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0% 돌파한 한국당, 심상치 않다?

[분석] 탄핵 이후 최고치 경신... "중도층 이동 주시해야" vs. "침소봉대 안 돼"

등록 2019.03.13 14:51수정 2019.03.13 16:47
12
원고료로 응원
a

"잘했어" 한 마디에 표정 풀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염두에 둔 이주영(오른쪽) 의원의 "잘했어" 한마디에 표정을 풀고 있다. ⓒ 남소연


자유한국당(한국당)의 '지지율 30%' 돌파는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부활의 신호탄일까.

한국당은 30% 돌파에 대해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황교안 한국당 당대표는 12일 청년 사무처당직자 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것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잘하면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더 잘하라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3월 1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이 3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에 비해 1.6%p 상승한 수치로 3주 연속 상승이었다. 또한 한국당이 지지율 30%를 넘은 것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6년 10월 2주차 리얼미터 조사(31.5%) 이후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수층과 중도층 일부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등 2·27 전당대회 효과가 이어지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미세먼지 악화 등 한반도평화·민생·경제의 어려움 가중에 의한 반사이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분석했다.

"한국당 강세, 당분간 이어질 듯"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한국당으로 결집하는 표심의 향배를 심상치 않게 평가했다. 권 실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윙 계층인 중도층의 이동이 심각해 보인다"라며 "국정 부정평가(52%)가 긍정평가(42%)를 10%포인트 앞섰다. 중도층의 지지율(긍정평가)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도층에서 민주당의 지지율(34%)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반면, 한국당(31%)은 최고치"라며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다"라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지난해 지방선거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과 리얼미터 정당 지지율의 차이를 근거로 "한국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실제 득표율보다 5%포인트 과소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라며 이를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샤이 보수 현상에 따른 과소평가 분을 한국당의 현 지지율에 그대로 적용하면 35.4%"라며 "민주당의 지지율(37.2%)을 그대로 두고 비교하면, 두 정당의 실제 지지율은 1.8%포인트 박빙이다"라는 게 요지였다.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민심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도 "황교안 대표가 당선되면 오히려 민주·진보진영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인식이 있지만, 황교안 체제를 결코 쉽게 보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권 실장은 "중도층이라고 해서 모두가 회색인 건 아니다. 중도층에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중도층과 진보적인 중도층이 있다"라면서 "황교안 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국정농단 연관·세월호 수사 방해·국정원 댓글 개입 의혹 등의 이슈가 (보수적 중도층 입장에서는) 미세먼지·외교 이슈 등 문재인 정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의해 희석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a

의총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황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 ⓒ 남소연

 
그는 이어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사실상 제대로 된 첫 리더십을 맞이한 것"이라며 "지지자들 사이에서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분명히 있다. 이는 보수적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원심력으로도 작용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상승세는 맞지만, '박스권' 탈출은 아냐"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여론조사는 한 전문기관의 통계 수치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 조사한 내용도 함께 참조해야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라면서 "한국갤럽의 지난 8일 발표한 정당 선호도 조사를 보면 한국당 지지도는 21%로 나왔다. 실제 지지도는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소장은 또한 "ARS 조사는, 전화 면접에 비해 그 특성상 순간적인 이슈의 분위기가 과잉 표집될 수 있다. 이는 '쏠림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 한국당 지지자가 아닌 유권자라고 하더라도, 미세먼지‧북미정상회담 결렬 등의 이슈로 현 정부를 향한 실망의 반작용으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갤럽 정당 선호도 조사에서 ▲ 중도층의 한국당 선호도가 여전히 10%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점(중도층 13%‧무당층 11%) ▲ 한국당에 대한 전체 국민의 비호감이 정당 중 가장 높은 점('호감이 가지 않는다' 66%로 1위) 등을 근거로 "한국당이 최근 상승세인 건 맞지만, '박스권'을 탈출했다든가,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건 다소 침소봉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실제로 황교안 대표가 창원에 방문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있지 않은가"라며 한국당이 이번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안일하게 행동할 경우, 이 지지율은 다시 빠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리얼미터 주간집계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8명이 응답한 것으로, 응답률은 6.7%(3만7425명 접촉)였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19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하여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이번달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하여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한 결과이다. 조사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이었고, 응답률은 16%(6118명 시도)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 #리얼미터 #한국갤럽
댓글1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