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날 태안에서는 낫 들고 김용균 현수막 철거

20여명 몰려와 현수막 철거하고 욕설... 경찰 "공동재물손괴죄 해당"

등록 2019.02.02 12:37수정 2019.02.0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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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근무 중 사망한 고 김용균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추모하는 펼침막이 훼손되는 일이 1일 오후 발생했다. 서부발전 정문앞에 게시판 추모 펼침막이 철거되고 있다. ⓒ 독자제공



 

1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본사가 있는 서부발전 주변에 설치된 추모 펼침막이 태안군민으로 보이는 불상의 사람들에 의해 철거됐다. 이들은 들고온 낫등을 사용해 추모 펼침막을 철거했다. ⓒ 독자제공 동영상 갈무리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을 추모하는 펼침막이 대낮에 낫을 든 태안군민들에 의해 철거되는 일이 일어났다.

낫 들고 김용균 현수막 철거

지난 1일 오후 4시 30분 태안화력 본사가 있는 서부발전 주변에 설치된 김용균 추모 펼침막이 태안군민으로 보이는 불상의 사람들에 의해 철거됐다. 이들은 현수막을 철거하는 데 낫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태안화력시민대책위 관계자가 "현수막을 철거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하자 한 시민은 철거했던 현수막을 다시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행했던 일부 시민이 어디론가 전화를 했고 이후 상인 20여명이 몰려와 현수막을 전부 철거했다.

이들은 만류하는 시민대책위 관계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태안에서 어느 정도 해야지, 먹고사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라면서 "이 일이 여기서 해결되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시민대책위 관계자가 동영상을 촬영하자 "찍지 말라"고 위협하고 욕을 하고 나서는 서로 웃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서부발전 측은 제지하거나 막아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시민대책위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현수막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였다. 이들은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신고자 주위로 몰려가 "빨갱이 XX"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현수막 철거는 공동재물손괴죄"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에도 한쪽에서는 계속 추모 펼침막을 제거하고 있다. 현장에서 경찰이 이같은 상황을 채증하고 있다. ⓒ 독자제공

 경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수막을 철거한 쪽에서 인적사항 밝히기를 거부해서 명확히 (인적사항이) 파악은 안 됐다"면서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철거 막바지 상황으로 약 20여 명이 모여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들과 (지구대)가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진정시켰다"면서 "현장에 알고 있는 몇 분이 있어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후 신고자와 통화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수막과 조형물을 철거하면 불법 아니냐 "는 기자의 물음에 경찰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철거했기 때문에 공동재물손괴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의동행은 따로 하지 않았고 철거 후 자진 귀가했다"면서 "사건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지구대에서 채증한 사진 등을 바탕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는 현장을 인지한 상태로 정식 사건 접수는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신고자가 서울에 있는 대책위와 논의 후 정식 사건 접수 여부에 대해 다시 연락을 주기로 상태"라고 말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대책위 차원에서 법적대응 등을 포함 논의를 거친 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태안군에서는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집회를 중단하라', '다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게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태안군에 의해 모두 철거된 상태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은 경찰은 " 현수막을 철거한 상황이 불법이 아니냐 “는 필자의 물음에 ”여러 사람이 철거했기 때문에 공동 재물손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 독자제공



 

험악한 분위기 속에 현수막 철거가 이어지자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이들이 현수막을 거의 철거했을 때쯤 출동했다. ⓒ 독자제공


 
#태안화력발전소 #추모펼침막철거 #시민대책위 #서부발전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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