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 주장하던 김재경, 이낙연 한마디에 '침묵'

19일 정부 대정부 질문서 이낙연 총리 "한미 동맹 굳건해" 강조

등록 2019.03.19 18:48수정 2019.03.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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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핵위협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보강: 19일 오후 7시 15분]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하노이) 회담 실패로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게 명백해졌다. 국민 상대로 억지 부리면 안 된다. (정부는) 도보다리 대화, 백두산 이벤트, 두 차례 정상회담(남북 정상회담은 지난해 세 차례 있었다 -기자 말)의 평화 이벤트로 효과를 충분히 달성했다. (정부) 지지도가 떨어질 때마다 (평화이벤트가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그렇게 말씀하시면 참으로 실망스럽다. 평화의 문제, 민족생존의 문제를 어떻게 그렇게 보시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을 이렇게 맞받았다.

김 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그러한 불신,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접근법 때문에 지난 9년간 비핵화 문제가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이 "정부 국정 운영의 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섰다"라고 꼬집자 "그 문제와 별도로 평화를 향해서 끊임없이 가야 한다"라고 힘 있는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어 "과거 (비핵화) 접근방식이 우리에게 무엇을 갖다 주었느냐. 그것(과거 접근방식)을 반성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발 물러서며 "(북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내 생각이 아니라 여론조사에 나온 국민의 생각"이라고 하자 이 총리는 "내 생각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도 많다"라고 말을 받았다.

이 총리는 하노이 회담 이후 ▲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밝힌 북과의 대화 의지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은 것 ▲ 북미 모두 양 정상을 향해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은 점 등을 그 근거로 꼽았다.

김 의원이 "지지도가 떨어지면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나올 수 있다"라며 정부의 억지 주장이라는 식으로 몰아갔을 땐 이 총리가 김 의원의 말을 끊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보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은) 의원님의 넓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핵과 미사일을 쏘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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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딸 가족의 해외이주에 대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김 의원의 북을 향한 불신은 한미동맹 약화 등 안보가 약해졌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안보'를 강조하며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총리가 "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게(우리의 핵무장이) 현실적 대안이 아니면 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하는데 여러 상황이 거꾸로 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미동맹의 공고함에 대해서는 의원님 못지않게 정부도 깊이 생각을 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유보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미동맹 약화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 총리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이 키리졸브 연습 등 한미군사훈련이 축소된 것을 언급하자 이 총리는 "작년부터 충분히 말해왔다. 거듭 말하지만, 주한미군 사령관마저도 군사훈련의 축소는 한미동맹 약화가 아니라 외교 노력의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라고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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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핵위협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 유성호

 
김재경 의원: 원래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낙연 총리: 과거를 말하는 건가?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쏘던 때로?
김재경 의원: 안보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이낙연 총리: 그것만(안보 태세만) 되돌릴 수 있겠나. 다른 것은 어떻게 하나?


이 총리의 추궁에 김 의원은 약 5초간 침묵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안보를 위태롭게 생각하면 국민적 안보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북은 재작년 11월에 미사일을 쏘고 재작년 9월까지 핵실험을 해왔다. 그런 북의 도발이 없어진 지 1년 4개월쯤 됐다"라고 답했다.

전희경, 평양 사진 제시했다가 이 총리에 역공 당해

한편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한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차를 탄 사진이었다.

전 의원은 "UN 대북제재위의 연례보고서에 제재를 위반한다고 우리 대통령의 얼굴이 실렸다"라며 이 총리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총리가 "대통령이 차에 탄 것이 제재 위반이 아니라 이 승용차에 대해서 말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자 전 의원은 "그게 납득되는 설명이냐. 우리 대통령이 왜 저런 모습으로 전 세계 신문을 장식해야 하느냐"라고 추궁했다.

이어 이 총리가 "거기 가서(평양에) 차에 타지 않고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라고 묻자 전 의원은 "북의 현 상황도 모른 채 평화놀음을 하면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라며 서둘러 말을 마무리했다.
#이낙연 총리 #북핵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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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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