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은 여성들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 20만이 우스웠냐"

4월 11일 헌재 낙태죄 위헌 선고 앞두고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 3천여 명 참석

등록 2019.03.09 17:06수정 2019.03.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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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익명의 여성모임 BWAVE가 9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임신중단 전면합법화 시위'를 열었다. ⓒ 강연주

"내가 바로 생명이다. 임신 중단 위헌 결정 촉구한다!" 

검은 옷 입은 3000명(주최측 추산) 여성들의 외침이 종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 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요구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검은 색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검은 옷은 '불법 낙태'로 인해 피해 받는 여성들을 추모함과 동시에, 여성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었던 폴란드의 '검은 시위'와 연관이 있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비웨이브(BWAVE)는 익명의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4월 초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조항 위헌 여부 결정에 앞서, 임신중단에 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바로잡고 낙태죄를 폐지하자는 취지에서 2016년부터 총 19차례 집회를 열었다.  

"누가 생명인가? 내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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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임신중단 전면합법화 시위 BWAVE'가 9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진행됐다. ⓒ 소중한


집회에 참석한 비웨이브 관계자는 "오늘 집회에 3000명이 참석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인원"이라면서 "낙태죄 위헌 결정에 대한 여성들의 절실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집회는 참가자들의 구호 선창과 함께 시작됐다. 여성들은 "내 몸은 내 것이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여남평등 헌법이념"을 외치며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한 정부를 규탄했다. 이어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 20만이 우스웠냐"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위헌 결정을 내놓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서 낭독에서는 "가부장제 존속을 위해 무단으로 탈취한 임신 중단권을 반환하라"고 외치며 가부장제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비웨이브 관계자는 "낙태죄의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에 있다"며 "가부장제라는 큰 벽을 깨기 위해선 낙태죄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웨이브는 집회 말미에 가부장제 폐지에 대한 의미를 담은 짧은 극을 진행했다. 주인공이 '낙태죄'가 명기된 구조물을 부수고, 그 속에서 나온 칼로 가부장제라 써 있는 구조물도 함께 파괴하는 내용이다. 칼이 '임신 중단 전면 합법화는 가부장제를 흔들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의미를 상징한다. 극은 주인공이 왕관을 쓰며 마무리된다. 이는 낙태죄 폐지를 시작으로 여성들이 신체의 자유와 함께 권력과 명예, 부를 되찾는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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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익명의 여성모임 BWAVE가 9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임신중단 전면합법화 시위'를 열었다. ⓒ 강연주


이어  "누가 생명인가, 내가 생명이다"라 외치며 해바라기씨를 허공에 뿌리고 269개의 계란을 깨트리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계란은 태아를 상징하며, 269개는 낙태죄를 뜻하는 형법 제269조를 뜻한다. 해바라기씨는 임신 7주차 태아의 크기를 뜻한다. 

이날 참가자들은 4시간 동안 "인간이 될 가능성이 낙태의 처벌근거? 가능성은 내가 정한다", "세포 대신 여성 인권이나 신경 써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비웨이브는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심판에 앞서 한 번 더 집회를 열 예정"이라며 "임신 중단 합법화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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