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살리고픈 조선일보의 '악마의 편집'

[삽질의 종말 16] 충남연구원 이상진-김영일 박사의 4대강 언론보도 5종 팩트체크

등록 2019.04.11 08:20수정 2019.04.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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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계기로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진행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올 하반기에 개봉합니다. 4월 중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을 출간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으로 가입해서 응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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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자 <조선일보> 기사 ⓒ 조선일보

  
"'보 설치 후 좋아진 지표'는 처음부터 평가 항목서 뺐다" - <조선일보> 2월 23일자 기사
"보 때문에 녹조 생겼다는 것은 거짓말... 세종보 개방한 뒤 수질 악화" - <한국경제> 2월 27일자 기사
"엉터리 분석으로 '洑해체 결정' 무책임한 것 아닌가" - <서울경제> 3월 13일자 사설
"금강 보 열고 난 뒤 '수질악화' 증명됐다" - <문화일보> 3월 15일자 기사


최근 일부 언론 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강을 살린 구세주였다. 이들은 '과학적 조사 분석'에 따른 숫자를 들이밀고 지난 한 달간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이하 4대강조사위)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의 근거로 제시한 디테일한 숫자 속에 악마가 숨어있다. '악마의 편집'은 이래서 가능했다. 

<오마이뉴스>는 2011년부터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와 함께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물 환경을 모니터링해왔던 충남연구원 이상진 박사(공간환경연구실 수석연구위원), 김영일 박사(물환경연구센터 연구위원)를 최근 만나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비판 내용에 대한 반박을 들었다. 일부 언론이 구사하는 '악마의 편집'에 속지 않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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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연구원 이상진 박사(우)와 김영일 박사(좌) ⓒ 김종술

  
[악마의 편집 1] 보 설치 후 좋아진 지표만 활용?

<조선>은 1월 24일자 "4대강 사업 후 금강 수질 좋아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으면서 일찌감치 포문을 열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인 '환경공학과학' 1월호에 게재한 논문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환경단체들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4대강 부역자 S급(스페셜급)' 명단에 올랐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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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순 교수 논문 갈무리 ⓒ 박석순

 
위의 표는 이 기사에서 "수질 악화 등을 이유로 4대 강 보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연구 결과"라고 언급한 박 교수 논문 내용이다. 이 기사는 위의 표 등을 포함한 논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4대 강 사업 전인 2009년과 사업 후인 2013년 금강 하류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수질 평가 지표인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38%,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27.8%, 총인(TP) 58.2%, 클로로필a(ChI-a) 47.6%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표에 있는 숫자는 4대강사업에 대한 몇 퍼센트의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일까? 이 논문은 사실상 수질 개선 효과의 원인을 4대강에 설치한 보에서 찾고 있지만, 이상진 박사는 "해수욕장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의 여름철과 겨울철 방류수 수질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비유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수 유입 조건이 다르다. 가령 2009년은 하폐수처리장에 고도처리시설이 도입되기 전이다. 이 시기에 하수도법 및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현 물환경보전법)이 개정됐다. 하폐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 기준이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금강으로 유입되는 주요 지류 하천인 갑천과 미호천의 수질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또한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약 8300억 원을 투자하여 금강 유역의 수질 개선을 위해 하폐수처리장에 총인처리시설을 확충했다. 따라서 금강의 수질이 일부 개선된 것은 4대강 보를 건설했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기초시설의 방류수 수질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보가 없었다면 금강의 수질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다."


충남연구원은 금강의 대청댐 하류 12개 지점에 대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6년간 연도별 평균 수질 데이터를 제시했다. 박 교수가 특정 지역의 '나무'만을 편집해서 보여줬다면, 이 데이터는 전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숲'에 해당한다. 박 교수가 잘라낸 데이터를 온전히 복원한 아래 표를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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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댐 하류 12개 지점에 대한 2003~2018년 평균 수질 데이터 ⓒ 충남연구원

 
박 교수는 2013년을 4대강 사업의 완공 시점으로 보고 2009년에 비해 4개 항목의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금강 유역의 수질 개선을 위해 하폐수처리장에 총인처리시설을 확충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대부분의 지표가 하락하기 시작해 2013년에 최저치를 찍었다. 박 교수는 4대강사업의 효과를 강조하려고 이 시점을 기준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그 뒤에도 하폐수처리장은 돌아갔으나 모든 지표가 오르기 시작했다. 수문을 계속 닫아두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2009년 시점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박 교수의 논문은 2019년 초에 발표됐다. 그가 4대강사업의 효과를 내세우려 했다면 2013년 이후 3~4년간의 데이터도 제대로 반영했어야 했다.  
     
