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불안하다는 케냐 나이로비, 한밤중에 활보해봤더니

[박태상의 아프리카 문화탐방기 ⑤] 활기 넘치는 도시, 나이로비

등록 2019.02.21 14:12수정 2019.02.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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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 다운타운 풍경 한국의 1980년대 모습처럼 활기차게 “빨리 빨리” 걸어가는 양복 입은 샐러리맨들의 걸음걸이와 해골문양으로 디자인된 각종 현란한 시내버스, 그리고 즐비한 대형 쇼핑몰과 오피스텔 건물 등을 볼 때 생동감이 넘치는 대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 박태상


인천공항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아침 7시에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두 시간을 대기한 후에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드디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 무사히 내렸다. 총 16시간 정도를 비행기 안에서 보냈다.

'무사히'라는 말이나 '제발(Tafadhali)'이라는 말은 동아프리카 여행 중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그만큼 치안이 불안하고 전염병 등 여행객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무사히'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으로 에티오피아 국적의 비행기를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대형 항공사 비행기보다 더 최신의 보잉 비행기로 쾌적하게 운항을 해서 불안감이 해소되었다.


무사히, 제발!
 

인천공항에 막 도착한 ‘에티오피아항공 비행기’ 처음으로 아프리카국적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시작해서 매우 불안했다. 하지만 곧 반전이 일어났다. 기내음식이나 스튜어디스의 서비스, 그리고 최신 보잉 항공기의 탑승감 등이 생각보다 좋아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 박태상

  
어느 여행책자를 찾아봐도 '나이로비(Nairobi)'는 치안이 불안하고 좀도둑이 많아 트렁크나 배낭을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 친절하게 기록되어 있다. 나이로비를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그러한 선입견이 매우 강했다. 과연 그러할까? 하지만, 실제 나이로비의 밤거리를 활보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왜 그러한 선입견이 강할까? 그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케냐(Kenya)는 북쪽으로 에티오피아․남수단과, 북동쪽으로 소말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서쪽으로 우간다․르완다․부룬디와 연결되어 있으며, 남서쪽으로 탄자니아와 접하고 있다. 무모한 해적이 많고, 찢어지게 가난한 치안부재의 국가들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디스아바바공항에서 만난 ‘케냐여성들’ 아디스아바바에서 나이로비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만난 케냐여성들은 모녀 사이다. 대학생인 딸이 영어를 잘해서 대화가 가능했다. 지식인 여성들이었다. 우리 일행들 6명과 20여 분 동안 몇 마디 여행정보를 나누고는 함께 사진을 찍었다. “잠보(Jambo), 케냐.” ⓒ 박태상

 

에티오피아 항공의 ‘기내식’ 여행 블로그에 기내식 비교가 많이 올라온다. 밥이 안남미라서 그렇지 닭 가슴살, 야채샐러드, 빵과 크림케이크, 오렌지 주스 등 한 끼 식사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쟁반 바탕에 놓여 진 아프리카 특유의 현란한 장식문양이 이채로웠다. ⓒ 박태상

  
특히 이슬람과격단체들이 난민사이에 끼어들어와 대형 쇼핑몰 소비자들을 인질로 잡고 테러를 종종 자행하기 때문에 유럽 관광객들 사이에 치안부재의 국가로 낙인이 찍힌 것이다. 최근 6~7년 사이에만 해도 무려 세 차례나 대형 테러사건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것은 2013년 9월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사건이다. 이 테러사건으로 한국 여성을 비롯해서 약 60여 명의 유럽 관광객들이 사망해서 관광 사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또 2015년에 케냐의 북부 지방대학인 가리사대학교에서 '알 샤바브'가 테러를 자행했다. 최근인 2019년 1월에도 소말리아계 테러단체 '알 샤바브'가 수도 나이로비에서 테러공격을 일으켜서 외국인 등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케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이로비의 전자상가 몰 우리나라로 하면 테크노마트나 전자랜드 같은 전자상가 건물이다. 1층에 LG전자 대리점이 있고, 건물 중간에 LG광고가 크게 새겨져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케냐는 삼성과 LG가 중점적으로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다른 아프리카로 뻗어나가는 교두보역할을 하는 곳이다. ⓒ 박태상

  
성수기에 여행을 기획한 탓으로 일행들이 한꺼번에 동일비행기로 출발을 하지 못하고, 7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두 종류의 비행기로 케냐의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처음 묵은 호텔은 베스트웨스턴 계열의 호텔로 생각보다 깔끔했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자 큰 소파로 안내를 하면서 종업원들이 망고주스를 일행들 모두에게 가져다주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희망하는 일행들 20여 명(2진은 미도착상태)을 이끌고 어둑어둑한 나이로비 시내관광을 나갔다.

