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습지, '8가지 동행'으로 만드는 '∞ 시너지효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기반을 둔 네버엔딩 상생스토리

등록 2019.03.18 15:36수정 2019.03.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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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습지는 "생태도시 순천"이라는 목표 아래, 상생을 향한 지속적인 8가지 동행이 가져온 기적의 현장이다. 세계의 생태관광지, 생물다양성 보존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무한대(∞)의 시너지효과가 잠재되어 있다.

0과 0을 더하면 0이 아니다. 8이라는 숫자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숫자 8이 옆으로 누우면 '무한대'를 의미하는 기호로 변신한다. 순천만습지는 이 8과 ∞의 멋진 조합인 '상생88이론'의 사례로, 8가지 동행이 가져오는 ∞ 시너지효과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순천만의 경관농업 2009년에 전국 최초로 실시한 경관농업지구인,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의 모습이다. 봄철에 해마다 다르게 흑벼와 일반벼로 디자인하는 팜아트이다. 재배한 친환경 쌀은 새들의 동절기 먹이이자, 조류 보호자금으로 활용된다. ⓒ 순천시 제공

 
순천만은 지리적으로 고흥반도와 여수반도의 말단부가 만의 입구를 막아, 입구는 좁고 내부가 넓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지리적 특성에 순천만의 짠물에 첫 번째 동행인 순천에서 발원한 동천과 이사천의 민물이 만나면서 생물다양성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 공간을 보존하려는 두 번째 동행인 자연과 인간의 상생이 있었다. 이 움직임은 세 번째인 민·관·학의 연대와 네 번째인 다른 지자체 그리고 다섯 번째 동행인 국내·외의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과 맞물린다.


여섯 번째 동행은 '연안습지와 내륙습지의 통합적 관리'다. 순천만 습지보호지역과 인접한 육상부의 개발 압력에서 벗어나고, 흑두루미 등의 서식처 확보를 위해 내륙습지를 복원했다. 동천하구습지 및 주변 농경지를 이용한 논습지로, 국내 습지보호지역 중 사유지 면적이 전국 최대 규모이다. 이 연안습지와 내륙습지의 조우는 통합적 습지관리의 롤모델이 되었다.

그 결과 2003년에 정해진 순천만 습지보호지역 28㎢에 2009년에 생태계보존지구 7.8㎢를, 그리고 대대동과 안풍동 일대는 고도지구로 지정했다. 동천하구습지는 2015년에 국가습지보호지역이자 2016년에 람사르습지로 등재된 5.39㎢에, 2018년에 습지개선지역으로 0.26㎢가 추가된 총 5.65㎢ 규모이다.
 

순천만 갯벌의 게 순천만습지 내 갈대길 주변 갯벌에서 2월 말에 발견한, 저서생물의 일종인 게의 모습이다. 순천만습지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류하면서 생물다양성의 보고가 되었다. ⓒ 배주연

 
한편, 순천만이 생태관광지로 유명해지자 탐방객 숫자가 증가하면서 환경오염과 서식지 훼손 우려가 생겼다. 순천만 사수작전으로 순천만의 입구를 순천만에서 5.5㎢ 떨어진 전이공간이자 박람회장이었던 공간으로 옮겨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건립했다.

그리고 순천만습지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공간의 팽창을 방지하기 위한 '에코벨트'로 순천만 국가정원을 만들었다. 이로써 노관규 시장의 "대한민국의 생태수도" 비전의 결정체로 이후 순천의 영원한 꿀단지가 된, 일곱 번째 동행인 '자연이 만든 습지와 인간이 만든 정원의 밀월 관계'가 형성되었다.

조충훈 시장 때인 2013년 4월에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란 주제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이후 순천만정원으로 개장한 후 2015년에 제1호 국가정원이 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순천시는 2016년에 유럽 최고의 친환경상인 '그린 애플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리고 생태도시 앞에 '( )'를 쳐서 세계로 진출한다는 허석 시장의 염원대로 2018년에 두바이에서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흑두루미 조형물 국가정원 내에 설치된 거대한 흑두루미 조형물이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멸종위기종이며, 노관규 시장 때에 순천시의 시조로 지정되었다. 시는 천연기념물 숫자에서 착안하여 2월 28일을 흑두루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 배주연

 
순천만습지를 지키면서 순천만의 생태적 건강성을 도심으로 유입하여, 도심 자체도 생태적으로 리모델링하여 발전하려는 '순천만 보전 경관 마스터플랜'에서 마지막인 여덟 번째 동행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공간의 확장'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2013년에 생물다양성 국제포럼이 열렸다. "도시 생물다양성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란 주제로 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이클레이 한국사무소가 함께 개최했다.  


그런데 기후온난화 등 지구 생태계 위기에 한 발 더 다가선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과 네버엔딩 상생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도시'도 '국가' 경계도 초월한 '범지구적' 차원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하는 다른 행성이 존재한다면 우주로 지속가능성 공간은 확장된다.

앞서 언급한 첫 번째 동행인 민물과 바닷물이 만든, 순천만의 생명다양성 공간은 마지막인 범지구적 차원의 지속적 보존 노력과 뫼비우스 띠처럼 맞물리면 무한대의 시너지효과를 방출한다. 이러한 시너지 중 하나가 2009년에 전국 최초로 실시한 경관농업지구이다.
 

순천만습지의 생태연못 순천만습지에는 순천만을 형상화한 생태연못인 '바다로부터'가 있다. 배의 이름이 흑두루미인데, 우측의 조각품을 받치고 있는 받침대까지의 수심이 철새들이 머물 수 있는 적정 물높이이다. ⓒ 배주연

 
지역농민이 가꾸는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는 봄철에 해마다 다르게 디자인하는 팜아트로, 또 다른 미적 생태관광 자원이다. 재배한 친환경 쌀이 새들의 동절기 먹이가 되고, 남은 것은 판매하여 조류 보호자금으로 환원되니, 자연보존 철학이 결국 관광과 지역민 일자리 등 실리적 가치와 더불어 예술적 미까지도 창출했다.

또 다른 사례는 시베리아 등에서 서식하다 3000㎞를 비행하여 일본 이즈미와 한국의 순천만, 중국 등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의 이동경로를 통한 국제교류다. 특히 2018년에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북한의 람사르습지인 청천강하구 문덕 철새보호구는 순천만과 지형 조건이 유사한 곳으로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만국기 순천만국가정원의 입구에 설치된 만국기로, 제일 안쪽에 순천시의 깃발이 걸려져 있다. ⓒ 배주연

 
순천만과 문덕, 남한과 북한, 한·중·일에서 북방으로 확장된 협력은 국제적 평화와 번영을 유도할 수도 있다. 한편, 2016년에 호남권 최초로 개소한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는 17개 지역의 람사르 습지보전을 위한 국가적 활동의 밑바탕이 되었다. 2017년에는 순천만 자연생태연구소를 개관했다.

절대보존공간인 순천만습지와 전이공간이 국가정원 사이 완충공간에는 낭트정원, 순천문학관, 맑은물관리센터가 있다. 그리고 이 국가정원 다음에 인간의 서식처인 도심공간이 존재한다.  결국 순천이란 도시가 지구 생태계의 축소판이라 하겠다. 순천과 지구. 이 지속가능성의 공간에서는 더불어 살려는 동행만이 무한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새로운 순천, 시민과 함께"라는 시 슬로건을 패러디 하자면, "새로운 지구, 모두가 함께"라고나 할까.
#순천만습지 #생태도시순천 #생물다양성 #지속가능한공간 #상생88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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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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