김 박사는 위의 표를 제시하면서 "하폐수처리장의 총인처리시설 확충으로 방류수 수질이 개선되면서 금강의 주요 지류 하천인 갑천과 미호천의 수질도 크게 개선되어 금강의 T-P 농도가 2013년까지 급격히 감소되었다가 보의 수문을 닫아두었던 2017년까지는 오히려 T-P 농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금강으로 흘러드는 지천의 물은 얼마나 더 맑아졌을까? 김 박사는 박 교수의 논문에서 완전 편집당한 금강으로 유입되는 주요 지류 하천인 갑천과 미호천에 위치한 주요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의 연평균 T-P 농도 변화 추이를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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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의 연평균 T-P농도 변화 추이 ⓒ 충남연구원


먼저 제시한 표와 위의 표에 나온 T-P 농도를 비교해보면 금강 수질이 잠깐이나마 나아졌던 이유가 명확해진다. 위의 표에서 보면 2012년에 하수처리장과 폐수처리장에서 방류하는 T-P 농도가 확연하게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제시한 표에도 2012년의 수치를 보면 전해년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결국 박 교수가 주장하는 4대강사업 효과는 사실상 국민들이 매년 하·폐수처리장의 유지관리 비용으로 내는 세금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악마의 편집 2] 수질과 수체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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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시커먼 펄 속에는 붉은 깔따구가 산다. 환경부가 공식 지정한 최악의 수질지표종이다. ⓒ 정대희


최근 논란이 되는 건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 보 개방 이후의 수질에 대해서다. 이 박사는 "수질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는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 수체의 건강성 개념을 설명했다.

"수질을 측정할 때는 지표수의 한 지점을 선택해서 한다. 이것으로 강의 건강성을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령 하천의 수질 조사항목은 매우 많은데, 이중 특정지점에서 나온 한 두 개의 데이터가 좋아졌다고 수질이 개선됐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미세먼지 속의 많은 오염원 중 질소화합물 농도만 옅어졌다는 것으로 공기질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금강이라는 전체 공간에 대한 건강성을 확인하려면 수체, 즉 수질과 퇴적물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4대강 사업 후에는 보에 갇혀서 수체의 건강성이 나빠졌고, 보를 개방한 뒤에는 수체의 건강성이 좋아졌다."


다음은 충남연구원이 하천 수질과 퇴적물을 고려한 수체의 건강성을 분석한 데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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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수질과 퇴적물을 고려한 수체의 건강성 분석 데이터 (주) N.D. : Not Detected(불검출) ⓒ 충남연구원

 
이 박사는 "수질은 퇴적물과 상관관계가 있다"면서 "하천 바닥의 용존산소 농도변화에 따라 퇴적물에서 오염물질이 녹아 나오기도 하지만 항상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퇴적물의 상태에 따라 수질의 상태도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수질변화 정도만 체크하는 것보다 퇴적물을 고려한 수체의 건강성을 분석하는 게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이 박사의 말처럼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퇴적물의 경우, 위의 표를 보면 2013년부터 대체로 증가 추세였다. 2017년에 일부 수문 개방 이후 감소됐다가, 2018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수질을 악화시킬 하나의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공주보와 백제보의 경우는 2018년 세종보에 비해 수문을 개방한 일수가 적기에 퇴적물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4대강 사업 전과 후의 수체 건강성에 보가 미친 영향을 알기 위한 분석 방법으로 '자정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기간 수질의 평균치만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유하시간별 상류 지점에서 하류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물의 상태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러면 보가 막혔을 때와 열렸을 때의 수질정화 효과를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악마의 편집 3] 금강 보 열고 난 뒤 '수질 악화'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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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3월 15일자 기사 ⓒ 문화일보

