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서 산다는 것, 예산을 사랑한다는 것

젊은 예술인 4명이 전하는 ‘안녕 예산’

등록 2019.02.01 17:17수정 2019.02.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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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 좋은 최영란 작가의 손과 마음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사진보다 그림 한 장이 이들을 더 잘 표현해주는 듯하다. ⓒ 최영란



때론 너무 익숙해 소중한 것들을 잊고 지나칠 때가 있다.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관심'은 너무 당연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무언가에 애정을 쏟게 만들고, 마음을 다해 사랑하게 하기도 하며 새로운 변화들을 만든다.


지난 12월 아름다운 예산의 모습을 담은 엽서가 발행됐다. 우리지역(충남 예산군) 동아리 '안녕 예산'이 예산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만든 엽서다.

동네를 비추는 전봇대의 노란 가로등, 둥그란 굴뚝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공터에서 줄넘기를 하며 놀고 있는 가족들, 예산 황새, 사과, 국수... 빼곡히 채워진 엽서에는 정겹고 애틋한 '우리 동네'가 담겨있다. 엽서 한 장에도 예산을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지난 1월 14일 저녁, 예산을 사랑하는 동아리 '안녕 예산'을 만났다.

'똑똑'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소개도 하기 전에 한마디 말을 건네 온다. "아직 저녁 안 드셨죠? 밥부터 먹고 해요". 정성껏 준비한 맛있는 음식들이 식탁을 가득 채우고,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는 저절로 군침을 돌게 만든다. 이미 푸짐한 식탁인데 또 다른 음식이 나온다.

"언니 지금도 많아요~ 그만 가져와" 회원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먼저 자리를 채운다.


예산홍보를 위해 동화작가, 일러스트 작가, 첼로 연주가, 피아노 연주가까지 역량 있는 예술인 4명이 모인 동아리는 과연 무엇을 할지 호기심을 잔뜩 안고 모임장소를 찾았는데, 맛있는 밥과 함께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소박한 분위기다. "우리 이러고 놀아요" 담백한 말로 설명을 끝낸다. 당황하는 것도 잠시, 가만히 앉아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이 동아리가 본격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다. 우연한 만남으로 친해져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밥도 먹고, 재밌는 이야기도 나누자는 취지에서 출발해 이제는 매주 월요일마다 모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예산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지역을 위해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예산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몰라요~ 예당저수지 여름에 캠핑하면 분위기가 진짜 끝내주는데, 재능 있는 사람들도 많고. 두 작가님들도 밖에 나가면 엄청 유명한 사람들인데 활용을 잘 못한다니까" 훈훈한 칭찬을 주고받으니 "맞아"하고 활짝 웃는다.

그들은 올해 엽서도 더 만들고, 음악회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산에 자랑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은데 홍보가 안 돼 아쉽다"는 이들은 이번에도 척척 나서 일을 개척할 모양이다.

가끔은 재미난 전시에도 다함께 찾아가 아이디어도 얻고, 어떻게 예산과 접목해 활용해야 좋을지도 고민한다. 누가 등떠민 것도 아니고, 지원을 해 주는 것도 아닌데 고향이여서 또 어떤 다른 이유들로 정착한 예산에 대한 애정이다.

"다른 모임은 안가도 여기는 꼭 온다니까요. 마음이 편해지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고, 내가 잘못해도 보듬어주니까 힘이 절로 나와요. 힘들고 어려운 일도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그리고 나이 들었나봐~ 월요일에 모임을 하다 보니 체력을 다 써서 다른 모임 가기도 힘들어" 안미선 회원이 초승달처럼 예쁘게 접힌 눈과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너스레를 떤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예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 서로를 아껴주고 위해주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관심에서 시작한 사소한 실천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동네 친구처럼, 언니처럼 때로는 인생선배처럼 서로를 통해 위로 받고, 위로하면서 함께하는 많은 일들이 예산의 희망이 되기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예산사랑 #예산 엽서 #예산관광 #예산홍보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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