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있으면 어디 찾아봐라" 기자에게 발끈한 황교안

8일 오전 서문시장 방문... 아들 병역 특혜·부적절 종교모임 의혹에 "문제없다" 반박

등록 2019.02.08 14:42수정 2019.02.0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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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 조정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로 나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대구에서 고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부적절한 종교모임을 만들었다는 의혹과 함께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구MBC는 황 전 총리가 지난 2009년 대구에서 고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지역의 토호세력들과 함께 대구기독CEO클럽을 직접 만들고 교류하는 등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모임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구MBC는 지난달 23일과 29일 등 보도에서 "순수한 종교모임이라고 하지만 이익집단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며 "누구나 알만한 기업대표와 군 장성, 기관장 등이 회원"이라고 말했다.

당시 황 전 총리가 주도해 만든 대구기독CEO클럽은 이철휘 당시 제2작전사령관과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 등 대구지역 기업대표 및 임원, 지자체장, 대학교 총장, 군 장성 등 30여 명이 회원으로 이 모임은 현재까지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MBC는 또 "황교안 전 총리가 2009년 8월 대구고검장이 되고 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관도 한 달 뒤 이철휘 대장으로 바뀌었다"며 "황 전 총리와 이 전 사령관이 종교를 매개로 친분을 맺으면서 황 전 총리에게 공교로운 일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2009년 9월 전북 전주에 있는 35사단에 입대한 황 전 총리의 아들은 그해 10월 말쯤 대구의 제2작전사령부에 자대 배치를 받았다. 대구MBC는 "전주에서 4주 훈련을 마치고 석연찮은 이유로 일주일 동안 대기하다가 대구로 이동했다"며 황 전 총리와 이철휘 제2작전사령관 사이의 친분관계가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주특기도 보병에서 일반물자 저장관리로 바뀌고 2010년 7월에는 행정PC운용으로 보직이 또 바뀌는 등 일반 사병들과 다르게 3번이나 보직이 변경되는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잘못하면 크게 문제될 것" 사실관계 묻는 기자에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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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조정훈


이런 의혹에 대해 황 전 총리는 8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택도 없는 소리"라며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들 병역특혜 의혹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저는 몇 달 있다가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자식을) 여기 붙여 놓겠느냐"고 부인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대구고검장으로 1년5개월 근무했다.

황 전 총리는 당시 2작전사령관과 종교를 매개로 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친하고 가까웠다"며 "그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여기(대구) 배치하는 것은 훈련소에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리가 있으면 찾아보라"며 "잘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질문한 기자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지역 토호들과 종교모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황 전 총리는 "공직자 윤리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없다"며 "종교의 자유는 있다. 그분들을 토호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고 여기 와서 봉사하고 간 분들"이라고 옹호했다.

황 전 총리는 "지역분들과 대화를 단절하고 우리끼리 일하는 것은 맞지 않다. 더 많은 분들을 만나야 한다"며 "시장도 가야 하고 기업하는 분들도 만나고 과학기술인도 만나야 한다. 문 닫고 있지 말라면서요? 저희는 문 닫고 있지 않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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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떡볶이를 사기 위해 지갑에서 돈을 꺼내고 있다. ⓒ 조정훈

  
한편 황 전 총리의 서문시장 방문에 상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일부 상인들은 "강력한 야당이 되어 민주당의 실정을 비판해 달라"며 "반드시 당 대표가 되고 다음 선거에서 대권을 찾아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노점에서 떡볶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먹지 않고 곁에 있던 수행원들에게 나누어줬다. 그는 옆 노점 상인 앞에서는 "방금 떡볶이를 많이 먹었다"며 "다음에 오면 사겠다"고 말했다.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상인들과의 대화에서 김영오 서문시장상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시 전통시장 지원을 받았지만 어느 날 전통시장이라는 네 글자가 없어졌다"고 하자 황 전 총리는 "전통시장이라는 것이 이 정부에서는 못된 것이고 이전 정부는 좋은 것"이라며 전통시장을 빗대어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려면 시장을 살리면 된다. 경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대구사람은 아니지만 대구에 깊은 애정을 가진 준 대구사람"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황 전 총리는 서문시장에서 식사를 한 뒤 오후에는 포항으로 이동해 박명재 의원의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뒤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부지를 방문한다. 이어 다음날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오찬을 한 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TK지역 표심잡기에 나선다.
#황교안 #서문시장 #아들 병역특혜 #종교모임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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