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3천 명 모인 단톡방에서 '쪼개기 후원' 독려"

서울시교육청, 한유총 검찰 고발... “이덕선 이사장 선출도 무효”

등록 2019.01.31 13:02수정 2019.01.31 13:02
1
원고료주기
 
a

한국유치원총연합회(아래 한유총)이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용진 3법’에 반대하는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 김시연

    
서울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을 막으려 국회의원 상대로 불법 쪼개기 후원한 정황을 확보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청 조희연)은 31일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한유총 실태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한유총이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를 막으려고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쪼개기 후원을 하고, 광화문 총궐기대회에 학부모와 교사를 강제 동원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됨에 따라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관련기사: 한유총, '유치원 3법' 막으려 한국당 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http://omn.kr/1emq9 )

하지만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이 실태조사를 예고한 지난 12월 11일 이덕선 이사장 선출을 강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관련기사: 한유총, 실태조사날 '강성' 이덕선 이사장 선출 http://omn.kr/1ey1w )

서울시교육청은 이덕선 이사장 선출부터 무효라고 판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덕선은 임의 정관에 의하여, 사무집행 효력이 없는 이사들이 정한 대의원들에 의해 선출되었기에 이사의 효력은 물론 그 대표권의 효력도 없는 것으로 보았다"면서, 허가 정관에 따라 이사장을 재선출하라고 시정 요구했다.

"회원 3000명 모인 단톡방에서 국회의원 명단 올려 '쪼개기 후원' 독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특정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하고 총궐기대회에 학부모를 강제 동원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쯤 한유총 회원 3000여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유치원 3법 개정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 계좌번호를 올리고 정치자금법상 기부 한도를 넘지 않는 10만 원 범위에서 '쪼개기' 후원을 독려한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실제 회원들이 후원금을 입금하여 특정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후원금을 돌려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사립유치원 교육자 학부모 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특정 지회 단톡방에서 "4명을 못 데려 올 경우 1인당 후원비 10만 원씩 각출하기로 결의하였다"는 내용을 알려 원장과 설립자, 학부모 포함 유치원 당 4명 이상 참석하도록 독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a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현 이사장)이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협상단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고발... 한유총 "후원 독려 안해"   

서울시교육청은 당시 한유총 비대위가 회원들에게 "전국 폐원 그 힘 무섭습니다. 전국 폐원 모두 동의해 주세요. 마지막 카드 2월 전국 동시 폐원. 2월까지 갈 필요 없음. 학부모가 벌떼같이 일어나야... 전국 동시 폐원. 그게 바로 학부모가 벌떼 같이 일어나는 길..."이라며 휴업과 폐원,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불참, 학부모 동원 등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대위와 의견이 다른 박영란 전 한유총 서울시지회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고, 회원 3000명이 가입한 단톡방에 '유치원 3법'을 주도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 전 지회장 연락처를 올려 항의 전화를 독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을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이 최근 4년간 특별회비를 18억 1887만 원 이상 조성해 정관상 목적사업이 아닌 총궐기대회 등 회원의 사적 특수 이익 추구를 위한 사업 등에 사용해 왔다고 보고 있다.

또 그동안 한유총 회원사들이 연합회에 납부한 회비가 회원 개인이 아닌 교비회계에서 납부해 학부모 부담 교육비 가운데 연간 30억~36억 원 정도가 유아 교육 목적이 아닌 사적으로 사용돼 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조성된 회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전임 이사장 등 한유총 임원 5명에게 공금 유용, 횡령, 배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유아와 유아 학부모를 볼모로, 법인 임원들이 주도하여 법인 설립의 목적에 해당하는 사업이 아닌 일명 '사적 특수이익을 공공의 이익과 혼동하여 우선 강조하는 사업'을 매년 반복하고 있는 법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와 한유총의 시정 조치 여부에 따라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a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2월 6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덕선 비대위원장 자격적정 여부 등 전면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박용진 의원도 이날 입장문에서 "한유총 회원 3000명이 가입한 단체대화방에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국회의원실 번호를 공개하며 회원들에게 항의하도록 독려했고 이로 인해 심각한 업무방해를 겪었고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사실상 정치권에 금전적 영향력과 정치적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유치원 3법' 수정안을 통과시키자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하지만 한유총은 이날 입장자료에서 단톡방을 통한 지시·독려 의혹에 대해 "단체대화방을 통해서 지시를 하지도 않았으며 단체대화방은 주인이 없는 곳으로 지시가 가능하지 않다"면서 "우리 연합회는 국회의원 후원을 독려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사장을 재선출하라는 서울시교육청 요구에 대해서도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의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서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임원 변경 등기를 할 수 없다는 변호사 자문 결과에 따라 신임 이사장이 선출되고 변경 등기를 하겠다는 답변을 공문으로 발송했고 이덕선 이사장을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한 후 임원등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유총은 이번 서울시교육청 실태조사 결과에 '강력한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이에 따른 처분이 내려질 경우 전향적인 자세로 수용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옳은 말 하고 싶을 때 많지만... 문재인 정부 비난 않겠다"
  2. 2 '수다맨' 강성범 "서초동 촛불, 불이익 받을까 망설였지만..."
  3. 3 조국의 최후 기자회견, 검찰 향해 '헌법 1조 2항' 메시지
  4. 4 조국 전격 사의 표명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5. 5 "재활용 분류까지... 서초동 촛불 끝나고 정말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