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성난 예산군 민심, '채석단지 반대' 외쳐

대술 채석단지 지정 조건부의결에... 지역사회는 총력투쟁 예고

등록 2019.02.18 17:17수정 2019.02.18 17:17
0
원고료로 응원

주민들이 산림청 앞에서 “채석단지 지정반대”를 외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12일 아침 대전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산림청 앞.

충남 예산군민 200여명이 버스 5대에서 내려 결연한 표정으로 대열을 갖춘다. 하나 둘 '채석단지 지정 결사반대'라고 적힌 검고 붉은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사람이 먼저다, 생존권 사수, 환경권 보장'이 써진 손팻말을 들었다.

그들은 돌가루와 미세먼지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농산물까지 오염시킨다며 "사람이 먼저다, 산림청장은 채석단지를 불허하라"고 성난 민심을 터뜨렸다.

또 토성산과 안락산 등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을 절단·파괴한 것을 규탄하며 원상복구를 요구했고, 석산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군민의 식수원인 예당저수지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며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곧이어 신양순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이장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35조,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그는 "30만㎡가 넘은 광활한 채석단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환경권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국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수호해야 할 산림청은 이를 도외시하고 있다"며 "채석단지가 철회될 때까지 총궐기하겠다"고 천명했다.


채석단지 반대,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2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탄원서에 이름을 올리고, 결의문을 발표하고, 반대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 대술 시산리 ‘채석단지 지정반대’다. 하지만 중앙산지관리위원회는 15일 채석단지 지정신청을 조건부로 의결해 공분을 샀다. ⓒ <무한정보> 김동근


추운 겨울, 눈발이 날리는 영하권 날씨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대술면번영회를 중심으로 (사)예산군개발위원회가 읍면별로 회원을 모아 지원사격에 나섰고, (사)전국이통장연합회 예산군지회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박응수 예산군의원도 힘을 보탰다.

3일 뒤, 중앙산지관리위원회가 채석단지 지정신청에 대한 3차 심의를 한 15일에도 40여명이 산림청을 찾아 집회를 가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행정을 비롯한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앙산지관리위는 이날 조건부 지정을 의결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모니터링 등 조건부로 여러 가지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심의결과를 100%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이를 토대로 행정처분(지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는 즉각 반발하며 투쟁수위를 높인 총력대응을 예고했다.

최병호 대술면번영회장은 "중앙산지관리위원회 3차 심의에도 참석해 주민들의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주민들의 중지를 모아 더욱 더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산군개발위원회도 '서해선복선전철 삽교역사 신설요구'와 같이 다시 한 번 '범군민반대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영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중앙산지관리위 심의결과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피해를 입어온 주민들과 자연환경에 너무도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이제는 개발을 중단하고 자연으로 돌려줘야한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석산개발 중단과 산지 복원을 목표로 채석단지 지정에 맞서 온 역량을 다해 반대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지난해 10월 산림청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행정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지역인사는 "채석단지는 대술면민뿐만 아니라 예산읍민, 나아가 군민 전체의 문제"라며 "산림청이 최종결정을 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예산군이 군내 사회단체 등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채석단지 #환경파괴 #환경보호 #미세먼지 #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인이 일하고 있는 충남 예산의 지역신문인 무한정보에 게재된 기사를 전국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픈 생각에서 가입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