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황교안에게 '김학의 동영상' 말한 날, 확실히 기억"

청문회 현장서 2013년 당시 상황 증언... 황교안 "청문회 쟁점에 집중해야"

등록 2019.03.27 20:33수정 2019.03.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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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나온 박영선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기자 :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박영선 후보자와 (김학의 관련 대화를 나눈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영선 : "거짓말이다."
 

박영선 청문회가 갑자기 '황교안 청문회'로 바뀌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 도중 "2013년 법제사법위원장 재직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임명 과정에서 검증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질의에 갑자기 황교안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 임명 결정 전, 박 후보자가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국회로 불러 성폭행 영상의 존재를 언급했던 사실을 전하면서 "문제가 커질 것 같다"며 김학의 임명 재고를 요구했다는 것.

줄곧 사건에 대한 인지 여부를 부인해 왔던 황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서도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제가 (김학의 동영상 때문에) 보자고 한 거다"면서 "(황 대표를 만나는) 장면이 또렷이 생각난다"고 반박했다.

"황교안은 알고 있었다"는 박영선, "기억에 없다"는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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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 정권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위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후보자는 이후 답변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 시절 황교안 장관을 불러 김 전 차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영상을 보니 몹시 심각하다, 임명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렇게 말한 거냐"는 질문에 "(영상은) 여성이 보기에도 부적절한 CD라 보다가 말았고, 가장 많이 본 분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었다"라면서 "(황 장관이 이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계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시점'을 문제 삼았다. 자신이 장관으로 임명된 2013년 3월 11일과 김 전 차관이 임명된 3월 13일 이틀 사이에 박 후보자와 만난 기억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황 대표는 "이전에 (청와대 검증팀에서) 검증을 해보니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후 (김 전 차관이) 임명이 됐고, 그 직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법사위에 들어갈 때마다 반드시 들러 위원장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내 기억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문제되는 개입을 한 바 없다"면서 "청문회 쟁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구체적 그림까지 그리며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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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기자들과 만나 2013년 법사위원장 재임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만나 '김학의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당시 상황을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 조혜지


"법사위원장실에 탁자가 길게 있었고, 황교안 장관이 여기 앉고 제가 여기 앉았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정회 중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림까지 그려가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박 후보자는 2013년 3월 11일과 13일을 기록하며 "당시 상황을 체크해서 알려 드리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일정은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당시 (김학의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황 장관님이 알아들을 만큼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또한 해당 사실을 언급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청문회 날이라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용주 의원이 질의해 답변한 것"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고 밝혔다.

한 법조계 출신 청문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래저래 파악하면 일정들을 다 알 수 있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 임명되기 전이든 후든 법사위원장에게 당연히 인사하러 가지 않았겠느냐"면서 일정 확인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당 청문위원들은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으로 예정된 이후 청문회 대신 국회 정론관을 찾아 "장관 청문회와 연관 없는 과거 정권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물타기를 했다"면서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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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한 한국당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인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이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을 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동영상' 말한 날, 확실히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박영선 #황교안 #김학의 #벤처기업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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