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늘어나도 좋습니까" vs. "자한당이 늘어나도 좋습니까"

선거법 개혁 한국-정의 '현수막' 대결... 대정부 질문서 한국당 겨냥 '송곳 질문'도

등록 2019.03.19 18:03수정 2019.03.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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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광주광역시당이 내건 플래카드. ⓒ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페이스북 갈무리


[기사 보강 : 19일 오후 6시 40분]

광주광역시 광주송정역 앞 도로 한복판. 자유한국당 광주광역시당이 내건 '국회의원, 늘어나도 좋습니까? 연동형 비례대표제 막아주십시오'라는 현수막 바로 아래 이 문장을 그대로 뒤집은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막아주십시오. 자한당 의원, 늘어나도 좋습니까?'라는 '맞불' 펼침막이 내걸렸다. 여의도를 달구고 있는 '선거법 개혁' 공방이 현수막 대결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종민 "비례대표 출신 나경원, 국민의 뜻 아니라면 이회창이 뽑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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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버닝썬·장자연·김학의 사건에 대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유성호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이미 의원정수 유지를 못박은 선거법 개혁안 제시했음에도, 한국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진행 시 초과의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정수 확대 반대에 기운 국민 여론을 앞세운 현수막 홍보전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여야4당의 방어전도 만만치 않다. 

한국당의 이 현수막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 현장에도 등장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이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국회의원"을 내건 한국당 제작 현수막을 스크린에 띄운 것. 김 의원은 "한국당이 이러면 안 된다"라면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비례로 들어오지 않았나? 그럼 국민이 뽑아준 게 아닌가? 이회창 전 총재가 뽑았나? 지금은 원내대표까지 하시잖나"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의 말에 곧바로 한국당 의원석에서 "민주당이나 잘해!" "질문이나 해!"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멈추지 않고 "선거법에 유불리가 있다, 큰 정당이 불리하다, 그러나 국회 전체는 유리하다"라면서 "열 몇 석에 연연해서 같이 죽지 말고 손해 보더라도 대한민국이 사는 길로 가자는 게 개혁안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전희경 "난 이해 못한다"- 이낙연 "선거법 국회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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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9월 18일 평양 시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차량에 올라타고 카퍼레이드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대북제재 위반 차량에 올라탔다고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나는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이해한 대로 설명하라."

이낙연 국무총리 : "선거법은 국회 내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행정부에 몸담음 이가 말하기 적절치 않으나 하명하셨으니. 지난해 12월 15일 5당 원내대표가 합의 본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 그 제도를 (한국당이) 의회 무력화라고 비판하던데. 의회 무력화에 5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다고 해야 하나."



대정부질문 중 선거법 개혁에 관한 의견 표시에 난색을 표했던 이 국무총리도 전 의원의 질타에 입을 열었다. 여야4당이 선거법 개혁으로 "입법 장악의 정점"에 있다는  전 의원 지적에 대한 답이었다. 이 총리는 지난해 합의 사항을 언급하면서 "12월 15일 합의 당시 귀당도 포함돼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한 전 의원이 재차 합의안에 대한 이해도를 묻자 "얼핏 이해한다.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일은 국회에서 하라"고 답했다.

"의원직 총사퇴 약속, 지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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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 유성호

 
"자유한국당에 묻겠습니다. 의원직 총사퇴 약속, 지키겠습니까?"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이 말 끝에도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대정부 질문이나 하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추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가 뱉은 말의 무게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서 있어선 안 될 것이다"라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국민을 누가 무시하고 있나, 제1야당 한국당 원내대표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보면 이러겠나"라고 일갈했다.

추 의원은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 15일 나 원내대표 포함 5당 원내대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극 검토'가 담긴 합의 사항을 언급하며 "패스트트랙이 임박하자 합의를 휴짓조각으로 만들고 비례대표를 아예 없애자는 정반대의 개악안을 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당은 이제 협치의 주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극복해야할 대상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여지없이 한국당 의원석에서 고성이 이어졌다.

다만, 추 의원이 집권 여당을 질타할 땐 정반대의 반응이 나왔다.

추 의원은 "여당에도 한 말씀만하겠다"라면서 "이해찬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이후 국가원수 모독죄를 거론했는데, 4공화국 때 야당 입막음을 하려고 만든 악법을 촛불 정부의 여당 대표가 입에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종전과 달리 "잘한다!"는 칭찬을 보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모습에 "왜 오락가락 하냐, 하나만 하라"고 말했다.
#나경원 #선거법 #연동형비례대표제 #추혜선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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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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