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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은 뒤 엉망된 집... 기적처럼 한 여성이 찾아왔다

[리뷰]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화려한 비주얼의 감성적인 뮤지컬 영화

19.02.15 16:10최종업데이트19.02.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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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느덧 훌쩍 성장하여 어른이 된 마이클 뱅크스(벤 위쇼)는 얼마 전 아내와 사별했다. 아빠 혼자 아이들 셋을 건사해야 하는 그의 집은 늘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곤 했다. 싱크대 배관이 터져 일순간 주변은 엉망이 돼버리기 일쑤였고,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집은 은행으로부터 압류 통지를 받게 된다. 마이클과 그의 누나 제인(에밀리 모티머)은 난처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메리 포핀스(에밀리 블런트)가 등장한 것이다. 마이클 뱅크스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우산이 아닌 연을 타고 나타났다. 그녀의 깜짝 등장으로 평범했던 그들의 일상은 마법처럼 변모하기 시작한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1964년 영화 <메리 포핀스>의 뒷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과거 자신이 돌보았던 마이클 뱅크스의 집안에 또 다시 메리 포핀스가 나타나면서 그들 가족에게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뮤지컬 장르의 작품이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55년 만의 귀환, 원작의 결을 그대로 살린 '메리 포핀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30년대는 영국의 대공황기다. 경제 상황은 런던의 잔뜩 찌푸린 하늘을 빼닮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이 시기에 마이클은 집마저 경매로 넘겨야 할 위기로 내몰렸다. 특히 엄마와의 행복한 추억이 오롯이 담겨있는 집에서 쫓겨나는 일은 아이들에겐 더없이 끔찍한 결과였다. 마이클과 제인은 그들의 아버지가 남긴 주식 증권이 작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임을 깨닫고 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한편 메리 포핀스는 아이들을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로 안내하고 이를 통해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점등원인 잭(린-마누엘 미란다)은 기꺼이 그들의 조력자를 자처하며 뱅크스 가의 아이들이 집을 되찾는 과정에 힘을 보탠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아이들과 합심하여 온 가족이 함께 곤경을 극복해나가는 따스한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귀감이 되게 해준다.

1964년 원작 <메리 포핀스>는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결합된 첫 특수효과 영화로 자리매김해 있다. 그로부터 정확히 5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만큼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당시 작품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됐으나 고맙게도 원작이 담고 있는 그 결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도자기의 세계로 뛰어든 메리 포핀스와 아이들은 그 안에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 물론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3D 세계인 실사와 2D 세계의 애니메이션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버무려놓은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고장 난 마차의 바퀴를 들고 수리하는 장면과 마차에 올라탄 뒤 벌어지는 장면 등이 잇따라 등장한다. 실사와 2D 애니메이션이라는 차원이 다른 영상을 이질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결합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전작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

이 장면을 연출한 롭 마샬 감독은 "원작에 대한 향수와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고자 손으로 그린 전통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했다"고 언급했다. 판타지와 예술성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스크린 위에 이를 실감나게 연출한 것이다.  

보다 화려하고 강력해진 비주얼, 감성적인 이야기와 음악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 앞에 떡하니 나타난 50명의 점등원은 또 어떤가. 이들이 메리 포핀스의 조력자 잭과 함께 펼치는 멋진 군무는 오로지 뮤지컬 장르의 영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눈과 귀를 절로 즐거워지게 하는 바로 그것 말이다. 아울러 이들이 자전거를 탄 채 시계탑을 향해 달리고, 또 사다리를 이용하여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는 이 작품의 절정 부분으로 짜릿한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겉모습은 더없이 도도하지만 내면은 어느 누구보다 다정다감한 메리 포핀스를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의 호연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깜짝 출연한 유명 배우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메리 포핀스의 사촌 톱시 역으로 등장한 메릴 스트립과 악덕 은행장 역으로 분한 콜린 퍼스가 바로 그러하다. 이들은 비록 잠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지만 그 등장만으로도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원로 배우들의 등장도 반갑다. 원작에서 굴뚝청소부 버트와 은행장 도스로 1인 2역을 담당했던 딕 반다이크는 93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도스 주니어 역으로 깜짝 등장한다. 안젤라 랜즈베리는 풍선 할머니로 얼굴을 비춰 반가움을 더한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시카고>의 롭 마샬 감독과 영화 <라라랜드>의 제작진이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재탄생한 작품이다. 덕분에 훨씬 화려해지고 강력한 비주얼로 무장, 여기에 감성적인 이야기와 음악까지 더해졌다.

이 영화는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 등 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으며, 제7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미술상 등 3개 부문, 그리고 24일(한국시간)에 개최될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음악상, 주제가상, 의상상, 미술상 등 총 4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리 포핀스만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물론이며, 실사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차원을 넘나드는 리얼한 마법의 세계는 관객에게 황홀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 틀림없다. 원작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겠지만, 원작을 전혀 모른다고 해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될 법하다. 메리 포핀스의 매력, 그리고 뮤지컬이 전하는 그 독특한 감성에 흠뻑 취해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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