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불참' 한국당 자문위원들... "5.18 징계 안하겠다?"

국회 윤리자문심사위원장 선임 반발로 전원 사퇴 후 회의 불참... "4.5까지 돌아오라"

등록 2019.03.22 17:08수정 2019.03.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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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추천 홍성걸·차동언·조상규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장훈열 자문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아직 개의하지 않았습니다."
 

국회 윤리자문심사위원회의가 열린 21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세 사람의 빈 자리에 징계 심사를 위한 서류 뭉치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장훈열 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주당 추천 전도영, 홍기준, 박은태 위원과 바른미래당 추천 지성우 위원이 별다른 대화 없이 침묵을 이어갔다.

홍성걸, 차동언, 조상규 등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윤리심사자문위원 3인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장 위원장의 선임에 반발해 모두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 이날 회의도 전원 불참했다. 자동으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한국당 의원 등 5.18 망언 3인방 포함 18건에 달하는 징계 논의는 상정되지도 못한 채 다음 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1시간가량 회의를 진행한 뒤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는 홍성걸 위원만 사퇴하는 것으로 알았다, 지난번 회의에선 다른 두 분은 전혀 사퇴 기미가 없었는데 우리 위원회 입장에선 갑작스럽게 세 분 다 사퇴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전원합의를 지향해 온 윤리자문위 특성상,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의 불참이 계속될 경우 그대로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 위원장은 "(한국당 위원들의) 참석을 촉구하고자 정식 의안을 상정하지 못했다"라면서 "(오늘은) 다음 회의 일정만 잡고 산회 했다, 세 분의 참석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이 핑계로 5.18 징계 안하려는 것"... 바른미래 "사퇴 설득력 없다"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이 사퇴를 표명한 표면적 이유는 연장자였던 홍성걸 위원 대신 중간에 위촉된 장 위원이 위원장으로 선임된 데 대한 불만이다. 하지만, 당 차원에선 장 위원장이 5.18 민주유공자라는 점을 들어 자격을 따지고 있다. 장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 사안이 의안이 되지 않아 논의한 바 없다, 제 개인의 생각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 그럴 계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까지 장 위원장의 5.18 유공자가 자문위원 해촉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민주당 소속 윤리특위 간사인 권미혁 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문위원은 제척 사유가 필요 없다, 불만을 품은 이유가 (한국당 위원이) 위원장 돼야 한다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를 핑계삼아 5.18 징계를 안 하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짚었다.

실제 윤리특별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 등 국회법을 보면, 윤리위원의 경우엔 자격 심사 또는 징계에 관한 사항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심사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자문위원은 특정 정당 당원 또는 판사, 검사, 군 법무관 재직자를 제외하고는 제척 사유가 따로 없다.

바른미래당은 5.18 유공자 자격이 시비가 된다면 해당 사안에 대해서 장 위원장이 회피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태규 간사와 임재훈 위원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한국당 위원들의 사퇴는 설득력이 없다"라면서 "심사 불공정성이 우려된다면 안건 조정과 5.18 폄훼발언 징계안 심사에서 제척시킬 것을 요구할 일이지 사퇴해 파행을 불러올 일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보탰다. 이들은 "5.18 유공자가 윤리심사자문위원의 결격 사유는 결코 아니나, 5.18 폄훼발언이 중요한 징계사안으로 상정돼 있는 만큼 스스로 회피를 선언해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고 사퇴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자문위가 내달 9일까지 자문심사를 완료하기로 한 만큼, 한국당 위원들의 불참이 길어질수록 징계 논의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세 자문위원들이 사퇴를 표명했지만, 한국당이 이들의 사퇴서를 받은 뒤 해촉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 결재 서류를 작성해 의사 국장이 의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은 이날까지 자문위원 해촉서를 의장실로 제출하지 않았다.

5.18 망언 의원 징계를 요구하며 국회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답답함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최형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같은 날 통화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예상했다"라면서 "(이런 식이라면) 윤리위에서 심사 결과를 받아 올라간들, 본회의에서 표결이 되겠나"라고 탄식했다. 최 지부장은 이어 "한국당이 저런다면 우리도 할 수 있는 행동을 다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 위원장은 내달 5일을 시한으로 한국당 위원들의 복귀를 요청했다. 다음 회의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그는 "최대한 설득하기로 했으나 내달 5일이 마지막 시한이다"라면서 "참석하지 않으면 내달 5일 내에는 무조건 (회의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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