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성폭행' 가해자 아내 "남편을 엄벌해달라"

21일 기자에게 손편지 보내... "재판 소식 듣고 너무 기가 막혔다"

등록 2019.03.21 16:38수정 2019.03.21 16:38
0
원고료로 응원
 

k씨는 손편지를 통해 법원이 남편 A씨를 강력하게 처벌해 줄 것을 호소했다. ⓒ 이재환

 
지난 18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는 이른바 '처제 상습 성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A(40)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검찰 공소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처제 김아무개씨를 8년 동안 총 9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과 신상정보 공개,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등을 구형했다. 이날 공판장에서 A씨는 최근 출산한 아내와 아이의 이야기를 꺼내며 선처를 호소했다.

"남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 보인 A씨의 언행과 관련해 아내 k씨는 "남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다. 엄벌에 처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씨는 21일 자신이 직접 쓴 손편지를 기자에게 보내왔다.

편지는 인권활동가 이행찬씨가 대신 받아 기자에게 전달했다. 이행찬씨에 따르면 k씨의 편지는 본 기자와 담당 변호사에게 전달됐다. k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의 편지를 세상에 공개해 달라, 나의 억울한 심정을 널리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k씨는 편지를 통해 "재판소식을 듣고 기가 막혀서 글을 올린다"며 "지난 2월 남편을 면회 갔는데, 아이에 대한 안부는 단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남편과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점을 언급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악마 같은 남편과 살 수 없다. 죄에 대한 정당한 벌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썼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4월 10일 오후 2시에 천안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21일 오전, 기자는 k씨와 10여 분 동안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기의 안부를 묻자 k씨는 "내일(22일)이면 아이가 태어난 지 딱 두 달이 되는 날이다. 방긋 방긋 잘 웃고 잘 놀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의 이야기가 나오자 k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며 "남편만 생각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분노가 차 오른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남편이 아이와 나를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화가 났다. 지난 2월 22일 남편을 면회 갔을 때 '억울하다,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 아기의 안부는 한마디도 묻지도 않았다. 남편은 척추가 좋지 않다며 7년 동안 나와 부부관계도 맺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뒤에서는 내 동생을 성폭행했다. 용서할 수가 없다.

아이를 임신한 것도 시험관을 통해 겨우 한 것이다. 남편이 갑자기 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을 때도 열심히 살아 보려고 마음 먹은 줄 알았다. 그래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일반인들은 우리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로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임신도 자연임신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도 남편은 동생을 성폭했고, 그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화가 나고 기가 막힌다. 남편과는 이혼할 생각이다."
 

k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실린 기사에 달린 댓글에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처한 상황을 잘 모르는 제 3자들이 나에 대해 쏟아내는 비난성 글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인터넷 댓글은 더 이상 보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나의 억울한 심정도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씨는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심리적인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인권활동가 이행찬씨는 "k씨는 심리 상담과 주거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k씨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똑같은 징후를 보이고 있다. k씨는 요즘 기억력도 많이 떨어지고, 분노 조절도 잘 안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처제 성폭행한 형부, 그의 아내도 피해자였다
"형부의 상습 성폭행, 피해자는 마땅히 갈곳 조차 없었다"
#처제 성폭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