30분 정도 걸어서 시내 중심가로 접어들자 엄청난 인파에 둘러싸여서 인도가 꽉 차서 차도로 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퇴근 시간에 샐러리맨(salaried man)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들은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집 방향의 버스가 정차하는 정거장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그 줄이 보통 100~200m 정도는 되어 보였다. 시내버스도 뒤엉켜 앞으로 가는 차와 뒤로 유턴해서 돌리려는 차로 뒤범벅이 되었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인도로 지나다니기에 어려움이 파생하게 된 것이다.
 

케냐 나이로비의 길거리 풍경 남성들은 샐러리맨인 듯 양복을 많이 입고 있었고 여성들도 헤어패션이나 옷차림이 한껏 멋을 내는 등 예사롭지 않았다. 도처에 전자상가인 테크노마트가 있어 아프리카 무역?금융의 교두보로서의 나이로비의 위상을 잘 말해준다. ⓒ 박태상

  
대단히 위험한 모습을 보면서 길을 한참 걸어 나가니 이미 해는 건물사이로 넘어가서 점차 컴컴해지기 시작했다. 일행들은 다행히 몇 개 조로 나누어 조장을 임명했더니 잘 따라 오고 있었다. 시내버스가 내뿜는 매캐한 매연가스가 숨을 잘 못 쉴 정도로 목을 괴롭히고 있었다.

시내버스는 외형도 요란했지만, 버스 차장이 있어서 그들이 외치는 소리로 매우 시끄러웠다. 우리로 하면 1970년대의 서울풍경처럼 차장들이 버스 옆구리를 손으로 치면서 "오라이, 스톱"을 외치는 형국이었다. 다만 나이로비와 서울의 차이점은 서울이 여성 차장이었던 것에 반해서, 나이로비는 주로 남자 차장이라는 점이었다. 또 손님을 가득 태우고는 아침 러시아워의 우리의 지하철처럼 손님을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푸시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차원이 다른 러시아워
 

나이로비에서 퇴근시간에 줄을 잇고 정차해있는 시내버스의 모습 퇴근시간에 한국 못지않게 몇 만 명의 샐러리맨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한 정거장에 줄서 있는 승객들이 100 ~ 200명씩 되었다. 남자차장이 승객을 밀어 넣으며 푸시맨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점이 우리나라의 9호선 전철역 출근시간대의 풍경과 흡사하다. ⓒ 박태상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은 실로 몇 만 명은 되는 듯 생각되었다. 버스 정거장에 몇 백 명씩 줄을 서있는 상황이니 합하면 엄청난 인파의 물결이 밤거리를 수놓고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든지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생산인구로서의 생동감이 인상 깊었고, 내심 부럽기도 했다. 10여 년째 저출산과 경제슬럼프에 빠져있는 한국과 비교가 되었다.

앞서 쏜살같이 속보로 걸어가던 우리 일행 중 네다섯 명 그룹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큰일이다. 대사관으로 가서 실종신고를 해야 하나? 위기일발이었다. 사라진 일행들은 스마트폰 로밍을 해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앞이 캄캄했다. 할 수 없이 나머지 일행들을 불러 모아서 그 자리에서 20분 동안을 꼼짝 말고 기다리라고 전달했다. 다행히 10여 분쯤 지나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놀란 토끼눈을 한 채' 앞서 내리 달리던 일행들이 되돌아왔다.

"제발(Tafadhali)."

앞서 가지 말라고 주의와 다짐을 재삼재사 하고는 다시 가던 길을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중심가의 복잡한 버스 정류장을 벗어나니 우리나라의 명동처럼 유명한 명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좁은 골목길로 잡화상의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도 많았다. 여성 구둣가게, 패션 상점, 여성들 머플러 가게, 선글라스 상점, 화장품 숍 등 우리네 명동과 매우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호객행위가 한국처럼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었다.
 

