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재현된 부천의 3.1운동

[부천지역 3.1운동 100주년 3] 부천시 만세운동·면사무소 습격의거 재현... 1200여명 참여

등록 2019.03.25 17:39수정 2019.03.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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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3.1운동 100주년 부천시 만세운동 및 계남면사무소 습격의거 재현행사가 3월 24일 부천시 잔디광장에서 진행됐다. ⓒ 조호진


1919년 3월 24일 부천에서는 독립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부천군 소사리 등 인근 6개 마을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화톳불을 피워놓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일제와 친일 지주들의 수탈과 억압에 시달리던 농민 200여 명은 계남면사무소 유리창 등을 부수고 진입해 수탈 장부인 민적부(民籍簿)와 과세호수대장과 연초판매수납부 등 수십 권의 장부를 불태우고 집기를 부수었다.

제1회 부천 만세운동과 계남면사무소 습격 의거 100주년 재현행사가 '부천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주최와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부천시민연합' '부천민예총' 공동 주관으로 24일 부천시 중앙공원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진행됐다. 100년 전, 식민지의 어둠을 뚫는 만세 소리가 이렇게 뜨거웠을까. 어린아이부터 학생들 그리고 노인 등 12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부천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 그날의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한 어린이가 대형 태극기에 대한독립만세라는 글을 쓰고 있다. ⓒ 조호진

 
이미숙(44·부천시 중1동)씨는 자녀들과 함께 재현행사에 참여했다. 대형 태극기에 3.1만세운동의 뜻을 기리는 체험 행사에 참여한 이씨의 아들 윤석현(7)군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대한독립만새(세) 100주년 그리고 사랑한다(♡)"고 썼다. 비록 '새'자가 틀렸지만, 태극기를 그린 솜씨는 훌륭했다. 어머니 이씨는 "아들이 3.1운동을 알고 썼는지 모르고 썼는지 모르지만, 역사에 참여한 것에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예가 장정영씨가 현수막에 대형 붓으로 '대한독립'을 쓰고 있다. ⓒ 조호진

   
서예가 장정영씨는 부천 중앙공원에서 진행된 '내가 독립군이다'라는 체험의 장에서 대형 현수막 하얀 천에 대형 붓으로 '대한독립'을 한글과 한문으로 썼다. 행사 참석자들은 '대한독립' 현수막에 자신의 이름과 대한독립만세 등의 글을 쓰고 먹물로 손도장을 찍은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이어서 대형 태극기와 대형 현수막을 앞세운 재현행사 참석자들은 중앙공원에서 부천시청 잔디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거리행진에 나선 부천 시민들 ⓒ 조호진

   
유주현(부천여중 1학년) 등 4명의 소녀는 3.1 만세운동 당시에 사용한 태극기를 재현한 대형 태극기를 들고 거리행진에 앞장섰다. 유관순 복장을 한 유양은 "일본은 우리 조상들을 괴롭힌 나쁜 나라인데 아직도 괴롭히고 있어 속상하다"면서 "100년 전에 있었던 부천의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에서 태극기를 잡고 앞장서서 행진하게 돼 가슴이 설레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100년 전, 부천지역 만세운동이 재현됐다. 시민들이 소사리 등 6개 마을로 나누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호진

  

3.24 부천지역 만세운동을 재현하며 행진하는 부천 시민들. ⓒ 조호진

 
부천 시민들은 소사리를 비롯해 괴안리(현 괴안동) 범박리(현 범박동) 벌응절리(현 역곡동) 심곡리(현 심곡동) 조종리(현 원미동) 등 만세운동에 참여한 여섯 개 마을로 나뉘어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시민들은 그날의 뜨거운 마음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중앙공원을 출발해 이마트 중동점과 부천시청 방향 2개 차선을 이용해 행사장인 부천시청 잔디광장에 도착했다.
 

대회사를 하고 있는 박종선 민문연 부천지부장. ⓒ 조호진

   
이날 행사를 주관한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아래, 민문연 부천지부)는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수고했다. 이동호 민문연 부천지부 부지부장은 휴가까지 내고 행사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부천 시내 곳곳에 붙였고 부천지부 회원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인해 1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시민단체의 수고와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로 제1회 부천시 만세운동·계남면사무소 습격의거 100주년 재현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종선 민문연 지부장은 대회사에서 "부천에서는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3.1운동이 전개됐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100년 동안 부천의 3.1운동은 잊혀졌다"면서 "민문연 부천지부와 부천시민연합 등 부천의 시민단체들은 부천의 3.1운동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부천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이하 부천3.1운동추진위)를 조직해 시민들이 참여하고 진행하는 재현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재현행사 과정을 설명했다.

박 지부장은 그러면서 "부천3.1운동추진위는 100주년을 맞이하여 모인 힘으로 토론회와 역사강좌, 역사기행, 표지석 세우기 등 부천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면서 부천시와 시의회 등 지역 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계남면사무소 습격의거 재현극의 한 장면. ⓒ 조호진

 
부천시청 잔디광장 무대에선 '계남면사무소 습격의거'가 극으로 재현됐다. 젊은 농민으로 분장한 청년들이 일본군을 습격한 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자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일본군 역할을 맡은 최인섭(58·부천시 오전동)씨는 "일본군이란 악역을 맡았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재현극에 이어 부천 3.24 만세운동 해설과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공연, 만세삼창이 이어졌다. 
 

부천시의회 여성 의원들은 유관순 복장을 하고 행사에 참여했다. ⓒ 조호진

 
이날 재현행사에는 부천지역 김경협 국회의원과 장덕천 부천시장 그리고 김동희 부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부천시의회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부천시의회 여성 시의원들은 유관순 복장을, 남성 시의원들은 농민 복장을 하고 재현 행사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동희 의장은 "부천 지역의 숨은 영웅들을 재조명하고 100년 전 조국의 자주독립을 외치던 이름 없는 영웅들이 있었음을 가슴 깊이 새기며 경건한 마음으로 시민을 섬기는 부천시의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재현행사장에선 450여명의 시민이 공수처 설치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 조호진

 
재현행사 한쪽에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부천 시민모임 '바람개비'는 2일부터 서명운동에 돌입해 25일 현재 1200여 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바람개비 회원인 박찬희 부천시의원은 "어제(24일) 재현행사장에서 450여 명의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면서 "공수처가 설치될 때까지 서명운동을 전개해 공수처 설치에 앞장서는 부천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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