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블랙리스트' 먹칠 삼가 달라... 과거 정부와 달라"

"전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대상·숫자·작동방식 달라... 청와대가 리스트 작성·지시 안 해"

등록 2019.02.20 17:03수정 2019.02.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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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 연합뉴스


청와대는 20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블랙리스트란 먹칠을 삼가 달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서면 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라는 말이 너무 쉽게 쓰인다.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하는 일은 환경부를 비롯한 부처가 하는 공공기관의 인사 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의하는 것이다"며 "공공기관 기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절차"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그걸 문제 삼는다면 청와대 인사수석실 자체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면브리핑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리스트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블랙리스트 비교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김 대변인은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문재인 정부 환경부의 산하기관 인사는 대상과 숫자, 작동방식 등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전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달라... 윤주경 사의 종용도 사실 아냐"

우선 대상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진상조사 결과 발표(2018년 5월)를 보면 대상은 민간인들이다. 영화·문학·공연·시각예술·전통예술·음악·방송 등에 종사하는 분들이 목표였다"면서 "그러나 이번 환경부 건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들로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본질로 하는 분들이다. 짊어져야 할 책임의 넓이와 깊이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숫자와 관련해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여 동안 관리한 블랙리스트 관리 규모는 2만1362명에 달한다. 그 가운데 피해가 확인된 것만 8931명의 문화예술인과 342개 단체였다"면서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이 블랙리스트 작성, 청와대 개입 근거라고 주장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에 나타난 것을 보면, 거론된 24개의 직위 중 임기 만료 전 퇴직이 5곳에 불과하다. 더욱이 임기 초과 퇴직은 9곳으로 2배가량 많다"고 지적했다.


작동방식이 다른 점도 거론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때는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1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경유해 문체부와 문예위로 내려보내 지원사업 선정에 반영했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그런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후 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가보훈처가 2017년 7월 당시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에게 보훈처 국장을 통해 '청와대의 뜻'이라며 사의를 종용했다는 <신동아>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제가 알기로는 청와대가 오히려 (사의를) 말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보훈처가 그분(윤 전 관장)에게 사의를 부탁드렸던 과정에서 청와대가 (이를) 오히려 말려서 (윤 전 관장이)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신 것"이라고 설명한 뒤 "청와대가 개입해 그분의 임기가 단축됐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아>에 따르면 윤 전 관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7월쯤 국가보훈처 A국장이 찾아와 '윤 관장은 사표낼지 안낼지 지금 결정하고 사표는 일주일 안에 내달라. BH(청와대) 뜻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관장은 2014년 9월 취임했으며 당시 임기가 약 두 달 남은 때였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윤 전 관장에게 "(사표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다른 곳(보훈처 산하 3개 공공기관)도 다 그렇게 한다"고 했다고 <신동아>는 전했다.
#블랙리스트 #김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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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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