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같던 김복동님을 기억합니다" 전 세계에 차려진 분향소

호주·뉴질랜드 한인들, 분향소 차리고 추모 물결... "그를 보며 용기와 위안 얻었다"

등록 2019.01.30 15:40수정 2019.01.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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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클랜드 김복동 할머니 분향소 ⓒ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


2019년 1월 28일 오후 10시 41분, 평화·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복동 할머니가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9일부터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김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됐다.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5일 동안 치러진다.

장례식 첫날이던 29일, 약 1300여 명이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빈소 입구 앞에 마련된 펼침막에는 조문객들이 쓴 추모글이 빼곡히 붙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정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재외동포 한인 시민단체 연대인 'S.P.Ring세계시민연대'는 근조 화환과 조의금을 모아 보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여러 지역에 김복동 할머니의 분향소가 차려졌다.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민 분향소도 그중 하나다. 호주 시드니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대표 염종영, 아래 '시소추')'가 분향소 운영을 주관했다.

시소추 회원들은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의 한 장례 사무실에 동포들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하고 29일과 30일 저녁 6시부터 9시(시드니 현지시각)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30일 저녁 8시 30분(현지시각)에는 고인의 발자취를 떠올리며 큰 뜻을 함께 기리는 추모제를 지낸다.

"가시는 날까지 인권과 정의를 위해 투쟁하신 분"
 

시드니 김복동 할머니 분향소 ⓒ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


시소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활동가로 세계 곳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고, 가시는 날까지 정의와 평화, 인권을 위해 의로운 투쟁을 하셨던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밤 별세하면서 한국에서 시민들의 뜨거운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며 "호주 시드니에서도 뜻이 있는 동포들이 고인의 뜻을 기리는 분향소를 29일과 30일 이틀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29일 분향소를 방문한 시소추 회원 신준식씨는 고인을 추모하는 방명록에 "하얀 목련꽃 김복동 할머니, 저희들에게 주신 용기와 희망을 가슴에 안고 끝까지 싸워 일본의 공식 사죄를 받아내겠습니다. 늦게 펴 더 아름다운 꽃 목련꽃 김복동 할머님, 편히 잠드소서"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분향소가 갑작스럽게 차려졌지만, 동포 30여 명이 시드니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함께했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가 설치한 시드니 김복동 할머니 분향소 ⓒ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


시소추는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3분만 생존해 계신다. 남은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또,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대표 곽상열, 아래 '더좋은세상')'이 김복동 할머니 분향소 운영을 주관했다. 더좋은세상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의 마이랑이 아트 센터(Mairangi Arts Centre)에서 1월 12일부터 29일까지 '여성과 전쟁: 평화의 목소리 (Women and War: Voices for Peace)' 사진전을 열고 있었다. '여성과 전쟁: 평화의 목소리' 사진전은 더좋은세상과 마이랑이 아트 센터(Mairangi Arts Centre)가 주관하고,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오클랜드시가 후원했다.

"그분의 빈자리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
 

더좋은세상이 주관한 여성과 전쟁: 평화의 목소리 사진전 ⓒ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


더좋은세상의 회원인 레베카 정씨는 29일 새벽(현지시간)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다음 날(29일) 아침(오클랜드 시간) 사진전 장소에 분향소를 차렸다. 지역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신문에 분향소 운영 광고도 냈다. 조문객들은 김복동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보며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사진전과 분향소를 준비한 더좋은세상 회원들은 조문객들과 함께 깊은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

레베카 정씨는 "사진전을 준비하고 운영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진전에 전시될 사진과 영상 자료 등에서 할머니들의 활동 모습을 보며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저에게 김복동 할머니는 참된 활동가의 상징이며, 바위 같은 분이다. 그분께서 남기고 가신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전세계 곳곳에서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더욱 열심히 평화와 해방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S.P.Ring세계시민연대'가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보낸 근조 화환에는 '김복동 평화 정신 이어가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썼다. 이제 김복동 할머니를 볼 수 없지만, 김 할머니가 생전에 실천한 평화와 인권 존중 정신이 국내를 넘어 많은 해외 동포들의 마음에까지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
 

S.P.Ring세계시민연대가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 보낸 근조 화환 ⓒ S.P.Ring세계시민연대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박준영씨는 S.P.RING세계시민연대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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