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이 가장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

[인터뷰]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

등록 2019.03.15 10:55수정 2019.03.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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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이재환

 
최근 전국적으로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유례없는 미세먼지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은 수도권과 더불어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충남에서도 당진화력과 현대제철이 있는 당진시의 경우 미세먼지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종준(50)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봄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당진은 우리나라 시군구 지역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곳이다. 당진화력과 현대제철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사기업인 현대제철은 정부 통제가 어렵다. 하지만 공기업인 당진화력은 즉각적인 정부 통제가 가능하다.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당진시대>에서 1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유 사무국장은 노후석탄화력 발전소의 수명 연장 시도를 일반에 공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사무국장은 지난 1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 연장' 정황을 제보 받고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그 결과 당진, 서산, 예산홍성 등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월 말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수명 연장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 사무국장은 최근 보령화력 1,2호기 조기폐쇄를 촉구하며 보령화력발전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례없이 심각했던 최근의 미세먼지 사태는 유종준 사무국장을 더욱 바쁘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유종준 사무국장을 만나 미세먼지와 관련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 올해 최악의 미세먼지로 국가뿐 아니라, 충남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요즘 들어 부쩍 더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특히 3~4월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시점인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을 줄일 필요가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에는 석탄화력 반대운동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환경단체들조차도 탈핵과 핵발전소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지 석탄화력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도 감사원의 감사 자료가 나오면서 석탄화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충남화력 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에 최대 28% 수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 이후 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 충남도와도 특별히 협력하고 있는 것이 있나.
"충남도에는 노후석탄화력 발전소 조기폐쇄를 위한 TF팀이 구성되어 있다. 충남 지역 환경단체들도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석탄화력 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 현재 충남연구원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최근 당진화력 발전소 1~4호기와 보령 화력 등에 대한 수명 연장 계획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있었다. 직접 자료를 수집하고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료는 어떻게 확보한 것인가.
"지난 1월 3일, 모 단체의 한 연구원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당진 화력 1~4호기에 대한 성능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연구원은 성능 개선사업에 환경설비뿐 아니라 '10년 수명연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해당 자료를 입수해 분석하고, 즉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 노후 석탄화력만 줄여도 미세먼지의 양이 확연히 줄 것이란 분석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사실을 모르거나 부정하는 국민도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만큼 빠르고 쉬운 미세먼지 대책은 없다.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이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도 바꾸고, 사설 공장의 환경설비와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사기업은 지금 당장 통제가 어렵다.

하지만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화력발전소 60기중 58기 정도가 공기업이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통제·관리가 가능하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나머지 발전소도 가동률을 낮추어야 한다. 현재 40%정도 가동 되고 있는 LNG 발전소를 80% 정도 수준으로 늘리면 부족한 전기를 보충할 수 있다."

"최소한 봄철만이라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절반이상 중단해야"
 

보령화력 앞에서 1인시위 중인 유종준 사무국장 ⓒ 이재환


-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 중국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확한 측정이다. 중국에서 미세먼지 수치는 단지 모델링을 통해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수치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과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중국은 현재 매우 빠른 속도로 오염물질을 저감하고 있다. 중국 측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구하려면 우선 국내 요인부터 제거해야 한다. 중국에 항의만 한다고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 국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하다. 각 가정마다 전기 사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석탄화력발전에서 40% 정도의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대기오염원 중 하나인 경유차를 가급적 덜 타고 다니는 것도 실천해 볼 만하다."

-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정부에서는 재난에 준하는 수준의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온 대책은 도로에 살수나 공기청정기 설치, 개인 마스크 사용이다. 이 정도 대책은 재난 수준의 대응책이라고 볼 수 없다.

미세먼지 발생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석탄화력 가동을 줄이는 것 외에는 달리 없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보령 1.2호기와 삼천포 5.6호기 정도만 가동을 중단했다. 전력난이 없는 봄철만이라도 과감하게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 정도를 가동 중단해야 한다."
#유종준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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