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생협의회 TF, 전해철 의원실 방문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과 변호사시험 제도 현실 전달

등록 2019.02.14 21:02수정 2019.02.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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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의원님실을 면담차 방문한 로스쿨 학생들 현재 로스쿨이 직면한 비극적 현실을 알리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선정과정 및 인원에 대한 문제를 설명한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 ⓒ 양필구

 
지난 13일 이석훈 현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회장, 박강훈 전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회장, 정상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TF팀장 및 팀원들은 전해철 의원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의 입장이 담긴 입장문을 전달하고, 입법청원을 통한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전해철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방문한 것은, 그가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사법개혁을 추진했고, 그 일환으로 로스쿨 설립을 실현하였으며, 과거 선거에서 본인의 이력에 로스쿨 설립을 내세웠을 정도로 이 제도에 애착이 있기 때문이다.

면담이 시작되자 정상윤 TF팀장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하락으로 인해 학생들이 정의에 대한 공부,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위한 공부에 매몰되어 간다고 지적하며 로스쿨 생이 처한 현실을 전달했다.

또한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의 미 졸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49%까지 떨어졌으며 이에 학생들이 수험공부에 매몰돼가는 현실을 전했다. 면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오탈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됐다.

그 후 면담은 법무부의 행태에 관한 것으로 이어졌다. TF팀은 현제 법무부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으며,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합격자선정과 관련된 문제를 위원회에 떠넘기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현재 법무부는 '입학 정원 대비 75% 이상'을 기준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수를 결정하고 있다. 이는 제1회 변호사시험을 앞둔 2011년 말,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변호사시험을 당분간 선발제로 운영하고 추후 재논의하기로 약속하면서 수용된 잠정적 방안이었으나, 그후 현재까지 재논의는 없는 상태다.

TF 팀은 이러한 법무부의 행태로 인해 로스쿨 입학정원 2000여 명에서 해마다 불합격자 500여 명이 계속 누적되면서, 합격률은 매년 낮아져 지난해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49.3%까지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로스쿨 학생들이 오로지 변호사시험에만 매달리면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의 형해화로 이어졌으며, 특성화된 분야를 가르치는 교수들의 수업이 연거푸 폐강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서로가 핑퐁형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더불어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명목상은 독립기구이지만, 실상은 법무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사실을 언급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선정이 법무부가 제시하는 2~3가지 안건(인원은 약 30명 정도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SNS상에서 이어지고 있는 릴레이 인증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인증사진에는 로스쿨에 재학중인 학생 및 그 가족들이 변호사시험의 정상화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한 언급을 하며 '변시낭인'과 그 가족의 수를 합하면 관련 인원이 만수천 명에 이르며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극심하다는 언급도 있었다.

전해철 의원은 시종일관 위 내용들을 경청하였으며, 메모지에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필기까지 꼼꼼히 하는 성실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방문한 이들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로스쿨이 당면한 현재의 수험법학에의 매몰 및 고시학원화, 변시낭인의 축적 등의 문제들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로스쿨 입학 및 로스쿨관리에 관한 사안과 관련해 교육부가 변호사시험 합격자선발은 법무부가 주관하고 있는데, 서로가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법시험 존치논란 때 있었던 이야기를 잠시 언급하며 '그때는 로스쿨 구성원들이 단일하고 선명한 메시지를 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제출된 입법청원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여 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TF팀이 전해철 의원에게 제출한 내용은 변호사시험법 개정 관련 입법청원 가안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변호사 자격 부여와 관련해 1) 학점이수제로의 전환, 2) 현 변호사시험의 절대평가의 기준 설정, 3) 현 변호사시험의 커트라인 설정, 3) 현 변호사시험의 응시자 대비 75% 이상 합격 등 총 4개의 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TF팀은 위 4개의 안을 모두 논의 중이며 다만 장기적인 법률개정에 앞서 일단 법무부가 오는 제8회 변호사시험과 관련해 위 네 번째의 '응시자 대비 75% 이상'을 기준으로 변호사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먼저 실행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는 2017년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에서, "미래의 변호사가 가져야 할 능력은 판례 지식의 암기나 기재례에 따라 전형적인 법문서를 작성하는 능력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럼에도 "현재 변호사시험은 이런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면서, 현행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제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합격률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현행 입학정원 대비 75% 가 아닌 응시생 대비 75%'가 합리적 합격률이라고 발표한 연구에 기반한 것이다.
#로스쿨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전해철 #변호사시험 합격자 선발과정의 문제점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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