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유기동물 안락사율, 서울시에서 가장 높아

등록 2019.01.31 17:31수정 2019.01.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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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유기 유실동물들 ⓒ 은평시민신문

 
서울 은평구 골목을 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개와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고양이들은 거리를 홀로 나돌며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자동차 아래 몸을 숨긴 채 사람들을 경계한다. 개들은 골목뿐만 아니라 4차, 6차, 심지어 8차선도로를 '무단횡단'한다. 지난해 8월 연신내 인근에서 히말라야 원숭이가 출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서울시에서 총 8024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 또는 유실됐다. 유기는 반려동물을 의도적으로 버린 것을 뜻하고, 유실은 잃어버린 것을 뜻한다. 이 중 은평구에서는 총 365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자료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은평구에서 유기·유실동물이 포획되면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이하 동구협)로 보내진다. 동구협은 공식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자 은평구를 포함한 서울 19개구, 경기지역 2곳과 위탁계약을 맺은 유기동물보호센터이다. 동구협은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 보내진 유기·유실동물은 새 가족에게 입양되거나 원래 주인을 찾아 반환된다.

그러나 은평구에서 동구협으로 보내진 유기·유실동물 절반 가량이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 유기·유실동물 총 365마리 중 138마리(37.8%)가 안락사, 54마리(14.8%)가 자연사로 목숨을 잃었다. 입양된 동물은 69마리(18.9%), 본 주인에게 반환된 동물은 97마리(26.6%)이다. 사망률은 52.6%로 서울시 평균(39.5%)에 비해 13.1%가 높은 반면 입양 및 반환율은 11.1% 낮았다. 2017~18년 2년간 안락사율은 40.7%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시 전체 유기동물 현황 ⓒ 은평시민신문

 
동구협을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한 19개구의 안락사율은 32.8%로 서울시 평균 안락사율 22.4% 보다 높다. 이는 동구협이 동물을 최대 1800마리까지 수용이 가능하지만 한 달에 유기·유실동물이 수천 마리씩 밀려들어와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예산이 부족해 구조된 지 약 22일 동안 새 가족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하기 때문이다.

반면 관내 동물병원을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운영하는 6개 자치구의 안락사율은 4.1%로 서울시 평균 안락사율보다 현저히 낮다.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 마리도 안락사하지 않고 63.5%의 유기·유실동물이 입양된 관악구는 관내 동물병원에 유기동물보호를 위탁하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관내에 유기동물보호센터가 자리잡고 있어 유실동물을 반환하기 쉽다.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주민들은 가까운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입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안락사가 없는 양천구와 용산구, 4마리만이 안락사 처리된 마포구 또한 관내 동물병원을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안락사율을 줄이고 입양률을 증가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기·유실동물 발생수를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반려동물 등록제 홍보를 통해 등록률을 높일 것"이라고 전하며 주민들에게 "반려동물 등록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반려동물 등록제가 의무화된 2014년을 기점으로 유기·유실동물이 121마리 감소했다.
#반려동물 #유기동물 #안락사 #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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