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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평창 이후 '황금세대' 맞이... 최강 전력 선보여

[2018-2019 쇼트트랙 월드컵] 남자 쇼트트랙, 월드컵 5차 개인전 금메달 싹쓸이

19.02.04 12:15최종업데이트19.02.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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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탄탄해졌다. 과거 중장거리에만 치중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태극마크를 단 선수가 '올라운더'로 성장해 전 종목에서 한국이 최강국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서 남자 500m에서 임효준(고양시청)이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박지원(단국대)이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로써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네 개를 모두 가져와 평창 이후에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임효준-황대헌, 평창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임효준(자료사진) ⓒ 연합뉴스

 
현재 대표팀에서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는 임효준과 황대헌(한국체대) 등 두 명이다. 이들은 1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을 알리며 대활약한 간판 선수들이다. 임효준은 평창에서 15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수확했고, 황대헌은 500m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 세계 남자 쇼트트랙 추세에 맞는 '올라운더'형이라는 것이다. 남자 쇼트트랙은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직전부터 대부분의 선수들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과거 한국과 캐나다, 중국 등 소수 국가가 점령하던 시대에서 네덜란드, 러시아, 헝가리, 카자흐스탄 등 8개국 이상의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외국 선수들의 체력과 실력이 향상되면서 한국이 항상 점령하던 1500m와 같은 장거리에도 이제는 외국 선수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약점으로 꼽혔던 단거리 500m에 대한 보완이 더욱 시급해졌다.
 
그런 가운데 임효준과 황대헌은 500m부터 1500m까지 전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임효준은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500m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여기에 1500m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황대헌은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1000m에서 1위에 올랐고, 500m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처럼 이들은 어느 한 종목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남자 쇼트트랙 트렌드에 맞춰 모든 종목을 잘 타는 선수다. 게다가 평창이라는 큰 경험을 통해 이들의 경기운영도 한층 노련해 졌음은 물론 체력과 스피드 면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개 올림픽 직후 시즌에는 상승세가 꺾이거나 침체기를 겪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만큼은 예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욱 놀랍다.
 
박지원-김건우-홍경환-이준서, 신예 4인방의 대활약

현재 남자 쇼트트랙 팀이 최강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박지원, 김건우, 홍경환(이상 한국체대), 이준서(신목고) 등 새로운 얼굴로 발탁된 이들의 활약도 눈부시기 때문이다.
 
이준서를 제외한 박지원, 김건우, 홍경환 등은 모두 지난 2015-2016 시즌과 2016-2017 시즌 등에서 태극마크를 단 바 있는 저력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평창 올림픽 선발전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아쉬움만 있을 뿐이다.
  

2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건우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 EPA/연합뉴스

 
평창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 이들은 올 시즌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박지원은 게임 운영능력이 상당히 좋은 선수로 인코스와 아웃코스 추월이 모두 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개인전뿐만 아니라 계주에서도 키플레이어로 활약할 만큼 다재다능한 면모를 지녔다. 하지만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금메달과는 연이 별로 없었다. 그 한을 이번에 드디어 풀었다.
 
박지원은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최후방에서 관망하며 경기를 펼치다가 2바퀴를 남기고 선수 한 명이 이탈하자 곧바로 아웃코스로 모든 선수를 한꺼번에 제쳤고 여유롭게 달리며 금메달을 가져왔다.

여기에 혼성계주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혼성계주에서 마지막 주자인 4번 주자 역할을 맡았는데, 마지막까지 맹추격을 펼친 끝에 마지막 코너를 빠져 나오면서 인코스로 진입하면서 발내밀기로 러시아를 제쳤다. 비록 비디오 판독결과 그가 레인 체인지 위반을 범했다며 한국에 실격을 줬지만, 계주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내 1위로 골인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김건우의 상승세도 무섭다. 김건우는 지난해 12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500m 개인 첫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1500m 금메달을 차지해 두 대회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여기에 단거리에서도 임효준과 황대헌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그는 준결승에까지 진출한 가운데 마지막 바퀴 추월 과정에서 아쉽게 넘어져 결승 진출이 좌절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홍경환은 주로 1000m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과거 그가 약점으로 꼽혔던 인코스 마크 능력이 올 시즌 후반으로 올수록 점차 향상되면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준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시니어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1500m에서 여러 차례 메달을 목에 걸며 베이징을 향한 새로운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각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현재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구멍이 없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최강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대개 올림픽 이후 첫 시즌에는 다음 올림픽을 기약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평창에서 활약했던 선수와 과거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거나 국내에서 일찌감치 재목으로 주목받은 선수들이 적절하게 섞인 가운데, 2022년 베이징을 향한 세대교체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뤄진 모양새다. 그야말로 '황금세대'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더욱 상향 평준화돼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남자 쇼트트랙에서 한 대회에 걸려있던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 해온 것은 이들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들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은 이제 8~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월드컵 6차 대회에 출전한다. 아직 이들에게 한 가지 한이 남아있다면 올 시즌 계주에서 최정상에 서지 못한 것이다. 지난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실격되는 아픔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들에 의해 걸려 넘어지는 불운도 따랐다. 최강의 전력을 갖춘 이들이 계주에서 시즌 마지막 월드컵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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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평창동계올림픽 임효준 황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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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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