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 배달된 "처녀 폭격기 졸업 축하" 일베 화환

[제보취재] 공립 A고 졸업식장에 ‘혐오 글귀’ 화환... 리본 떼어내자 해당 학생 항의

등록 2019.02.02 19:46수정 2019.02.0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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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A고 졸업식장에 배달된 '일베' 화환. ⓒ 제보자

 
고등학교 졸업식장에 '극우혐오 사이트'라는 지적을 받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일동 명의의 화환이 전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하 글귀에는 '여성 혐오' 내용이 담겨 있어 교사들이 리본을 떼어내자 해당 학생이 항의했다고 한다.

2일 기자는 교육계 관계자로부터 졸업식 축하 화환이 찍힌 한 장의 사진을 받았다. 경기 지역 공립 A고 졸업식장에 도착한 화환이었다. 이 화환에 걸려 있는 리본 글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동 처녀폭격기 김○○ 졸업 축하합니다. 일간베스트 노무현 갤러리 회원 일동."

이 학교의 한 교원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2월 1일 오전 10시쯤이 졸업식이었는데, 해당 화환이 졸업식장 맨 앞에 오전 9시쯤부터 놓여 있었다"면서 "교사들이 졸업식이 시작되기 전 뒤에다 갖다 놓고, 졸업식 중간 무렵에 리본을 뗐다"고 밝혔다. 그 사이 여러 학생들이 이 화환 사진을 찍어 교사들에게 보여주면서 "우리 학교도 일베가 있다"고 걱정했다고 한다.

이 교원은 교사들이 '리본을 뗀 까닭'에 대해 "'처녀폭격기'라는 말 자체가 성희롱적이고 여성을 혐오하는 내용이라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학교는 남녀 공학이다.

이어 이 교원은 "앞으로 졸업식을 할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일베의 화환 문제를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누리집 등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찾아본 결과, 일베 명의의 화환은 2016년 2월에도 한 학교에 도착했다. 이 화환엔 "정○○ 졸업 노무노무 축하한다 이기야! 일간베스트 저장소 보냄"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졸업식 당일인 1일 A학교엔 일베 화환을 포함해 모두 3개의 화환이 도착했다고 한다. 나머지 화환은 특정 학생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학원에서 보낸 것이었다.


이는 다른 학교들의 졸업식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특정 학생의 이름이 적힌 화환을 그대로 놔둬 위화감을 방치하는 학교의 관행에 교육당국의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졸업식 일베 화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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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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