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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다큐 대거 출품" 20돌 전주영화제, 한국 사회 품다

[현장] 한국영화 100주년 사업으로 신구 영화인 소통... "독립성 끝까지 지킬 것"

19.04.03 17:41최종업데이트19.04.0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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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올해로 20돌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가 그간 지켜온 독립성, 다양성의 의지를 재차 다졌다. 3일 전주시 완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에는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비롯,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상용, 장병원, 문성경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제주 4.3을 언급하며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올해 제주 4.3이 71주기다. 무자비한 권력이 4.3의 기억을 지우려 노력했지만 4.3 항쟁은 영화로 소설로 그림으로 노래로 국민들 가슴 속에 끝없이 솟았다"라며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예술은 약하지만 총칼을 이기는 힘이 있다. 그게 예술의 위대함"이라고 운을 뗐다.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이어 김 조직위원장은 "전주영화제는 대안과 독립, 디지털을 기치로 내세우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해왔다. 때론 실망하고 좌절하고 상처를 주고받았지만 그 세월을 거치며 단단해졌다"며 "우리가 지키고 싶었던 건 독립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조직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5년 간 전주국제영화제가 강조해 온 기치와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었다.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대규모 자본으로부터 독립, 사회적 통념으로부터 독립 등.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진심과 진실이 바로 영화제의 동력이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전주영화제는 반드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것이다." (김승수 조직위원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역시 이런 기치를 강조했다. 20주년을 맞아 지난 2017년부터 사용하던 '영화 표현의 해방구'에 쉼표를 찍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 정신이 소개된 이후 이 집행위원장은 "독립과 대안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표현의 자유를 확장시켜왔다고 생각한다"며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새로워지는 게 필요하다. 신인 감독, 새로운 영화, 새로운 경향을 발굴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게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비해 6개국, 16편이 증가한 총 52개국, 262편의 영화가 공개된다. 20주년을 맞은 영화제 자체 행사와 함께 한국영화 100주년 행사까지 진행하며 보다 풍성하고 내실을 기한 프로그램들이 큰 특징이다.

특히 2016년 <자백>, 2017년 <노무현입니다> 등을 발굴, 제작하며 다큐멘터리 산실 역할을 해온 전주국제영화제인 만큼 올해 그 결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대거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포진해 있는 것.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다큐멘터리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상당 수가 다큐멘터리 영화"라며 "그 내용들을 보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소재로 한 작품(<동아시아반일 무장전선>), 이명박 정권의 대운하 사업을 비판한 <삽질> 등 의제를 설정하는 다큐가 있는가 하면, 현실 문제에 카메라를 들이댄 작품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올해 다큐의 경향을 하나로 표현하긴 어렵고, 그간 잠재돼 있던 한국사회의 경향이 이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전주에서 공개될 이 영화를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0세기와 21세기 감독들이 만나는 자리 마련할 것"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또한 올해 스페셜 포커스 행사로 한국영화 100주년 행사를 20세기와 21세기로 각각 나눠 진행하는 것에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여기에 <복수는 나의 것>이 추가됐기에 박찬욱 감독도 오실 것"이라며 "애초에 21세기 영화전을 준비하다가 100주년 사업에 대해 알게 돼서 발빠르게 대응한 게 20세기 섹션"이라 말했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한국영화에 과감하고 혁신적 시도가 있었는데 요즘엔 그 힘이 쇄잔하다는 느낌이 다소 있었다. 그 프레임으로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20세기엔 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또한 20세기와 21세기 감독님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이 두 세대가 현실적으로 정치적으로 단절돼 있는데 포럼과 세미나 등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 한다." (이상용 프로그래머)

이밖에도 전주영화제가 꾸준히 해왔던 아카이브 프로젝트 일환인 행사도 확대 진행된다. 올해는 '스타워즈 아카이브: 끝나지 않는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스타워즈> 시리즈 전편이 전부 영화제 기간 내에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팔복예술공장과 공동 주최로 '익스펜디드 플러스' 행사를 신설, 100편의 필름과 포스터를 전시한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20주년 이후 전주영화제가 어떻게 갈 건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전시에서 확인해보시면 될 것"이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현장엔 전주영화제가 자랑하는 장편 영화 제작 프로젝트 사업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작품 주인공들이 자리했다. <이사도라의 아이들>을 제외한 <국도극장>(전지희 감독, 배우 이동휘, 이상희), <불숨>(전지희 감독), <아무도 없는 곳>(김종관 감독, 배우 연우진)이 현장에서 소개됐다.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간담회가 열렸다. ⓒ 전주국제영화제

 
한편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개막작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의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이며, 폐막작은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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