 
<문화>는 3월 15일자 "금강 보 열고 난 뒤 '수질악화' 증명됐다"는 기사에서 "충남 금강의 3개 보(洑) 중 세종보와 공주보가 보를 개방한 후 수질이 더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의 '과학적 분석'에 따른 것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한국경제>도 2월 27일자 "보 때문에 녹조 생겼다는 것은 거짓말... 세종보 개방한 뒤 수질 악화"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역시 박석순 교수의 인터뷰 기사였다.

이 기사들이 인용한 박석순 교수의 분석에도 역시 두 가지의 '악마의 편집' 기술이 동원됐다. 첫 번째는 자기들이 주장하는 결론에 유리한 특정 기간만을 비교한 것이고, 불리한 기간은 뺀 것이다.

<문화>는 박 교수가 "금강 3개 보 상류 지점의 수질(국가측정망 활용)에 대해 보 개방 전인 2015년 전반부(1∼6월)·2016년 후반부(7∼12월)와 보 개방 후인 2018년을 비교했을 때 세종보와 공주보는 대부분 항목에서 수질이 더 나빠졌다"고 한 말을 인용했다. 

<문화>는 또 "박 교수는 2015년 전반부와 2016년 후반부를 합친 1년과 2018년을 비교한 것은 2015년 8월에서 2016년 7월까지 금강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면서 "가뭄이 발생하면 수질 상태가 악화해 가뭄이 없던 2018년과 객관적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 그럼 지금부터 한 번 따져보자. 우선 아래 표를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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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건설 전·후 완전 개방기간 동안 금강수계 보별 일반수질 농도 비교 ⓒ 환경부

 
김 박사의 해설에 따르면 세종보는 보 개방 전(2013년∼2016년) 평균 수질과 개방 후 수질이 COD와 SS(부유물질) 농도는 각각 1.4%, 7.2% 감소한 반면, T-N(총 질소)과 T-P 농도는 각각 10.2%, 7.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N과 T-P 농도는 보 개방으로 인한 퇴적물 등의 재부유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질농도가 증가한 영향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공주보는 개방기간별로 수질농도 변화가 달랐는데, 2018년 상반기(3.20~8.26)에는 상류의 세종보 개방으로 인해 퇴적물 등이 하류인 공주보로 이동함에 따라 모든 수질항목의 농도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T-P와 SS농도는 각각 80.8%, 158.2%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문을 개방한 2018년 하반기(10.1~11.4)에는 상반기와는 반대로 물 환경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되면서 T-N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의 수질농도가 유사하거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제보는 보 개방 전(2013년∼2016년) 평균 수질과 개방 후 수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T-N항목을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수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 교수는 위의 기사에서 2018년에는 가뭄이 없었기에 2015년 8월에서 2016년 7월까지를 분석에서 뺐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여름철(6~8월)에는 장마 전후 8월 중반까지 매우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었다"면서 "기상청이 분석한 표준강수 지수(SPI1)에서도 2018년 8월 금강유역에서 심한 가뭄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악마의 편집 4] 수문개방 이후 녹조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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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월 27일자 기사 ⓒ 한국경제

 
<한국경제>는 2월 27일자 보도에서 "4대강 보(洑) 때문에 녹조가 생긴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금강 세종보는 보를 완전히 개방하니 오히려 녹조량이 늘더군요"라는 박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문화>도 3월 15일자 보도에서 박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상시 개방한 금강 세종보는 오히려 녹조생물 남조류가 기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수문을 열어 수량이 줄어들면 수온이 급증하면서 오염물질이 농축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우선 녹조가 발생하려면 4개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햇빛, 수온, 유속, 영양염류이다. 이 박사는 "이중 햇빛과 수온은 자연조건이고 유속과 영양염류는 사람의 노력에 의해 조절 가능한 조건"이라면서 "금강에 하폐수처리장의 총인처리시설 설치로 T-P농도는 절반 이상 줄였는데, 보에 의해 유속이 떨어지니 녹조가 더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 인용된 기사를 보면 마치 금강의 보 개방 이후에 녹조가 더 많이 창궐하는 것으로 오독할 수 있다. 하지만 충남연구원이 제시한 아래 데이터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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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연구원이 제시한 녹조 발령 상황 ⓒ 충남연구원

