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실 보좌관이 꺼낸 사진, 한국당과 민주당의 차이

[주장] 한국당, 경기장 내 선거운동 논란... 졸지에 징계위기 처한 경남FC

등록 2019.04.01 09:53수정 2019.04.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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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K리그 경남FC와 대구FC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가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프로축구팀 경남FC가 지난 3월 30일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도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축구장 내 불법선거운동 논란 때문입니다.

지난 3월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는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개막전 때보다 더 많은 6000명이 넘는 유료 관중이 몰릴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이날 창원성산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각 정당 후보자들은 대부분 창원축구센터를 찾았습니다. 경기장 밖에서 선거운동을 한 다른 정당과 달리,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후보는 정당명과 기호, 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고 경기장 안까지 들어와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경기장 내 선거운동 위반... 승점 10점 감점되면 2부리그로 강등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지한 ‘경기장 내 선거 운동 관련 공지’ ⓒ 임병도

  
이 일이 알려지자 한국당의 경기장 선거유세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규정한 경기장 내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입후보자가 입장권을 사서 입장하는 행위는 허용합니다. 하지만 경기장 내에서 정당명, 후보명, 기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한 제3지역에서 홈경기 개최,  2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 중 1가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승점이 10점 이상 감점되면 2부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어 한국당이 경남FC와 경남도민에 피해를 입혔다는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불법 논란 당사자의 '황당한 변명'
 

법무부 장관 출신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경기장 내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앞으로 법을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 MBC뉴스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경기장 내 불법선거운동 지적이 나오자 '앞으로는 법을 잘 지키면서 유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보면 앞으로 법을 잘 지키겠다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제재와 벌어져야 할 정도로 보입니다. 

먼저,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일자 한국당은 공보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한국당은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 문의 결과 후보자가 선거 유니폼을 입고 입장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경기장에) 들어갔다"라며 "현장에서 경남FC 진행요원으로부터 선거 유니폼을 탈의해다라는 요청을 받고 황 대표와 강 후보자는 바로 평복으로 환복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대표와 강 후보자는 관중석 하단 통로를 걷다가 경기 시작 전 관중석 뒤 스탠드 맨 상단으로 올라와 5분 정도 (경기를) 관람하다가 경기장을 나왔다"라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지침에 선거운동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는지 몰랐던 것은 후보 측의 불찰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요악하면, 한국당은 논란의 원인을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과 강기윤 후보의 불찰로 돌렸습니다.

덧붙여, 한국당은 황 대표가 경기장 내에서 관중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 1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이 사진은 한국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경기 뛰고 징계위기 몰린 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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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남FC는 입장문을 내놓고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기윤 한국당 후보 측에서는 경남도민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남FC

 
경남FC도 논란이 한창인 1일 오전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경남FC는 "임직원은 경기전 선거유세와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사전 지침을 전달받아 경호업체 등에 알려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어 경남FC는 경기 당일 황 대표와 강 후보가 경기장 밖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것을 인지했고 "N석 근처 게이트 8번을 통해 입장 시 입장권을 검표하는 과정에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는 입장 불가로 공지를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유세원들은 검표원이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고 얘기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상의를 벗지 않았다"라고 전했습니다. 경남FC가 전한 이후 상황은 이렇습니다.

"매표 업무 확인 차 N석으로 이동하던 직원이 일부 유세 원과 경호원이 실랑이하는 모습을 확인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유세를 하면 안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선거유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강 후보 측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적으로 선거 활동을 진행했으며, 직원에게 '그런 규정이 어디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하면서 계속적으로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 (직원이) 계속해서 상의 탈의를 요구하자 옷을 벗는 척만 하며 다시 착용했고, 경기진행을 위해 경기장 중앙 출입구에 있던 직원이 상황을 인지하고 경호원에게 재차 제지 요청과 인원 충원을 요청했다.

운동장에서 N석 쪽으로 달려가 강 후보 측 수행원에게 '상의를 벗어달라'고 요구했으나 수행원이 '왜 벗어야 되냐'고 항의해 '연맹 규정이다'라고 했다. 경호원이 계속 저지를 하는 모습과 상의를 벗는 것을 확인했고, 몇 분 뒤에 강 후보자 일행들이 경기장을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는 계속 지역에 체류하면서 선거 지원 유세를 했습니다. 한국당 지도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단순히 후보뿐만 아니라 한국당 지도부의 안일한 선거운동 방식이 이번 논란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 선거운동 '자유한국당 vs 민주당' 
 

손혜원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경기장 내 선거운동 사진과 글 ⓒ 페이스북 캡처

  
한국당의 경기장 내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손혜원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은 지난 3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어떻게 했는지를 사진과 함께 공개했습니다.

김 보좌관은 "2018년 6월 9일 대구시장 선거 임대윤 후보를 돕기 위해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찾았다, 경기장 안은 특정인이 표를 사고 들어온 공간이기 때문에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없어 선거운동이 불가하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우리 의원들은 각각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구입해 입고 지정석에 앉아 페이스북 라이브로 야구 중계를 했다"라며 "온라인 선거운동은 어느 때나 가능한 반면 경기장 안에서 관객을 대상으로 후보를 연호하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없는 선거법을 준수한 조치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보좌관이 올린 사진을 보면 손혜원·이재정·홍익표·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유세 유니폼이 아닌,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경남FC는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이 아닌 '시도민 구단'입니다. 시민들과 도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응원으로 운영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경남FC는 이번 논란으로 징계위기에 놓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리그 운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일 경남FC는 입장문을 통해 "경남FC가 이번 사태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아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 후보 측에서는 경남도민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시·도민들이 불이익을 당해도 괜찮을 걸까요? 한국당의 선거운동과 경남FC의 징계 여부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황교안 #강기윤 #창원성산보궐선거 #불법 선거운동 #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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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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