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비하한 구의원, '성평등걸림돌상' 받았다

대구여성단체, 홍준연 중구의원에 성평등걸림돌상 전달, 홍 의원 한 손으로 상 받고 묵묵부답

등록 2019.03.11 18:27수정 2019.03.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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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은 11일 오후 대구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연 중구의회 의원에세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 조정훈





대구지역 여성단체와 인권단체들이 대구 중구의회를 방문해 성매매 여성 비하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홍준연 구의원에게 '성평등걸림돌상'을 주고 제명을 촉구했다.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6회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와 '대구 성매매매집결지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 등은 11일 오후 대구 중구의회를 항의 방문해 홍 의원에게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이들은 홍 의원에게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대구의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에서 더 이상 갈 곳 없이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여성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폐쇄를 위한 정책을 왜곡했다"며 "사과는커녕 성매매여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여론을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 "홍준연 의원은 성매매여성을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거듭 비하와 혐오성 발언을 했다"며 "소속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제명했음에도 자신의 소신이라며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확언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해 9월 12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성매매 피해자가 누구인가? 종사자들이 피해자인가?"라며 "자갈마당에 있는 분들은 자원으로 제가 알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 지원을 해줘야 하나"라며 성매매 여성을 비하하고, 자활지원사업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젊어서부터 땀 흘려 돈을 안 벌고 쉽게 돈 번 분들이 2000만 원 받고 자활교육 받고 난 다음에 또 다시 성매매 안 한다는 그런 확신도 없다"고 주장하며 성매매 여성 비하 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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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9일 시민단체들이 홍준연(왼쪽)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을 항의방문해 성매매 종사자들에 대한 비하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 조정훈





이날 모인 참가자들은 속칭 자갈마당이 일제강점기 유곽으로 만들어지고 전쟁과 경제성장기에 관광이라는 명분으로 국가가 관리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갈마당을 폐쇄하기 위해 최소한의 반성과 사죄를 담아 만든 정책이 '자활지원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홍 의원의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하발언은 성착취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야말로 성평등의 가장 강력한 걸림돌일 뿐 아니라 사회 정의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정치인은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 서야 하는데 (홍 의원은) 시민을 갈라치기해서 혐오를 확산하고 있다"며 "중구의회는 혐오 문화를 재생산하는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여성단체들이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하자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상을 받았지만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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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11일 오후 대구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비하발언을 한 홍준연 중구의회 의원에게 성평등 걸림돌상을 전달했다. ⓒ 조정훈




  
한편 홍 의원은 지난해 의회에서 성매매여성들을 향해 비하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성매매 여성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갖춰 달라는 소신발안을 한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윤리심판원을 소집해 홍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달 안에 홍 의원에 대한 재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구의회도 민주당 중앙당의 재심 결과 등을 본 뒤 윤리위를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윤리위에서는 홍 의원에 대한 제명 등에 대한 절차를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
#성평등걸림돌상 #홍준연 #대구 중구 #자갈마당 #세계여성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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