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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독주, '마약왕-PMC' 흥행 실패에 반사 이익?

영진위 2019년 2월 한국영화 결산... 한국 독립·예술영화 침체 지속

19.03.19 11:24최종업데이트19.03.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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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영화시장을 확장시킨 <극한직업> ⓒ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이 2월 전체 관객 수를 크게 늘려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흥행의 이면에는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 대작화 경향의 폐단이 작용하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맥을 못 추고 있는 독립·예술영화는 2월 역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를 키웠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한국영화 2월 결산을 18일 발표했다. 설 연휴가 있던 2월 전체 관객 수는 2228만 명으로 기록했다. 2월 관객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월 한 달 동안 1089만을 동원한 <극한직업> 덕분인데,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3.2%(673만 명) 증가했고, 매출액도 50.3%(636억 원) 증가한 1900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영화만 놓고 보면 2월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6.5%(1024만 명) 늘어난 1723만 명이었고,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61.2%(903억 원) 늘어난 1463억 원이었다. <극한직업>의 흥행이 이뤄낸 결과였다.
 
상대적으로 외국영화는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어 한국영화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2월 대비 관객 수는 41.0%(351만 명) 감소한 50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0%(267억 원) 줄어든 437억 원을 나타냈다. 관객 점유율은 한국영화가 77.3%로, 외국영화 22.7%를 압도했다.
 
100억대 대작 실패로 반사이익
 
3월 17일 기준으로 1624만 명의 누적 관객을 모아 역대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했는데, 영진위는 이러한 흥행 신드롬의 이면에는 한국영화 대작화의 폐단이 자리 있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시기에 개봉한 <마약왕> <스윙키즈> <PMC: 더 벙커> 등 제작비 150억 원 이상의 대작 영화 3편과 설 연휴 직전 개봉한 제작비 130억 원의 <뺑반>까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데 실패하면서, 그 반사 이익을 제작비 95억 원의 중급영화 <극한직업>이 모두 가져간 것이다.
 
<극한직업>은 겨울 시즌에 볼만한 영화가 없어 관람을 유보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고, 기세를 몰아 설 대목까지 장악했다. <극한직업>은 설 연휴 3일간 324만 명을 모은 기록은, 설 연휴 3일을 기준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관객 기록이다. 극장가의 흥행 추이를 고려하면 역대 설 연휴 최고 흥행작이었다.
 

<증인> ⓒ 롯데컬쳐윅스

 
설 연휴가 끝나고 3월 초 마블영화가 개봉하기 전의 짧은 시기는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았다. 올해도 설 이후 <증인> <사바하> <항거: 유관순 이야기> 등 중급 이하의 다양한 한국영화가 개봉해 선전을 펼쳤다. <증인>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사바하>는 손익분기점에 거의 다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외국영화로는 <알리타: 배틀 엔젤>이 괜찮은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방학과 연말의 성수기는 한국영화가, 비수기는 마블영화가 나눠가지는 흥행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틈새시장은 많이 줄어든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배급사 점유율에서는 <극한직업>의 흥행에 힙 입어 <사바하> 등 5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은 관객 점유율 56.9%로 배급사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증인>, <항거: 유관순 이야기>, <말모이>(12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는 관객 점유율 9.9%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점유율은 약해도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는 배급 영화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내실은 가장 알찼던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 영화사는 <알리타: 배틀 엔젤>(192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는 관객 점유율 9.0%로 3위에 자리했다.
 
사회적 약자에 주목한 독립예술영화
 

1월에 이어 2월 독립예술영화시장을 장악한 <그린북>과 <가버나움> ⓒ 씨제이이앤엠, 그린나래미디어

 
상업영화에서 한국영화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 했다. 흥행 순위는 모두 외국 영화들이 차지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부진이 꽤 길게 이어진 모습을 나타내면서 위기감이 가중됐다. 
 
독립·예술영화는 1월에 이어 2월에도 <그린 북>과 <가버나움>이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1월과 2월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화두는 사회적 약자였다. <그린 북>은 흑인 동성애자가 주인공이고, 주제의 무거움을 음악으로 중화시킨 것이 흥행이유로 평가된다. <가버나움>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빈민층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비전문배우 캐스팅을 통한 리얼리티의 강화가 관객의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흥행은 초반 <그린 북>이 앞섰다가 이후 <가버나움>이 뒤집었다. 그러나 <그린 북>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수상 결과가 나온 다음날부터 관객이 크게 늘며 아카데미 수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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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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