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사람들이 즐겨먹는 '깨빵', 국민빵 맞네

[천의 얼굴, 터키여행 2] '깨빵'이라고 부르는 시미트, 고소합니다

등록 2019.03.23 15:10수정 2019.03.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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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농업국가입니다. 식량 자급률이 100%이며, 목축업도 발달하였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산물 또한 풍부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나톨리아 고원지대에는 끝없이 밀밭이 펼쳐집니다. 밀농사를 많이 짓는 터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빵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빵도 터키 빵만큼 신선하고 맛있는 것은 없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빵이 주식인 터키빵. 오토바이에 실린 빵이 있어 팔 거냐고 물으니, 빵 가게에서 방금 나온 신선한 빵을 사 간다고 하였습니다. 4가족이 하루 먹을 양이라고 합니다. ⓒ 전갑남

주식이 빵인 터키 사람들은 그날그날 구운 빵을 신선하게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어느 식당이건 먹는 물을 따로 시키면 돈을 받아도, 빵만큼은 무한 리필! 아무튼 터키 여행에서 맛나고 신선한 빵은 실컷 먹습니다.


나는 터키를 여행하는 도중, 주식으로 먹는 전통빵 에크멕과 납작한 피데를 많이 먹었습니다.
 

터키 빵 에크멕에 구운 고등어와 야채와 함께 싸먹어 봤습니다. 고등어의 비린 맛이 야채와 곁들이니 생각보다 고소하고 맛이 있습니다. ⓒ 전갑남


작은 바게트처럼 생긴 에크멕은 잼이나 꿀을 발라먹습니다. 두툼하면서 약간의 타원형으로 둥글넓적하게 생겼습니다. 밀가루와 소금, 이스트만으로 반죽해 화덕에 단백하게 구워 만든 것이라 합니다. 내 입맛에 참 좋았습니다.
  

어느 음식점이나 푸짐한 빵이 나오고, 더 달라하면 친절히 가져다주었습니다. ⓒ 전갑남


또 멕시코 또띨라처럼 납작하게 만든 빵 피데가 있습니다. 피데는 구운 고기와 야채와 같은 재료를 싸서 먹으면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담백하고 고소한 깨빵, 항구의 갈매기도 함께 먹는다
 

길거리에서 빠는 시미트. 깨가 듬뿍 발라져 있어 ‘깨방’이라고 합니다. ⓒ 전갑남

 

깨빵은 터키 사람들은 아침 대용식이나 간식으로 맛이 먹었습니다. ⓒ 전갑남

그리고 길거리를 걷다보면 심심찮게 노점상들이 수레에 빵을 싣고 파는 '깨빵'을 만나게 됩니다. 현지에서는 시미트라고 부릅니다. 시미트는 도넛과 모양은 비슷한데, 빵 표면에 참깨가 잔뜩 발라졌습니다.

시미트 맛은 어떤 맛일까? 아내와 나도 길거리 노점상에서 사먹었습니다. 폭신폭신하고 쫄깃쫄깃할 줄 알았는데, 딱딱하고 바삭바삭하였습니다. 빵맛이 양념이 되어있지 않아 그야말로 담백합니다. 참깨가 발라져 고소한 맛이 담겨있습니다.

"내 입맛엔 잼이나 버터 같은 거 발라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
"난 담백하고, 깨 맛이 고소해서 그냥 먹어도 좋은데?"


아내는 "당신 입맛에 뭐가 안 맛난 게 있냐!"하며 웃습니다. 가로로 잘라 단 것을 첨가하면 더 맛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맛나게 먹었습니다.
  

시미트는 남녀노소 즐기는 모양입니다. 공원에 나온 학생들도 맛있게 먹고, 고양이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 전갑남

터키사람들은 시미트를 즐겨 마시는 홍차와 함께 아침식사 대용으로, 또 간식으로도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터키에서는 어딜 가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깨빵을 먹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합니다. 시미트를 터키의 '국민빵'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차나칼레에서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너 이스탄불로 가기 위해 우리 일행은 배를 탔습니다. 항구에서 노점상 아저씨로부터 나는 시미트 하나를 샀습니다.

"당신도 깨빵에 맛들였나봐!"
"응, 출출하기도 하고!"
"조금 남겨 갈매기 주면 어떨까?"
"갈매기? 그거 참 좋겠네!"


아내도 갈매기를 생각해 깨빵 하나를 더 삽니다. 항구에는 수많은 갈매기 떼가 너울너울 춤을 추며 날아다닙니다.
  

갈매기 떼가 사람들의 손짓에 끼룩끼룩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 전갑남

드디어 거대한 배가 움직이자 갈매기들도 배를 따라 에스코트하듯 따라옵니다. 푸른 바다와 함께 힘찬 갈매기 떼들은 멋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깨빵을 조금씩 떼서 날려주자 녀석들은 순식간에 사람 가까이에 몰려듭니다. '끼룩끼룩' 내지르는 소리는 더욱 커집니다.

"와! 녀석들, 깨빵 맛을 아는 모양이야!"

본능적으로 먹이를 낚아채가는 날짐승들의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깨빵은 사람들의 간식이 되고, 또 갈매기의 먹이도 되는 것 같습니다. 갈매기도 깨빵의 고소한 맛은 아는 걸까요?
 

배 위에서 깨빵을 조금씩 떼어주자 갈매기는 잽싸게 먹이를 낚아챘습니다. ⓒ 전갑남

#터키 #터키 빵 #시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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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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