 
김 박사는 "하폐수처리장의 총인처리시설이 확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2016년을 제외하면 조류 발생 관심이상 발령일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발령 시기도 빨라지고 발령 기간도 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2017년에는 무려 8개월 동안 119일에 걸쳐 관심 이상 발령을 내렸는데, 2018년 수문 부분 개방을 했더니 59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악마의 편집 5] 보 해체하면 농업용수 부족? 홍수 위험? 
 

공주보 수문개방으로 농업용수 부족, 지하수 고갈, 보 철거반대 등 공주보와 시내에는 300여장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김종술

 
최근 공주지역 곳곳에 '공주보 철거 절대 반대'라는 현수막이 도배됐다. 이런 구호를 내건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결사반대투쟁위는 농업용수 부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서도 편집된 조각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다. 주변 농경지보다 강물은 아래에 있고, 물에서 위로 흘러 주변에 지하수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선 이 박사는 "금강 지역의 농업용수는 부족하지 않다"면서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었다.

"최근 3년(2016년~2018년) 갈수기(4월~6월) 기준으로 공주, 부여 지역의 금강에는 평균 초당 70톤의 물이 흘러간다. 금강 하류 전북지역을 제외하고 금강 공주와 부여지역 등에서는 농업시기에 용수로 평균 7톤 정도를 쓴다.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금강의 물은 10% 정도이다.

그런데 농업용수는 60%가 지표수나 지하수 형태로 다시 금강으로 돌아온다. 물론 도수관을 통해 보령댐과 예당호로 보내는 물도 있다. 그 물은 최대 3.9톤 정도이다. 금강 물이 아주 가물 때에는 초당 25톤 정도가 흘러가는 데 두 개를 합쳐도 7톤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도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에도 금강 물은 마른 적이 없다."


그는 "매우 극한 가뭄을 대비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극한 가뭄 때에는 대청호의 물을 흘려보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고갈 논란에 대해서도 "수문이 열렸을 때의 하천수위보다 주변 지하수위가 떨어진다면 양수량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지하수는 강과 하천으로 모인다. 하천이 주변 지하 수위보다 위에 있다면 물이 양쪽으로 이동하지만, 강은 주변보다 아래에 있다. 결국 보충되는 속도보다 과다하게 뽑아 쓰면 지하수위가 내려가는 것이다."

그는 보를 해체하면 홍수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말로 일축했다.

"홍수의 위험성은 제방과 수위의 차이가 작을수록 증가한다. 바닥을 준설하면 홍수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맞지만, 보 때문에 줄어든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보가 닫혀 있거나 열려있다 해도 수위차가 적어져 홍수 위험은 기본적으로 증가한다."
   

지난 8월 굳게 닫힌 백제보에 녹조가 창궐한 모습이다. ⓒ 김종술

   
얼마 전까지만 해도 4대강 사업은 실패한 국가 정책의 대명사였다. '제2의 4대강 사업 될 것'이라는 표현이 종종 언론에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자유한국당은 4대강 보를 일부 해체하는 것에 대해서 "문명 파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도 '악마의 편집'에 가까운 한 학자의 논문을 인용하며 이에 가세하고 있다.

10여년 전 '녹색 뉴딜'과 '국운 융성' 등의 구호를 내걸었을 때와 흡사하다. 당시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했고, 이번에는 '악마의 편집'을 동원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목적은 같다. 10년 전에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지금은 자기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삽질'을 문명으로 추앙하면서 '녹조라떼 4대강'을 자손 대대로 물려줘도 될까?
#삽질의 종말 #4대강 #박석순 #보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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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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