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제정 무산 '여순 특별법'... "한국당이 걸림돌"

국회 앞 80여명 모여 "여순사건 본질은 공권력의 민간인 학살"... 특별법 제정 촉구

등록 2019.02.11 15:55수정 2019.02.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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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촉구여순항쟁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범시민위원회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여순 사건의 본질은 공권력에 의한 양민학살이다.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이 1만1000여 명에 이른다." -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

"여순 사건은 민간인 학살과 국가폭력의 기원이자,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계기였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마지막 시대적 과제다." -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정문. 체감온도 -7℃에 '칼바람'까지 부는 가운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여순사건(여수·순천 10.19 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여순사건 유족회, 여순항쟁범시민위, 특별법 제정촉구 국회방문단 등 80여 명이 모인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여순 항쟁의 진실규명, 피해자 명예를 회복하라" "여순 항쟁 진실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라고 외쳤다.

이는 1948년 전남 여수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당시 이승만 정부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해 일어난 '제주 4.3사건' 진압을 위해 군인들을 파견했으나 이들이 '친일파 처벌' '남북통일' 등을 주장하며 출동을 거부한 일을 뜻한다. 이승만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반(反)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국가보안법을 같은 해 제정, 반공 정책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71년 전 일어난 탓에 회견 참가자들은 대부분 60대~80대 고령이 많았다. 박성태 유족회장은 이날 "여순 사건은 민족사 아픔이자 (정부가) 국민을 분열시킨 사건"이라면서 "이 사건으로 희생된 우리 부모님들은 무슨 죄가 있나, 농사밖에 모르는 농부였는데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단독정부 수립을 위해 재판도 없이 만행을 저질렀다, 살던 마을도 남김없이 불태워 남겨진 자식들은 고아가 돼 처참한 생활을 해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도 법안발의 뒤 채택 무산... 주승용 "한국당, 법안 통과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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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촉구 회견에 함께한 의원들이용주 민주평화당(앞줄 왼쪽부터), 주승용 바른미래당, 정인화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주최 측에 따르면 해당 특별법안은 지난 16대 국회, 18대와 19대 국회에서 연이어 발의됐지만 논의가 공전해 결국 무산됐다. 20대 국회 들어 정인화(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 의원을 시작으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전남 여수시갑), 정의당 윤소하 의원(비례대표·전남 출생),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시을),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구병·전남 출생) 등이 차례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일본 오사카에서 왔다는 이자훈 재경유족회 회원(명예회장)은 "국회는 더 이상의 직무 유기를 해선 안 된다"라며 "역사 청산을 하지 못한 민족은 역사를 되풀이하기 마련이다, 억울하게 학살된 원혼을 달래고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매진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승용 의원은 "법안 통과에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이 그 첫 번째, 법안이 안행위가 아닌 국방위에 배정돼 계류된 게 그 두 번째"라면서 "여러분께서 국회의원들을 방문하실 때, 한국당 의원들을 만나면 법안 통과를 더 촉구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여기 오기 전 5.18 관련 망언을 한 한국당 의원들 제명을 촉구하는 윤리위 제소 결의를 하고 왔다"라며 "5.18이 그랬듯 최소한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건 여순사건에도 적용돼야 한다"라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여순 재경유족회, 여순사건 유족회 회장단, 전남도의회·여수시의회·순천시의회 특위 등으로 구성된 이들 방문단은 11·12일 양일간 국회를 방문, 기자회견 개최 뒤 특별법 발의에 참여한 국회의원 139명의 사무실에 찾아가 '특별법 제정 동참 감사 스티커' 부착과 여순항쟁 배지 전달 및 사진 촬영, 간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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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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