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법정구속' 재판장, 양승태와 특수관계?

대법원장 비서실 근무에 영장유출 의혹 이력은 사실... 박근혜는 유죄 선고

등록 2019.01.30 21:13수정 2019.01.3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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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옛 새누리당의 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지난해 7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리고 있다.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와 강명중 판사, 이승엽 판사가 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라는 점이 이번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했는데, 그 우려는 재판 결과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선고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밝힌 입장문의 한 대목이다. 화살은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향해 있다. 성 부장판사와 초유의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밀접한 관계라는 점이 자신의 선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관련 기사: 법정구속 김경수 지사 "유죄 판결, 이해도 납득도 어렵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도 에둘러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농단의 정점 양승태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던 당시 별안간 선고일이 연기된 것을 두고 무성하던 항간의 우려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양승태 사법부의 비서실 판사이던, 그 재판장의 공정성을 의심하던 시선이 마침내 거둬질 수 있길 지금도 바란다"라고도 했다.

이런 성 부장판사-양승태 커넥션 주장은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일까?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성 부장판사의 이력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 판사... '사법농단' 공소장에도 이름 등장

성 부장판사는 법원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사법연수원 25기인 성 부장판사는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그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07년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 2009년에는 인사심의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2~2014년 핵심보직인 대법원장 비서실로 이동, 비서실 판사로서 양 전 대법원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게 된다.


또한 그는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에서 영장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사법농단 의혹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도 이름이 등장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성 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며 수사 정보를 신광렬 당시 형사수석부장판사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김수천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르자,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에 따라 성창호→신광렬→임종헌→고영한→양승태 루트를 통해 수사기록을 전달받아 내부 대응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성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이번 김경수 도지사 법정구속 판결을 두고 사법농단 사건 처리에 대한 법원 일부의 반발, 특히 양 전 대법원장 구속 뒤 다른 연루 판사들의 강력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김기춘·조윤선 구속영장 발부... 박근혜 전 대통령 유죄 선고도

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정황만을 근거로 한 정치적인 해석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반대의 사례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성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상당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지시한 혐의를 받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시켰던 사람도 성 부장판사였다. 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입학 및 학사 비리 혐의를 받는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도 그의 손을 거쳤다.

또한 지난해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성 부장판사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1심 재판을 맡아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에게 국고 손실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했고, 공천 개입 혐의에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특활비가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뇌물수수 부분은 무죄로 봤다.
#양승태 #성창호 #김경수 #법정구속 #사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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