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청장이 제안한 '고래 사파리'는 과거회귀적인 발상"

핫핑크돌핀스, 남구청장에 질의서 "반입 불가능한데 어디서 데려오나?"

등록 2019.02.12 13:54수정 2019.02.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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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가 운영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이 지난해 장생포 앞바다에서 발견한 참돌고래떼. ⓒ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현대중공업 도크에 고래 30마리를 가두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자는 제안을 블로그에 올린 후 이글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한 것과 관련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12일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생각하는 고래 관광은 무엇인가"라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관련기사 : "현대중공업 도크에 고래체험장을" 울산 남구청장 제안 '빈축')

핫핑크돌핀스는 질의서에서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돌고래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어 국내 조달도 불가능하고, 해외 반입도 불가능하다"며 "그럼 고래 30마리를 어디에서 데려오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의문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고래들을 잡아와 시설에 가둬놓고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방식의 고래 관광은 이제 불가능하며, 고래들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폐사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생태적이거나 교육적이지도 않다"면서 "이는 미래지향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자 과거회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 "지난해 면담에서 돌고래들 바다로 돌려보내달라 요청했건만..."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7월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과 면담에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울산광역시가 고래들이 바다에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고래보호도시' '고래생태도시'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상기했다. 

이어 "그런데, 김진규 남구청장은 최근 '이런 황당한 상상력?-고래 사파리'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 내용은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거대한 도크를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글을 읽고 무척 놀랐다. 이 제안은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이 제안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려고 해도 고래 30마리를 도크에 가져올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현재 한국은 야생에서 고래류를 포획하여 전시하거나 공연에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이는 수산업법,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돌고래 공연장에서는 돌고래 학살지로 알려진 일본 다이지마을에서 돌고래를 수입해 수조와 쇼장에 가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울산 남구 역시 지난 2017년 2월 약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두 마리의 큰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해왔다가 한 마리가 반입 5일만에 폐사한 일도 있었다"며 "당시 이것은 커다란 논란이었고 이런 논란 끝에 한국은 2018년 3월부터 개정, 시행되고 있는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단체는 "현재 세계 많은 나라들은 수족관과 쇼장에 가둬놓고 있는 고래류를 야생으로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쉼터 같은 곳에 보내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들은 "영국이 추진하는 벨루가 바다쉼터는 올해 3월 아이슬란드에 개장하고 미국 볼티모어 국립수족관 역시 7마리의 큰돌고래를 플로리다주에 조성할 바다쉼터에 보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북미 고래류 바다쉼터 역시 캐나다 노바스코샤에 건립될 예정이며, 이탈리아 역시 사육 돌고래들을 바다와 비슷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해양보호소를 건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제안한 고래 사파리는 많은 시민들의 눈에는 그저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더많은 고래들을 전시 시설에 가둬놓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소비하겠다는 과거회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고래들을 바라보는 생태적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고래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방법"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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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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