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정의가 이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현장] 보라매병원 정규직 전환 대상자 해고에 서울대병원 노조 "진상규명"

등록 2019.03.06 16:13수정 2019.03.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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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채용비리 피해 당사자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채용비리 과정에서 정규직 전환을 탈락시키기 위해 기록조작, 허위진술 강요 등의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 이상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보라매병원 채용 비리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며 2월 28일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측은 보라매병원 채용 비리 진상 규명과 피해자 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위탁·운영하는 서울특별시립 종합병원인 보라매병원은 2018년 2월 서울대병원 노사합의에 따른 무기계약 전환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보라매병원은 전화대상자가 아닌 비상시 업무 근무자 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이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정당한 전환대상자 3명을 해고했다. 또한 노조는 이 과정에서 보라매병원 측이 해고 노동자 동료들에게 '해고자들의 지각을 목격한 적이 있냐'며 허위로 확인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진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지부장은 "돈 있고 빽 있으면 정규직으로 들어올 수 있고, 그게 아니면 정규직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공정한 심사를 말했지만, 채용 비리로 뽑힌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됐다"고 주장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기득권을 가진 관리자와 관련된 사람을 그 자리에 밀어 넣은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해고자가 복직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해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채용 비리로 무기계약직 전환에서 제외된 피해자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이어나갔다. 

방사선사로 일하다 지난해 해고당한 피해 당사자는 "해고 사유는 하지도 않은, 할 수도 없는 잦은 지각과 업무 태만 등 이었다. 단순히 병원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짓밟힌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다.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딸에게 정의가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이어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정의냐"며 "공공기관인 보라매병원의 인사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발언을 마쳤다.


사회를 맡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박경득 부분회장은 "보라매병원은 정규직 전환자 3명을 탈락시키기 위해 이들의 동료에게 하지도 않은 지각과 업무 태만 등에 대한 허위진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권이 보라매병원으로 넘어간 뒤 이런 채용 비리가 발생했다"며 "허위진술을 지시받은 사람은 병원에 제보했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제보를 받고 나서 인사위조차 개최하지 않았고, 감사실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은 "채용 비리는 최악의 비리로 취준생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삶의 희망마저 빼앗는 범죄"라며 "이번 채용 비리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상급자 지시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닌 사람이 정규직화된 사례"라고 규정했다. 또한 "제대로 된 평가나 지시가 아니었고 중간관리자의 농단이 일어났다"며 채용 최종 결정권자였던 김병관 보라매병원장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측은 보라매병원의 채용 비리로 피해자가 발생한 사안임에도 중징계 처분(검찰 기소)은 1명에 그쳤고, 나머지 2명은 경징계(경고 처분)로 마무리됐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측은 관련 사건에 대해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대병원 #의료연대 #채용비리 #보라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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