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행복의 나뭇가지

교사가 쓰는 한 주간의 퍼포먼스

검토 완료

조기철(akshdtoa)등록 2019.03.11 18:44
 우리는 행복이라는 추상명사를 어디서 찾을까? 참 진리는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듯이, 참다운 행복도 우리들 주변의 나뭇가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리를 다녀 보세요. 행복의 웃음을 짓고 전화를 받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기쁨이 넘쳐 나고, 이제 막 새로 출고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가족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는 모습에서 행복의 바람은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일요일 아침에 운동을 하고 땀에 젖은 겉옷과 속옷 한두 가지를 모처럼 손수 빨래를 하고 나오면 아내가 준비해준 모닝커피를 마실 때 다정한 담소가 살아납니다. 일요일 오전 엄마와 딸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어깨춤을 추며 마주보고 웃음을 지으며 총총 걸음을 걸을 때 우리는 삶의 환희를 맛보게 됩니다. 이처럼 행복은 엔드로핀 생성을 촉진시켜 주는 나뭇가지 입니다.
 행복은 비물질적인 수확에서도 엔드로핀을 얻게 됩니다. 시험에 합격했다고 엄마에게 전화를 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 때 우리는 행복의 박수를 보냅니다. 한 쪽 다리가 불편한데도 운동회에 친구들과 운동장 한 바퀴를 완주하면서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박수와 갈채를 받았을 때 우리는 용기의 박수를 보냅니다. 친구들과 협동학습으로 수행평가를 잘 하여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우리는 기쁨을 나누면서 행복을 만들어 갑니다. 겨울바람이 불고 싸늘한 기운이 옷소매를 타고 들어와도 혼자서 깊은 사색에 잠겨 행복의 소재를 찾아낼 때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즐거운 미소를 보냅니다. 행복은 누구와 같이 있어야 만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수많은 행복의 소재를 한 순간 포착하여 엮어가는 장인다운 생각이 있어야 행복의 글은 만들어 집니다.
 행복은 물질적인 수확에서도 엔드로핀을 만들어 줍니다. 어부가 만선이 되었다고 멀리서부터 뱃고동 소리를 울리면서 어촌의 작은 부두로 들어올 때, 농부가 한 해 벼 수확이 많아졌다고 높이 쌓여있는 볏섬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을 때, 거리의 상인이 오늘 준비한 물건이 다 팔렸다고 일찍 문을 닫고 가족을 위해 토마토 한 근을 사서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할 때, 붕어빵 장수가 혼자 앉아 겨울 향기를 따뜻한 온기로 채워 지나가는 손님에게 구수한 열기를 전해 줄 때 이들이 삶의 행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인생도 굴곡 없이 수평선을 달려온 사람도 인생의 노후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두막에 앉아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지난 일을 뒤돌아보며 행복의 미소를 보냅니다. 부부가 자주 말다툼을 해도, 엄마가 자녀의 학습에 많은 간섭을 해도, 친구들 사이에 잦은 말다툼이 있어도 우리는 모두가 더 잘 되고자 하는 새로운 행복 찾기 몸부림에서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했고, 엄마의 잦은 학습 간섭은 성적 향상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친구간의 말다툼은 우정을 더욱 굳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행복 엔드로핀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겨움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마치 매일 밥을 먹으면서도 먹기 싫다는 말보다는 때로는 너무 맛있다. 너무 이상하다 등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연출합니다. 그러면서 때마다 끼니를 찾습니다. 점심에는 이 집 순두부가 맛있고, 저녁은 저 집 찌개가 맛있고, 아침은 요집 김밥이 맛있다. 등등. 그러나 무어라 해도 집에서 엄마가 하는 것만큼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행복의 밥은 없습니다. 밖에서 먹는 밥은 쉽게 싫증을 냅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기 위해 이 집, 저 집을 두리번거리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더 맛있는 집이 생기면 또 그 집으로 가고 몇 번 가다고 또 지겨우니 또 다른 곳으로 가는 우리들의 삶의 변화는 행복의 변화를 찾기 위한 소용돌이 생각이 모가 없이 둥글게 박혀 있기에 한 곳으로 정착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행복은 또 내일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내일의 행복을 걱정하는 사람은 모레의 행복을 기원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시간에 따라 주어지는 함수와 같아서 항상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사람에게는 불행의 길이 행복으로 열리는 법입니다. 행복은 정해진 정류소가 없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자신을 찾으려고 손을 드는 사람에게는 멈춤을 배신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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