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테러범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아던 총리 "테러범은 악명 원해, 이름도 허락하지 않겠다"

등록 2019.03.21 13:41수정 2019.03.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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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이슬람 여성 위로하는 뉴질랜드 총리 이틀전 모스크(이슬람 사원) 총기테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헌화를 위해 17일 수도 웰링턴 소재 킬비르니 모스크를 방문, 한 이슬람 여성을 안고 위로하고 있다. ⓒ 웰링턴 AP/TVNZ=연합뉴스

"그는 악명을 원했을지 모르지만, 뉴질랜드의 우리들은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것이다. 이름조차도."

50명의 사망자와 42명의 부상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테러를 저지른 한 인종주의자는 이름 없이 그저 한 테러범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정부는 테러범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부터 막고 있다. '악명을 얻는 것' 또한 테러범의 의도로 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지를 밝힌 저신다 아던 총리의 지난 19일 의회 특별연설 내용이 테러에 대한 새로운 대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종주의와 테러리즘에 정면대결하겠다는 것이다.

"앗살람 알라이쿰, 당신에게 평화를, 그리고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라고 이슬람식 인사로 연설을 시작한 아던 총리는 테러범을 검거한 경찰, 테러범에 저항하다 숨진 희생자들, 구조대원들의 용기를 치하하면서 새로운 총기규제 도입 의지를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이 테러범의 이름을 입에 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다른 이들의 동참도 촉구했다.

"그는 테러행위를 통해 많은 것을 추구했지만, 그중의 하나는 악명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내가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는 테러범이고, 범죄자이고 극단주의자다. 하지만 그는, 내가 언급할 때엔, 이름 없는 자일 것이다.


그리고, 희생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의 이름을 부르기 보다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러주길 다른 분들에게도 간청드린다.

그는 악명을 추구했을지는 모르지만 뉴질랜드의 우리들은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것이다. 이름조차도."


테러범은 범행 당시 페이스북으로 현장을 생중계했다. 아던 총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가 테러범에 악용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대책 또한 강구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분열과 증오의 생각과 언어가 수십년 동안 존재해왔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그들이 주장을 알리는 형태와 조직화 도구는 새로운 것"이라며 "이같은 플랫폼들은 단지 존재하기만 할 뿐 (증오의 생각과 언어가) 퍼지는 장으로서의 책임은 없다는 말을 그냥 가만히 앉아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던 #뉴질랜드 #테러 #악명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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