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반 가능성 높은 국회... 그래도 응답한 32명 공개합니다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시안 3월 15일... 연동형 비례제 등 입장 묻자 10%대 의원만 답변

등록 2019.03.06 13:59수정 2019.03.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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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선의 선거구획정안 법정시한(3월 15일)을 코 앞에 두고도 국회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례민주주의연대 등 57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한국 정치개혁 촉구 릴레이 기고를 시작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정치개혁에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글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최근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씨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오랫동안 이정현씨의 다양한 도전과 실험에 감흥을 느꼈던 팬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졌지만 이정현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꽃잎>을 통해 1996년에 데뷔했다. 당시 이정현씨의 연기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대종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상을 휩쓸었을 정도로 평단의 평가도 좋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019년 지금의 국회는 여전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망언이 반복되고 있다.

이정현씨는 1999년 1집 음반을 발표하며 가수로도 공식 데뷔한다. 당시 이정현씨는 메가 히트곡 <와>와 <바꿔>가 수록된 이 음반을 통해서 강렬한 아우라를 보여주며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대중에 남겼다. 1999년 당시 주요 가요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쓴 것은 물론이다. 이정현씨는 특히 2000년 연초에 후속곡 <바꿔>로 활동을 이어갔는데, 이 곡은 그 해 4월에 있었던 16대 총선 당시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한 낙천낙선운동의 흐름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019년 지금의 국회는 여전히 이 노래를 불러도 무방할 만큼 국회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지속·반복되고 있다.

2000년의 <바꿔>... 여의도 국회엔 여전히 유효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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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를 강타한 이정현의 '바꿔'. ⓒ SBS 갈무리


애정하는 한 아티스트의 결혼을 축하하며, 국회와 정치개혁 이야기를 강제소환하게 됐다. 가수이자 배우 이정현씨가 데뷔하고 산천은 두 번이 넘게 변했다. 국회의 구성도 참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가 염원하는 국회는 오지 않았을까. 왜 우리는 여전히 20년 전에 외치던 구호를 사용하고, 그 당시 노래를 불러도 위화감이 안 생길까. 문화예술 분야에서 레트로와 복고는 죄가 아니라지만, 가끔은 새로운 의제와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참 진도가 안 나간다.

요점만 간단히 하자. 우리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회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를 구성하는 공직선거법 역시 뜯어 고쳐야 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도 개혁의 구체적인 상은 각기 다르고, 변화의 폭도 상이하다. 하지만 모두 '지금 이대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촛불과 탄핵 이후 입법부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중론으로 생각된다. 다행스럽게도 현직 제20대 국회의원들도 생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대선이 끝난 2017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국회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설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2017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바뀐 것이 없다. 복잡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 당마다 당리당략이 있고, 독립된 헌법기관이라고도 하는 국회의원 개개인도 생각이 다를 테니 의견이 모아지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의견이 다르더라도 적정한 선에서 합의와 협치가 이뤄져야 하는 곳이 국회다. 그것이 국회가 할 일이다. 물론 국회도 일을 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에 국민들에게 선거제도 개혁의 시기와 방향에 관한 약속을 했다. 2018년 12월 15일 주요 5개 정당의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1월에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합의를 해서, 2월에 공직선거법 개정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아무 합의도, 어떠한 법안 처리도 없이 3월이 돼버렸다. 국회가 스스로 한 약속을 내팽개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국회는 또 한 번 약속을 뒤집을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3월 15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이 나오고, 총선 1년 전인 4월 15일에는 선거구가 획정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국회는 스스로 정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위반할 것으로 보인다.

'연동형 비례제 어찌 생각'?... 298명 중 32명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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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공동행동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은 응답하라”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 등 정치개혁공동행동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2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도 개혁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답답한 일이다. 무엇이 쟁점이고, 무엇이 난맥상일까. 공직선거법 개혁에 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무슨 토론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사실은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570여 개 시민단체들 모인 '정치개혁공동행동'이 나섰다. 현직 국회의원들의 개별 의견을 모두 묻기로 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사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투표연령 하향, 여성할당제 확대, 국회의원 특권폐지에 관한 의견을 묻기로 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데서 토론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국회의원 전원에게 질의서를 배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답변이 많이 도착하진 않았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298명의 현직 국회의원 중에 32명만이 답변했다(응답률 10.7%). 아무래도 조금 더 많은 촛불시민의 촉구 활동이 필요할 것 같다. 부디 3분만 시간을 내서 국회의원들이 응답할 수 있게 촉구 메일을 하나만 쏴 주시길 간절히 읍소한다. 아래 사이트(빠띠 가브크래프트) 링크를 따라가면 쉽게 '응답하라'는 촉구 메일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다(https://govcraft.org/campaigns/150/orders).

추신① : 현재까지 질의서에 소신껏 답변해주신 국회의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2019년 3월 5일 오전 11시 51분 기준).

더불어민주당의 #기동민 #김성수 #김해영 #박용진 #박정 #어기구 #원혜영 #윤관석 #윤준호 #이상헌 #전재수 #전해철 #최인호 #홍의락 의원. (총 14명) 

바른미래당의 #김동철 #오신환 #유의동 #이동섭 #이찬열 #채이배 의원. (총 6명) 

민주평화당의 #김경진 #김광수 #유성엽 #장병완 #천정배 #황주홍 의원. (총 6명)

정의당의 #김종대 #심상정 #윤소하 #이정미 #추혜선 의원. (총 5명)

민중당의 #김종훈 의원. (총 1명)

* 자유한국당은 응답자 없음.

답변 내용은 빠띠 가브크래프트 사이트에서 모두 볼 수 있다. 답변한 의원들이 시민단체의 입장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성심성의껏 답변을 준 것만으로 우리 민주주의가 조금 더 한 걸음 내딛은 기분이다. 그러니까 답변을 안 준 국회의원 분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주길 바란다. 시간이 많지 않다.

추신② : 본의 아니게 강제소환 당한 배우 이정현씨에게 양해를 구한다.

[관련 기사]
단 3분, 의원들이 여러분의 눈치를 볼 수 있습니다(http://omn.kr/1hm3f)
"국회의원님들, 내년 총선 감당하셔야 할 겁니다"(http://omn.kr/1hhdu)
덧붙이는 글 필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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