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겨냥한 보수야당 "박근혜 탄핵 불복 세력과 뭐가 달라?"

'김경수 구속=보복성 재판' 대응한 여당 맹성토... 문 대통령 겨냥한 특검 도입 요구도

등록 2019.01.31 11:51수정 2019.01.3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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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탄핵? 이걸 독재라고 부른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극우세력 일부의 탄핵 불복과 다를 바 없다."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보수야당이 3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을 '보복성 재판'으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특위'를 구성,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법관 탄핵'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를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정권 정통성 문제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대선 불복' 프레임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당 "현직 대통령 소추는 못하지만 수사는 가능... 특검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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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기침하고 있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 ⓒ 남소연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증거와 법리로 내린 판결에 대해 적폐청산의 보복성 판결이라고 하고, 집권 여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명시한 삼권분립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논리라면 입법·사법·행정 모두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채워서 독점하겠다는 것이다, 이걸 독재라고 부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집권의) 정통성은 촛불혁명이 아니라 헌법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반응도 '예상치 못한 판결'이었는데 '우리가 선(善)이고 정의'라는 생각이 있으니 나온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대응은) 치졸할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가 이미 특정 정치 편향을 띄고 있는데, 이제 사법부를 정부·여당 주머니 안의 공깃돌로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고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이런 의도를 실현하려 할 경우, 온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라며 "민주당은 반성과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이어졌다. 한국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대선 불복' 장외투쟁 가능성도 활짝 열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보다 앞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경수 지사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물어야 하고, 민주당에 대해 투쟁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의총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여 의원은 "(김 지사가) 문 대통령에게 실제로 (댓글조작을) 보고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판단된다, 수사의 단서가 충분히 확보된 것 같다"라며 "수사의 단서가 있다면 재임 중인 문 대통령을 소추할 수는 없지만 수사할 수는 있다는 설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특검으로 해야 한다"며 "김경수 판결문을 참고해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할 입장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선거법 위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를 다 마치고 수사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경수는 자진사퇴하고 민주당은 대국민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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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의 '정면대응' 움직임에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저해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경수 지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그를 경남도지사 후보로 공천했던 민주당 지도부도 비판했다. 특히 이번 판결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 방식에 대해 "지금 민주당의 태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일부 세력이 헌법재판소와 탄핵판결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면서 사실상 '태극기 부대'에 비유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 특검 활동에 대해 무수한 정치적 압박으로 수사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서도 철저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 대국민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으셔야 한다,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대응은) 이전정권의 재판거래보다 백 배 천 배 더 심각한 사법농단"이라며 "마치 극우세력 일부의 탄핵불복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법치주의 파괴 책동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뿐이다"라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경수 #나경원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법관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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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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