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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심석희, 메달보다 값진 '밝은 미소' 되찾아

[2018-2019 쇼트트랙 월드컵] 심석희, 최선 다한 레이스로 팬 응원에 보답

19.02.04 11:39최종업데이트19.02.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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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는 강했다. 빙판 위에 다시 선 그는 메달보다 더욱 값진 미소를 되찾으면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심석희 선수는 3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1000m 2차 레이스 파이널B 순위결정전에서 1분32초219로 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미소 되찾은 심석희 선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자료사진) ⓒ 연합뉴스

 
심석희 선수는 이번 대회에 1500m와 1000m 2차 레이스 등 두 개의 개인전 종목에 출전했다. 결과는 평소 심석희 선수의 성적과 주 종목이 중장거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조금씩은 아쉬웠다. 전날 1500m에서 준결승에서 간발의 차이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1000m 2차 레이스에서도 준결승에서 3위로 통과해 기록으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다른 조에서 어드벤티지를 받고 구제를 받는 선수가 등장하면서 아쉽게 결승행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날 심석희 선수는 메달보다 더욱 값진 것을 얻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소였다. 심석희는 1000m 2차 레이스 파이널B 순위결정전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브이(V) 표시를 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팬들은 밝은 심석희의 모습이 다시 보이자 모두 기뻐했다.
 
최근 조재범 성폭력 혐의를 폭로하고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그에게는 선수 인생에 있어 최대의 시련이 찾아왔다. 그토록 좋아하던 스케이트였지만 일련의 끔찍했던 일로 빙판에 다시 서는 것조차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심석희는 자신이 해야 할 것에만 집중했다. 파이널B였지만 수년간 시니어 무대에서 쌓아온 탁월한 경기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노련한 레이스를 보여주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도 심석희는 2번 주자로 나서 자신의 몫을 다하며 팀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데 힘을 보탰다. 비록 비디오 판독 결과 실격 처리됐지만 레이스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이번 독일 드레스덴 경기장에는 어느 때보다 태극기와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상당히 많았다. 현지 중계 카메라에도 태극기를 흔들며 심석희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지 교민과 팬들이 여러 번 잡힐 정도로 독일의 홈그라운드인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 ISU 월드컵 출전, 다시 뛰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독일 드레스덴에서 개막하는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1월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그 가운데는 눈길을 끄는 응원 문구도 있었다. 한 교민은 '힘내요 심석희'라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와 그를 응원했고, 경기장 꼭대기에는 '석희야 너의 질주를 응원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많은 이들이 용기를 내서 다시 돌아와 준 심석희 선수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줬다.
 
아직 심석희 선수가 과거처럼 폭발적인 추월능력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심석희 선수가 아팠던 시간을 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레이스를 보여줬기에 성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초록색 스케이트화로 끊임없이 달릴 때마다 환호하고 기뻐했다.
 
심석희 선수는 오는 8~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월드컵 6차 대회에 연이어 출전하고 오는 3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에도 정상적으로 나선다. 강한 용기를 지닌 심석희의 레이스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다시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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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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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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