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20대 설화'에 고개 숙인 홍영표 "사죄드린다"

민주당 지도부, 홍익표 등 발언 논란에 진화 나서... 이해찬, 청년 정신 강조

등록 2019.02.25 11:58수정 2019.02.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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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바라보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맨 왼쪽)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며칠 동안 20대 청년 관련 우리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해찬 지도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회의 석상 첫 사죄 발언이었다. 최근 20대 지지율 하락을 교육 탓으로 돌린 최고위원 설훈 의원과, 청년 세대의 보수적인 대북 인식을 역시 보수 정권의 영향으로 분석한 당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이 정치권과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머리 숙여 사죄" 홍영표, '청년 정신' 강조 이해찬

홍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는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 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우리 사회도 미래가 있다"면서 "20대들의 절망감에 대해 기성세대의 한 사람,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의 자리에는 논란의 주역인 설훈, 홍익표 의원도 동석했다. 

'꼰대식 사고'라는 비판이 제기된 설 의원의 분석을 다시 뒤집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금 20대들은) 구조화된 불평등과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짓눌려 있다"면서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대기업, 부모세대 성취에 따라 인생이 좌우되는 기회 상실, 넘어설 수 없는 기득권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다. 이것이 20대 청년의 근본적 인식이다"라고 해설했다.

20대를 둘러싼 환경적 결핍을 강조하면서, 지지율 하락 원인이 단순히 교육 문제에만 천착된 것이 아님을 다시 밝힌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20대와 청춘이 절망과 상실의 동의어가 돼선 안 된다"면서 "20대와 청춘은 듣기만 해도 설레고 이상을 꿈꿀 특권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공식 발언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해영 "국회의원은 잘난 사람이 아니다"


이해찬 대표도 '20대 달래기'에 동참했다. 한국사 전환기 때마다 동력이 된 '청년정신'을 강조하며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청년층에 대한 수동적 인식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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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든 민주당, '만세삼창' 재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 앞서 3.1독립 선언서를 낭독한 후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재현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 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박광온 김해영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회의장 벽면에 '3.1독립 선언서'를 내걸었다. ⓒ 남소연

회의 직전 대한독립선언서 낭독과 함께 만세 퍼포먼스를 진행한 이 대표는 "3.1혁명은 당시 한민족의 10분의 1이 넘는 220만 명이 참여해 일제 침탈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서 "이 위대한 힘은 청년 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3.1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는 당시 16살 학생이었고 백범 김구 선생도 18살의 나이에 동학 운동에 참여해 1919년 1월 파리강화회의에 김규식을 보냈다. 3.1운동의 기폭제가된 신한청년당은 20대 독립운동가가 주축이었다"면서 "청년 정신은 이후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에서 촛불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해설했다.

최고위원인 김해영 의원은 '말조심'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설화 관련 발언임을 강조하진 않았지만, 맥락 상 이번 논란에 대한 비판과 맞닿아있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말을 신중하게 해야한다. 자극적인 말은 상대방이 자극적으로 말하게끔 하고 이는 정치불신으로 이어진다"면서 "국회의원은 잘난 사람이 아니다. 국민이 심부름 하라고 시킨 자리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말이 지난 후에도 민주당 발 설화는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두 의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만히 있어도 한국당이 형편없기 때문에 (이해찬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 100년 집권을 할 텐데, 구태여 청년층 목소리에 왜 귀를 기울이냐는 식의 오만에서 이런 망언이 나온 것"이라면서 이 대표와 당 차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농부가 밭을 탓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삶이 바뀌지 않는데, 민주당 식으로 교육하면 20대 청년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게 되겠나"라면서 "책임이 아닌 분석을 자꾸 내놓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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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지지율 하락이 보수정권 교육 탓? "설훈의 꼰대식 사고"
#설훈 #20대 #이해찬 #홍영표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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