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목표는 '먹튀 폐원'... 교육부 물러서면 안 돼"

[스팟 인터뷰]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부당한 공동행위 고발할 것"

등록 2019.03.04 12:50수정 2019.03.04 14:11
28
원고료로 응원
 
a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자료사진) ⓒ 권우성

  
한국유치원총연합회(아래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의 '개학 연기' 투쟁으로 전국의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4일 오전 현재 일부 지역 유치원은 개학 연기를 철회하기도 했지만, 시·도에 따라 적게는 수십 곳에서 많게는 수백 곳이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 단체들도 한유총에 맞서 행동에 나섰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회장 나명주)는 이날 오전 "한유총의 개학 연기는 교육기관임을 포기하는 작태"라면서 "학부모들은 한유총이 아이들을 볼모 삼아 실력 행사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정치하는엄마들도 "한유총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에 따라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은 3일 논평에서 "한유총은 더 이상 '준법'이라는 말로 법을 훼손하지 말고 유아교육의 기본 정신부터 돌아보라"면서 "자정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해체가 답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육부에도 "한유총의 어깃장에 한 걸음이라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면서 "한유총과 타협이나 물밑협상 말고 유아교육 정상화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5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 앞에서 한유총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를 4일 오전 전화로 인터뷰했다.

"한밤중 기습 통보한 유치원도... 학부모와 아이들 고통 심각"

- 한유총 개학 연기 관련 학부모 피해 제보 접수 상황은 어떤가.
"학부모 제보가 10여 건 정도이고 '맘카페' 상황도 파악 중이다. 어제 밤 8~10시쯤 울산 지역 한 유치원에서 기습적으로 개학 연기를 문자 메시지로 통보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교육당국 발표에서는 울산은 개학 연기하는 곳이 한 곳도 없다고 했는데, 한밤중이라 긴급돌봄 신청하기도 어려워 당장 오늘 출근하는 엄마들은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었다."

- 한유총에선 개학 연기에 참여하는 유치원이 1533곳이라고 했는데 교육부에서 (4일 오전 8시 현재) 발표한 365곳과는 차이가 크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유치원에서 정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은 것 같다. 1500여 곳이든 300여 곳이든, 단 한 곳이 개학을 연기해도 피해 학부모와 아이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a

이덕선 한국유치원단체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개학연기와 관련 정부의 대응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유총은 이날 개학연기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한유총에선 개학연기가 준법 투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말할 가치도 없다. 법적으로만 따지면 본인들이 교육기관인데도 개인사업자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 교육청 감사로 사립유치원이 비영리기관인데도 영리를 추구한 게 다 드러나지 않았나. 사용자단체의 집단행동은 공정거래법상 불법이다. 수업일수가 문제가 아니라, 기습적으로 개학 연기를 통보해 불특정 다수의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준법'이면, 한국은 무법천지란 얘기다. 사실 한유총의 궤변은 이뿐만이 아니다. 좌파정부, 사회주의교육, 치킨집 발언에 사립유치원 비리가 일부만의 문제라는 발언까지. 진짜 일부만의 문제라면 에듀파인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 (한유총에서 에듀파인을 거부하는 것으로) 사립유치원에 비리가 만연하다는 걸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실제 참여연대에서 교육부에서 집계한 개학 연기와 무응답 유치원 486곳(3월 2일 낮 12시 기준)과 비리 유치원 명단을 비교했더니 이 가운데 75개 유치원이 비리유치원으로 확인됐다.
"비리 유치원은 4000개 사립유치원을 전수 조사한 게 아니라 일부만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최소 75곳이고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에듀파인을 안 받는 건 이미 실패한 투쟁이다. 이미 에듀파인이 의무화(정원 200인 이상 사립유치원) 됐는데 한유총에서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고 하는 것도 우습다.

문제는 폐원시 학부모 2/3 동의를 받도록 한 유아교육법 시행령이다. 2월 말 예정이던 시행령 규제개혁위 심사가 미뤄진 상황인데 한유총에서 에듀파인을 못 막았으니 폐원을 제한하는 시행령 도입을 막아, 내년 유치원 3법 도입 이전에 유치원 문이라도 쉽게 닫게 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폐원 기준을 강화하기 전에 막겠다는 것이고 결국 폐원이 목적인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먹튀 폐원'이다.

현재 패스트트랙을 밟고 있는 유치원 3법이 연내 통과되면 앞으로 유치원 감사를 고강도로 받게 되고 감사 대상 기관 이름도 공개하게 돼 있다. 한유총은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면서도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규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국가지원금과 학부모 분담금 회계를 분리하면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결국 에듀파인을 수용한다는 말도 거짓이다."
   
- 유치원 개학 연기가 현실화되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정부의 강경 대응도 문제 삼고 있다.
"개학 연기로 고통을 겪는 학부모들에게는 송구하지만, 지금 학부모들이 공감대를 이루고 행동하지 않으면 이후에 계속 아이들을 '치킨집' 같은 곳에 보내야 하고 사립유치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거다. 언젠가는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의 홍역을 이겨내기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이 공감대를 유지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의견이 나뉘면 한유총이 그걸 이용해서 피해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이제 한유총의 목표는 폐원이다. 한유총도 이미 3일 기자회견에서도 폐원을 경고했듯이 개학 연기라는 홍역을 넘겨도 기습적인 폐원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가 강경 드라이브 안 걸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중단하면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한유총 #사립유치원
댓글2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