남대문시장이나 명동 뒷골목 상가와 닮은 나이로비의 상점 상점 주인이 가게 밖으로 나와서 손님들에게 들어오라고 미소를 짓고 있다. 퇴근시간대라 여성용품인데도 불구하고, 양복 입은 남성 소비자가 많이 지나다녔다. 인상 깊게도 벽에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광고 문안이 새겨져 있다. ⓒ 박태상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다운타운은 사실 도로가 단순하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다운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밤에 치안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은행과 금융기관, 관공서, 외국계회사, 비즈니스 사무실, 호텔 등으로 연결된 도로를 따라 나름의 안전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구역을 살펴보면, 북쪽의 유니버시티 웨이(University Way)부터, 남쪽의 하일리에 셀라시에 애비뉴(Haile Selassie Ave)까지와 서쪽으로 우후로 하이웨이(Uhuru Hwy)부터 동쪽으로 모이 애비뉴(Moi Ave)까지, 정확히 말하면 사다리꼴 모양의 블록을 드러내고 있다.

길거리에도 행상들이 야채와 과일 등을 보자기를 펼쳐놓고 팔고 있었다. 완두콩, 홍당무나 나물을 해먹을 수 있는 채소, 바나나와 토마토, 사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일부 아이를 안고서 동전 통을 두고 동냥을 하는 중년 여성들도 있었고 북을 치면서 손을 벌리는 소년도 눈에 띄었다. 세계 어디나 사람 사는 방식은 비슷하게 느껴졌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가나청년인 '샘 오취리(Okyere Samuel)' 때문에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친근함과 다정함이 배어져 나온다.
 

케냐 국립 기록보관소 나이로비의 힐튼 호텔 맞은편인 중앙비즈니스지구의 ‘모이 애비뉴’에 위치하고 있다. 1충에 들어서면 요셉 무럼비(Joseph Murumbi) 부부가 팔거나 기증한 미술품과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마티스나 피카소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고대 아프리카 미술품, 공예품들을 볼 수 있으며 나이지리아, 말리, 모리셔스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통의상, 태피스트리, 가구, 조리기구와 기타 공예품들이 갖추어져 있다. 다른 전시실에는 케냐 독립투쟁시기부터의 중요인물들이나 건국과정에서의 역사적인 사료의 사진과 기록들이 전시되고 있다. ⓒ 박태상

  
1시간쯤 깊이 걸어 들어가니 고색창연한 '케냐 국립 아카이브(Kenya National Archives)'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영국이나 포르투갈의 제국주의 시절에 건립된 역사적인 근대건물을 국가가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군산이나 대구, 인천의 일제 강점기 시절의 근대적 건물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문화재청에서 보존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전시실 안에는 케냐 독립투쟁시기부터의 중요인물들이나 건국과정에서의 중요 인물들의 사진과 기록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쯤해서 케냐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케냐 국가 이름은 아프리카에서 높은 봉우리를 가진 케냐 산(Mlima Kenya)에서 따온 말이다. 국가 면적은 58만2650㎢로 우리나라의 10만295㎢와 비교해서 약 6배가량 되는 크기(인구는 비슷함)다. 인구는 2018년 기준으로 5100만 명 정도로 수도 나이로비에는 약 350만 명이 살고 있다. 케냐는 고대 이슬람이나 인도 상인들과 코끼리의 상아와 노예무역을 했다.

20여 개 부족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키쿠유족(Kikuyu, 20%)과 루오족(Luo, 14%)이 가장 많아서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륙지방에는 반투족이나, 마사이족(Maasai, 1%) 등의 호전적인 원시부족들이 살고 있다. 가장 큰 도시는 나이로비이고, 제2도시는 뭄바사다. 케냐의 기후는 온난한 편이라서 낮 최고기온이 1년 내내 19~25도로 유지된다.

뭄바사를 비롯한 해안지방은 포르투갈이 잠시 지배했다가 오만 제국의 산하에 편입되었다. 1895년 베를린회의로 인해 영국 보호령이 되었다가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줄곧 우파가 집권했으며 이웃나라들과 달리 긴 독재나 큰 내전이 없어 주변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다.

