤투 감독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 불거진 대표팀 의료진 논란에 있어서 축구협회 역시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도중 축구대표팀의 의무 트레이너가 귀국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에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대회 전에 계약 연장을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대표팀의 의료진 계약과 팀 관리 시스템에 있어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 흩날리는 땀방울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황의조가 부알렘 코우키와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했던 벤투 감독은 8강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다만 아시안컵을 마친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무방하다. 앞으로 있을 대표팀 세대 교체와 전술의 유연성 도입 등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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