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노릇 톡톡히 하는 전남 신안군 1004대교

6일 자정까지 약3만7000대 통행... "연평균 117일 교통 두절에서 해방"

등록 2019.04.07 18:38수정 2019.04.08 10:23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4일 오후 3시를 기해 정식 개통한 '천사(1004)대교'. 6일 자정까지 3만6610대가 통행해 섬 주민들의 '천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신안군 제공

  
지난 4일 개통된 '천사(1004)대교'가 전남 신안군 지역 섬 주민들에게 말 그대로 '천사'가 되어주고 있다.

천사대교 개통 전 야간이나 기상악화로 배가 안 다닐 때는 아파도 육지에 있는 병원조차 갈 수 없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섬에서 교통권은 인권 문제이자 건강권·생존권 문제"라며 "하지만 이제는 최소한 아파도 병원에 못 가서 죽는, 섬살이의 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되었다"고 천사대교 개통의 의미를 설명했다.

(관련기사 : 의원과 군수가 '천사대교' 위에서 춤 춘 까닭 )

총 길이 10.8km인 천사대교는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현수교와 사장교 형식의 복합 교량이다. 다리 교량 구간은 7.22km로 국내에서 네 번째로 길고, 주탑 높이는 195m다. 2010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공사기간만 약 10여 년이 걸렸다.

천사대교 개통으로 신안군 암태도·자은도·팔금도·안좌도는 육지까지 도로로 연결됐다. 현재 4개 섬에는 9181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네 개 섬마을 주민들은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던 거리를 자동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 4일 오후 3시를 기해 정식 개통한 이후 7일 자정 현재까지 천사대교를 통행한 차량은 모두 3만6610대. 개통 당일인 4일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는 6200대, 5일에는 1만2870대, 6일에는 1만7540대가 각각 통행했다.

개통 효과도 있겠지만 평일인 6일에 2만여 대가 가까운 차량이 통행했다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천사대교가 응급환자 이송뿐 아니라 해상중심의 물류체계와 물동량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목포항과 송공항으로 연계되는 농수산물 등 각종 물동량의 약 85%를 천사대교로 수용이 가능하다"면서 "연평균 117일 교통이 두절되던 10개 읍·면과 640개 도서간 전천후 해상교통망을 구축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서삼석 의원, 천사대교 개통기념 '시 낭송' 박수 받아
 

천사대교 개통을 기념하는 '암태면민의 날' 행사를 하고 있는 암태도 주민들. ⓒ 이주빈

 

다리가 이어진 암태도 주민들은 6일 '천사대교 개통 기념, 암태면민의 날' 행사를 열고 자축했다. 행사 대회장을 맡은 정현택 재목포 암태향우회장은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우리 암태도는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잇는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지가 되었다"면서 "신안경찰서와 신안소방서도 암태도에 들어선다고 하니 암태도는 명실상부한 신안군 행정의 중심지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향인과 주민 등 약 2000 명이 함께한 이날 행사에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이 지역구인 서삼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특히 서 의원은 천사대교 개통을 주제로 쓴 시를 낭송하여 주민들과 출향인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전략)...살아서 뱃길로/뭍에서 생을 놓고//죽어서도 파도 위로/출렁이다 갔던 길//
하늘 천사 오늘 오셔/살아 죽어/더는 흔들리지 않겠다//천사가 닦아준/섬 사람의 눈물//
다리야, 네 다리 내 다리/쭉 뻗어/다시는 이별 없이/편하게 살다 가자."


서 의원은 "천사대교 개통으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천사대교 개통으로 인한 변화의 혜택에는 반드시 주민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천사대교'라는 다리 명칭은 한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에 있는 섬 개수에서 나왔다. 신안군에는 2018년 12월 현재 1025개의 섬이 있다. 이중 나무가 없는 섬을 제외한 섬이 1004개다. 신안군은 이를 '1004=천사' 등의 중의적 의미가 연상되게 '천사(1004)의 섬, 신안군'으로 브랜드화 시켰다. 신안군의 '천사(1004)'는 성공한 로컬 브랜딩(local branding)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천사대교 #박우량 #서삼석 #신안군 #1004대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