케냐는 우리나라와 일찍부터 교류를 했으며 북한과는 외교관계를 맺은 지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과는 1964년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주케냐 한국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북한과는 1975년 수교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나 아직 상주공관 설치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곳곳에 진출해 있으며 특히 삼성과 LG가 아프리카 대륙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 총리가 2018년 7월 나이로비를 국빈 방문하여 케냐의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경제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나이로비의 숙박시설로는 최고를 자랑하는 힐튼호텔 나이로비 세레나 호텔과 더불어 최고로 유명한 호텔이다. “나이로비에서 길을 잃었더라도 힐튼호텔을 찾아가면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명소이지만, 다른 특급호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다. 세레나호텔(Serena Hotel)이 디럭스룸이 210달러(USD)에서 스위트룸이 570달러 정도하는데 비해 힐튼호텔은 200 ~ 250달러 내외의 요금이다. ⓒ 박태상

 
최근 중국이 경제적으로 케냐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 소위 '일대일로 정책'에 의해 21세기형 실크로드를 이으려고 노력하는 아프리카 핵심국가중 하나이다. 2017년에 나이로비와 해안도시 뭄바사를 잇는 무려 472km(서울-제주도 거리) 길이의 철도를 완성하였고, 나이로비에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의 비포장도로도 현재 중국이 건설하고 있다. 케냐의 경제 투자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케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마라톤'이다. 마라톤이외에도 중장거리 육상종목을 석권하고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에서 새뮤얼 완지루(Samuel Wanjiru)가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이봉주가 우승한 보스턴 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그 이전까지 케냐선수가 10연패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최근 2018 베를린 국제마라톤 대회나 우리나라에서 열린 동아마라톤대회 등에서도 케냐선수들이 우승(2018 동아 경주국제마라톤대회, 케냐 케네디 체보로드 우승)을 독차지했다.
 

길거리 중고서적 판매점 나이로비 다운타운에서 소설과 미술책 등 중고서적을 판매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인사동골목에서도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곳은 이미 사라졌는데, 케냐의 수도에 중고서적 판매점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어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스마트폰 세대들이 독서 붐을 몰아내는데 앞장섰는데 비해, 케냐는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지식에 대한 존경심이 남아있어서 이채로웠다. ⓒ 박태상

 
나이로비 다운타운에서 소설과 미술책 등 중고서적을 판매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인사동골목에서도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곳은 이미 사라졌는데, 케냐의 수도에 중고서적 판매점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어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이로비 다운타운의 노점상들 한국에서처럼 아줌마들이 보자기를 펴놓고 완두콩, 마늘, 바나나, 토마토, 나물류, 사과 등 야채와 과일을 팔고 있었다. 노점상 맞은편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팔고 있는 대리점이 있어서 기쁘고 반가웠다. 거리에서 한 나이든 노파에게 10달러를 주고 떨이로 토마토와 바나나를 사서 호텔방에서 케냐맥주, 통닭 훈제치킨 등과 함께 저녁식사 대용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웠다. ⓒ 박태상

  
나이로비의 중심가에 있는 국가 독립의 아버지로 상징되는 인물의 동상 앞에는 길거리 언더가수가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달러를 얹어놓으면 신바람이 나서 팝송을 몇 곡 불렀다. 우리 일행들도 1 ~ 2달러씩을 얹어놓고 음악을 듣다가 몇 사람씩 사진을 함께 촬영했다.

우리 일행이 몰려들자 다른 유럽관광객들도 다가와서 큰 울타리를 형성하며 한여름 밤의 길거리 콘서트를 감상했다. 계속 다운타운을 걷다보니 나이트클럽도 간간이 보였다. 2층 계단을 올라서자 밴드음악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저녁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밤 9시에 가까워지고 있어서 입장은 하지 않았다. 
 

