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멈춘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 시작합니다'

이달 마무리 계획... 남은 건 북측과의 협의

등록 2019.04.03 14:30수정 2019.04.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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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화상 상봉장 개보수 작업이 시작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작업자들이 화상 상봉장에 있던 집기들을 철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통일부 공동취재단 / 신나리 기자]

백두 산마루, 금강 산마루, 묘향 산마루, 칠보 산마루, 북악 산마루. 그리워도 갈 수 없는 곳들의 이름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정부는 3일부터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화상상봉장의 개·보수를 시작했다.

시작은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적십자 서울사무소. 이날 오전 KT 관계자들이 화상상봉장 상봉실의 통신과 모니터, 영상송수신 장비 등을 점검했다. 화상상봉장인 묘향 산마루와 칠모 산마루실의 철거 작업이 오늘의 숙제다.

마지막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10년을 훌쩍 넘긴 2007년 11월 15일이었던 탓에 통신·연결 방식을 모두 바꿔야 한다.

정재은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은 "2005년에서 2007년까지 상봉장을 쓰고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해왔다, 상봉이 언제 될지 모르니까 모두 그대로 뒀다"라고 말했다.

화상상봉은 2005년 8월 15일부터 2007년 11월 15일까지 모두 일곱 차례 열렸다. 당시 이산가족 3748명이 TV 화면에 비친 서로를 마주했다. 남측에서는 수도권 7곳과 부산·대구·광주·대전·춘천 등 12곳에 설치된 화상상봉장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TV 앞에서 절을 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전국에 전해졌다.

개보수에 걸리는 시간은 한 달여. 화상상봉장은 현재 전국에 13곳이 있다.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점검하되 대구·광주·대전·춘천은 화상상봉장을 전면 바꿔야 할 상황이다. 고령의 이산가족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의 상봉장은 1층으로, 지하에 있는 상봉장도 1층으로 옮긴단다. 이산가족의 이동 편의도 고려할 계획이다.

남북 협의 거쳐야

서울사무소는 먼저 모니터와 장비를 철거한다. 영상장비와 카메라도 떼어내니 기존의 통신장치를 모두 철거한다고 보면 된다.

네트워크 장비와 화상장비, 통신선로도 바꿔야 한다. 앞서 2005년 화상상봉을 앞두고 남북은 평양~개성전화국 간 광케이블과 개성~케이티(KT) 문산지사 간 광케이블을 연결했다.

통일부는 이달 말까지 남측 화상상봉장 개·보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래도 할 일은 남았다. 북측과의 협의다. 북의 화상상봉장도 개·보수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통신선로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살펴야 한다. KT 관계자 등 남측 인원이 현장점검을 할지 남북간 협의가 필요하다.
#이산가족 #화상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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