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7일, 뭐 하면서 굶었냐고요?

[7일 단식 일기②] 냉온욕, 족욕, 운동, 관장, 풍욕으로 바쁜 하루

등록 2019.03.05 10:24수정 2019.03.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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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국가와 민족의 명운을 걸고 단식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고작 내 한 몸 돌보겠다는 단식 경험담을 공개하는 것이 좀 낯 뜨겁기는 합니다. 하지만 5시간 30분씩 굶는 것을 두고 간헐적 단식, 릴레이 단식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얻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7일간의 단식 경험을 나눕니다. 

설날 연휴 기간을 포함하여 1.31-2.6일까지 7일간 완전 단식을 하고, 지금(3.2)까지 긴 회복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식보다 보식이 중요하다는 건 많은 분들이 아실거고, 단식 후에 '요요현상'을 겪지 않으려면 무조건 회복식 기간을 늘이고 조금씩 먹어야 합니다.

오늘은 밥을 완전히 굶은 7일 동안 뭘 하면서 어떻게 지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단식을 많이 경험하신 분들에게 7일 단식 정도는 '식은 죽먹기'이겠습니다만, 단식을 경험해 보지 않은 주변의 많은 분들은 여전히 7일을 어떻게 굶었냐고 물어 보십니다. 

더군다나 집 안에 기름 냄새(튀김, 전)가 진동하는 설날 연휴 동안 어떻게 집에서 굶으면서 보냈냐고 물어보십니다. 단식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대체로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 하는데, 밥을 굶기 시작하면 1~2일 정도가 힘이 듭니다. 힘이 든다기 보다 배고픔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사흘 째 되면 공복의 편안함이 찾아옵니다. 

밥 굶는 동안 생수 3~4리터, 죽염, 감잎차 1~2잔, 마그밀 4알 하루 2회 그리고 산야초효소

물론 하루 3~4리터의 생수를 먹다보면 물이 너무너무 맛이 없을 때가 있고, 하루 1~2잔 마시는 감잎차도 싫을 때가 있지만, 사흘만 넘어가면 일단 배고픔 자체는 별로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제 개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단식 할 때 배고픔 보다 아침 저녁으로 먹는 '마그밀' 맛이 더 싫습니다.

단식 기간 동안 너무 기력이 떨어지는 분들에겐 '산야초 효소'를 권하기도 하는데, 저의 경우 이번 단식 기간에는 3일째에 딱 1번 산야초 효소를 먹었습니다. 힘들어서 먹었다기 보다는 그냥 산야초 효소를 1잔 먹어야 한다는 과거 경험 때문에 먹었습니다. 예전에 단식 할 때는 매일 1~2잔씩 '산야초 효소'를 먹었는데, 이번 단식 기간엔 산야초 효소는 딱 1잔 마셨을 뿐이고, 물과 소금만으로도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5~6일째는 이틀 동안 소금도 먹지 않고 물만 먹는 무염을 하였는데 그때도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몸 속에 염분이 많이 쌓여 있어서 이틀 정도 소금을 먹지 않아도 멀쩡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전에 단식 할 때는 무염일에 기력이 떨어지고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이번 단식엔 비교적 수월하였습니다. 
 

단식을 소개한 여러 책들, 나에겐 장두석 선생의 <사람을 살리는 단식>이 교과서였다 ⓒ 이윤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음식 냄새를 맡는 것도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아내가 명절용 전과 튀김 등을 준비할 때도 일을 거들면서 함께 있었고, 설날 차례가 끝난 후에는 가족들이 식사 할 때 수육과 문어 등을 썰어주고 밥상을 차리는 것도 도왔습니다. 

약간 힘들었던 것은 차례상을 치우고 아침 식사를 하는데, 혼자 밥을 먹지 않는 저를 두고 염려하는 가족들 때문에 제 마음이 불편한 정도였습니다. 단식 1~2일 차는 설날 연휴를 앞두고 사무실에 밀린 일이 많아 워낙 바쁘게 보냈기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이틀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밥 굶고 멍하게 앉아있지 않아... 풍욕, 냉온욕, 각탕(족욕), 운동, 관장, 풍욕으로 바쁜 하루 !

1~2일을 워낙 바쁘게 보내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마그밀만 먹고 관장도 못하고, 풍욕이나 족욕, 냉온욕도 못했습니다. 3일째 설날 휴무가 시작되면서 족욕, 풍욕과 냉온욕도 하고 매일 1번씩 관장도 했지요. 풍욕은 일단 단식기간과 회복식 기간은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하고 있고, 회복식 후에도 하루 한 번씩 100일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매일 한 번 냉온욕도 100일 간 지속 할 예정입니다. 

단식 3~7일째까지는 설날 연휴라서 음식도 준비하고, 차례도 지내고, 세배도 다니느라 시간이 잘 지나갔습니다. 더군다나 아침에 일어나면 풍욕(30분)하고, 쉬었다가 동네 목욕탕으로 냉온욕(1시간) 갔다오고, 오후에는 가장 따뜻한 시간에 운동(약 3km 걷기)을 했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소개 된 '풍욕'하는 장명 ⓒ 이윤기

 

운동을 마치고 쉬었다가 각탕기로 족욕(30분)을 하고, 쉬었다가 저녁 무렵에는 매일 관장(30분)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 또 풍욕(40분)을 했지요. 그냥 앉아서 밥만 굶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 새도 없이 시간이 휙휙 지나가더군요. 

단식 기간 동안 멍하니 앉아 있으면 시간도 더디 지나가고 실제로 기운도 떨어집니다. 단식 기간일수록 평소와 다름없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특히 유산소 운동을 넉넉하게 해야 기운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단식 기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해야 몸에 과잉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요컨대 굶으면서도 운동을 해야 더 잘 굶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편, '마그밀'을 먹으니 밥을 먹지 않아도 하루 두 번(아침, 저녁)은 변을 봤는데, 노란 액체와 미량의 변이 섞여 나왔습니다. 마그밀을 먹다보니 하루 종일 속이 꾸르륵 거리고 가끔 설사 날 때처럼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가 있어 꿀꿀한 기분이 들기는 합니다. 

몸무게 8Kg, 허리둘레 6cm 줄고 혈압도 정상으로 내려가

단식 이후 스스로 측정 가능한 종합적인 신체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몸무게 70kg -> 62kg
허리둘레 82cm(32) -> 76cm(30)
엉덩이둘레 93cm(36) -> 92cm(36)
혈압 132-91 -> 120-82


몸무게도 줄었고, 허리 둘레도 많이 줄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최대한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는 최종적으로 원래 체중보다는 2~3kg 줄어든 67~68kg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6개월 이상에 걸쳐 천천히 목표 체중에 도달 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고요. 

몸무게는 본 단식 7일이 끝날 때, 63kg이었는데 회복식을 하는 동안 1kg이 더 줄어들어 62kg이 되었습니다. 혈압이 조금 높았는데, 본 단식 이후 회복식을 하는 동안 정상 혈압에 근접하였습니다. 약 한 달 동안 생채식을 중심으로 회복식을 하면 정상 혈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식 경험이 없는 분들은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거나 단식원에 가시라고 권유합니다. 다만 "나는 한 끼도 못 굶는다"는 분들에게는 굶어보면 그리 힘들지 않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공복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행복감은 그야말로 굶어 본 사람만이 압니다.
덧붙이는 글 제 개인 블로그(www.ymca.pe.kr)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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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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