나이로비의 ‘3대 음식’ 중 하나 케냐 나이로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세 가지다. 우선 냐마초마(Nyamachoma)가 가장 유명하다. 주로 양고기와 소고기를 구워서 꼬치로 만든 음식이다. 두 번째로 많이 알려진 음식이 바로 ‘통닭 훈제치킨’이다. 마지막으로 현지 베이커리에서 파는 구운 보리빵과 크림빵도 별미다. 그 외에도 터스커(Tusker)라는 이름의 케냐맥주도 맛이 괜찮은 편이다. ⓒ 박태상

 
배에서는 '꼬르락' 하는 신호 소리가 들렸다. 호텔 쪽으로 방향을 트니, 나이로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힐튼 나이로비 호텔이 눈에 나타났다. 주변을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피자가게, 치킨집, 스테이크 상점 등 유럽스타일의 레스토랑들이 보였다. 그런데 가격과 자리를 알아보러 선발대를 보냈지만, 20여 명이 들어갈 자리도 없고 가격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서 대형 마트의 푸드 코트나 치킨 집에서 통닭을 사서 호텔 방에서 맥주나 한잔하기로 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세 가지다. 우선 냐마초마(Nyamachoma)가 가장 유명하다. 다양한 고기들을 구워서 꼬치로 만든 음식이다. 주로 양고기와 소고기를 사용한다. 다운타운보다는 관광지나 호텔 주변에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음식이 바로 '통닭 훈제치킨'이다. 우리나라에서 포장마차나 길거리 푸드 트럭에서 많이 파는 통닭구이 형식의 닭요리다. 한 마리를 기름지게 빙빙 돌리며 훈제로 구운 다음 회색 종이에 말아서 포장해 주는데, 대개 가격이 500 KES(케냐실링, 한국 돈으로 5500원 정도, 2018년 기준)이다.
 

케냐 커피의 대명사인 <케냐 AA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인 <도르망스> 나이로비의 대형마트에 가서 케냐를 상징하는 케냐 커피 AA를 구입했다. 그것은 탄자니아 모시 커피인 터프한 ‘킬리만자로 커피’와는 또 다른 야릇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물론 함께 구입한 에티오피아 커피의 브랜드인 ‘슈프리모(Supreme)’라고 써져있는 인스탄트 커피인 ‘도르망스(Dormans)’도 급하게 아침에 출근할 때 한잔씩 마시고 있다. ⓒ 박태상

 
마지막으로 현지 베이커리에서 파는 구운 빵과 크림빵도 별미다. 영국 식민지를 오래 했기 때문에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바게트 등의 약간 딱딱하고 긴 보리나 옥수수 빵이 많았다. 그 외에도 터스커(Tusker)라는 이름의 케냐맥주도 맛이 괜찮은 편이다. 몹시 시장했지만, 2시간 30분 동안의 시내관광을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다운타운에서 바비큐 닭을 사서 케냐맥주와 함께 호텔 방에서 10여 명이 모여앉아서 '치어스(Cheers)'을 외치며 마시면서 멀리 아프리카에서의 첫날 밤 객수를 달랬다. 마침 길거리에서 노파에게 10달러를 주고 떨이로 산 토마토와 바나나가 빈속을 채워주는 좋은 야채샐러드(Salad) 역할을 했다.

다음 날 아침 출발에 앞서 잠시 짬을 내서 대형마트에 가서 케냐를 상징하는 케냐 커피 AA를 구입했다. 원두커피라서 내리는 커피메이커도 구입해야 했다. 귀국해서 인터넷쇼핑몰인 쿠팡에서 테팔 커피메이커를 사서 구수한 커피내음을 즐기면서 드립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그것은 탄자니아 모시에서 생산된 커피인 터프한 '킬리만자로 커피'와는 또 다른 야릇한 맛과 아로마향을 자랑한다.

물론 함께 구입한 에티오피아 커피의 브랜드인 '슈프리모(Supreme)'라고 써져있는 인스탄트 커피인 '도르망스(Dormans)'도 급히 아침에 출근할 때 한잔씩 마시고 있다. 케냐커피는 한국의 인스탄트 커피인 부드럽고 순한 맛의 맥심 모카골드나 네슬레의 테이스터 초이스와는 비교가 되는, 진하고 깊은 맛과 '아로마' 향취를 풍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점으로서 저가 돌풍을 일으킨 '이디야커피'가 바로 케냐, 에티오피아 등지의 원두커피(과테말라와 콜롬비아 커피도 일부 사용)로 제조원가를 낮추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나이로비의 레스토랑에서 구입한 커피 맛도 진한 편이었다. 케냐커피의 아로마향에 젖어 피로한 몸을 잠시 잊은 채 살포시 잠이 들었다.
#케냐의 테크노마트 #활기찬 케냐의 샐러리맨 #케냐 내셔널 아카이브 #냐마초마(NYAMACHOMA) #케냐 커피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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