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한도 베트남처럼 '진화'할 수 있다"

하원 외교위 청문회 발언... '북한 인권' 공세에 "부적절한 행동" 반박

등록 2019.03.28 10:44수정 2019.03.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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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 ⓒ House Foreign Affairs Committee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활용하지 말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27일 하원 외교위원회의 2020년도 국무부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에 대해 그는 "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핵 역량을 축소한 것이라는 점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북한은 아직 우리가 바라는만큼의 큰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여전히 북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대화를 통해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라면서 "그런 점에서 그들의 진정한 행동을 지켜볼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트럼프 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으로 오바마 정부 때 국무부 인권 담당 차관보를 지낸 톰 맬리나우스키 의원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내세워 북한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한다면 엄청난 경제적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해 '공산주의 국가가 주민 복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부 형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게 마련"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변화하지 않았던 나라들이 있다. 베트남 같은 나라들은, 그들의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고 주민들에게 더 나은 복리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그런 기회가 북한에도 있다고 우리는 본다"라고 답했다.


베트남이 여전히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도 이같은 모델을 따를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웜비어 사건' 동원한 공세에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반박

맬리나우스키 의원은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송환된 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과 장성택 처형, 김정남 암살 등을 끄집어 내 '나는 김정은을 좋아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대비시켰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 사안을 정치 축구(political football)로 만들지 말아 달라,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반발했다. '정치 축구'는 국가 안보 사안이나 비정치적인 사안을 미국 양당의 대립구도로 끌어들여 대립을 부추기는 일을 일컫는다.

다음은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비핵화 협상을 연계한 맬리나우스키 의원의 질의와 폼페이오 장관의 답변이다.

말리노프스키 의원 : "북한의 노동수용소가 유지되는 데에 김정은의 책임이 있는가?"

폼페이오 장관 : "그는 그 나라의 지도자다."

말리노프스키 : "그는 그의 고모부(장성택)의 처형을 명령하고 이복형(김정남)을 화학작용제로 암살한 데에 책임이 있는가?"

폼페이오 : "그는 그 나라의 지도자다."

말리노프스키 : "오토 웜비어가 죽음의 문턱에 이를 때까지 송환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에 그가 책임이 있는가?"

폼페이오 : "대통령의 언급으로 대신하겠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토 웜비어에게 일어난 비극에 북한 체제가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토 웜비어의) 유족을 만났다. 그 사람들을 안다. 그들을 몹시도 사랑한다. 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말리노프스키 : "좋아하는 점은 뭔가?"

폼페이오 : "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말리노프스키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서 좋아하는 점은 무엇인가?"

폼페이오 : "이 사안을 정치축구로 만들지 말아 달라. 그것은 부적절하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폼페이오 #하원 외교위 #맬리나우스키 #웜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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