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5주기 방해 용납 못해", 친박세력에 '경고'

[현장] 4.16연대, 13일 세월호 기억문화제에 '맞불 집회' 예고한 대한애국당 규탄

등록 2019.04.12 15:57수정 2019.04.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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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참사 5주기 추모행사를 불법적으로 방해하는 대한애국당과 친박세력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허무하게 자식을 보내야했던 엄마아빠 심정을 외면한다면 저들은 금수만도 못한 것 아닙니까. 감히 인간이라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안산 단원고 희생자 건우 아버지, 김광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아래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 발언에는 분노가 차 있었다.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를 앞두고 대한애국당 등 친박 세력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친박세력 광화문광장 집회, 노골적 방해 행위"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공동대표 장훈 박래군 안순호, 아래 4.16연대)는 12일 오후 개관식을 앞둔 광화문광장 '기억․ 안전 전시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친박세력을 규탄했다.

앞서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친박 세력은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약 7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모여 1부 행사를 한 뒤 오후 4시께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오후 7시 이후 야간 집회까지 열고 오후 8시 30분부터는 '청와대 앞으로 진격'한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13일 광화문광장은 이미 세월호 참사 5주기 행사들이 예정돼 있었다. 세월호 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국민참여 기억무대를 시작으로 오후 3시 30분 대학생대회, 4시 16분 플래시몹, 오후 5시 사회대개혁 시국대회와 도심 행진, 오후 7시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까지 연이어 진행한다. 세월호 5주기 행사 참가자들과 대한애국당 행사 참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석운 4.16재단 이사는 "내일 4.16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는 건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일찌감치 알렸는데 대한애국당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 앞까지 진격한다고 홍보했다"면서 "4.16참사 직후 세월호 가족들이 단식까지 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할 때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이 '폭식 투쟁' 한다고 햄버거 먹으며 조롱했던 일을 몸서리치며 기억하는데, 잊기도 전에 변화된 버전으로 나타나는 걸 보고 이 자들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따졌다.


박 이사는 "경찰은 세월호 행사를 방해하는 행진이나 스피커를 (세월호 행사장을 향해) 집중시키는 범법 행위를 사전 예방 조치하라"면서 "종전과 같은 일이 경건해야 할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에서조차 반복되면 경찰당국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도 "우리는 대한애국당 같은 혐오세력이 방해한다고 겁이 나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대한애국당 세력이 우리 행사 일정을 알면서도 정면으로 집회를 하는 건 도발하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대한애국당 조원진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한다, 그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놓고 그 정당에 가입한 당원 여러분, 제발 눈을 뜨고 그런 야만적인 데 휩쓸리지 말고 사람의 자리로 돌아오라"면서 "대한애국당 여러분들이 기억문화제를 방해하는 게 아니라 행진 대열에서 이탈해 기억 문화제에 함께해 달라, 우리 광장으로 와 달라"고 호소했다.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대한애국당과 친박극우세력들이 5주기 기억문화제를 방해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공표했다, 4.16연대와 서울시가 합법적으로 대관한 광화문광장에 같은 장소, 시간대에 불법적인 집회를 열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이들은 평화로운 5주기 기억문화제에 참여하는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자극하고 충돌을 유발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러한 불법적 행태, 고의로 충돌을 유발하려는 친박극우세력의 행태를 절대로 수수방관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 경찰에 즉각적인 예방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과 '기억·안전 전시공간' 개관식 도중에도 '멸공'이라고 써 붙인 한 반공단체 차량이 광화문광장 주변을 맴돌며 스피커를 크게 틀어 행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김광배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세월호 참사를 폄훼하고 왜곡하고 지우려고 하는 저분들, 저분들은 생명의 존엄한 가치보다 더 중요한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사람의 생명을 정치적인 명분과 잣대로 기준을 세우는 저분들, 저분들은 학살자와 그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라고 따졌다.
#세월호5주기 #대한애국당 #광화문광장 #친박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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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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