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온 그날의 기억

12일, 세월호 5주기 앞두고 '기억·안전 전시공간' 개관

등록 2019.04.12 18:58수정 2019.04.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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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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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유가족과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유성호

 
"이곳에서는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다. 유민아빠 단식 30일째 되던 날, 빼빼마른 몸으로 대통령 만나겠다며 지팡이 짚은 채 휘청거리던 모습. '이 못난 아빠 죽으면 유민이 곁에 묻어 달라'고 써있던 그의 등판. 아이들 이름 부르짖으며 삭발식을 하던 엄마 아빠의 모습... 광화문광장은 이 잘못된 나라를 바꿔보고자 했던 의지들이 응집된 곳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닷새 앞둔 12일(금), 광화문 남측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기억‧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한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의 말이다.

4년 8개월간 광화문을 지킨 세월호 천막 자리에 '기억과 빛'이라는 이름의 전시공간이 들어섰다. 천막이 철거된 지 26일 만이다. 이날 개관식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200여 명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박래군 대표는 "(이 공간이)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면서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지를 다지는 장소였으면 좋겠다"며 "이 공간은 작지만 굉장히 소중한 공간이다. 이곳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하고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유가족 김광배 “기억 공간은 왜곡하는 자들에게 시민의 뜻 알리는 엄중한 선포”세월호참사 단원호 김건우 학생의 아버지인 김광배 416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유성호

  
이어 단원고 희생자 2학년 5반 건우 아빠, 김광배 416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의 발언도 있었다. 그는 "2014년 7월 이후 이곳은 '잊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약속에 따라 '세월호 광장'으로 불렸다"며 "기억 공간을 세운다는 것은 세월호를 왜곡하거나 기억에서 지우려 하는 자들에게 시민의 뜻을 알리는 엄중한 선포"라고 말했다. 이어 "304개의 별이 된 우리 아이들 아픔을 시민들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서울시에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원순 “세월호참사의 아픈 기억 넘어 재난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기억공간을 구성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 유성호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세월호 텐트가 사라졌지만 우리는 이 공간을 통해 세월호라는 아픈 기억을 넘어 다시는 이 땅에 그런 국가 차원에서의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기억해야 한다"라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부의 존재를 위해 이 장소는 여전히 기념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말과 함께 기억공간을 구성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기억‧안전전시공간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세월호 추모 시설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이전보다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국가 차원에서의 안전의식을 함양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이곳은 24평(79.98㎡) 규모의 목조 건물로 지난달 천막을 철거한 '세월호 천막'의 절반 규모다.

내부는 2개의 전시실과 재난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시민참여공간, 안내공간(진실마중대)로 구성됐다. 전시공간에선 '그날의 기억', '기억을 담은 오늘', '내일의 약속', 세 주제에 따라 세월호 천막에서 전시공간까지의 변화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앞바다를 담은 풍경화, 세월호 유가족 어머님들이 손수 만든 압화 작품, 광화문 세월호 단식 농성장을 그린 작품 및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단체 사진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장에 설치된 암막 커튼 내부로는 인터렉티브 조명 작품도 설치돼있다. 봉을 손으로 당기면 빛이 위로 올라온다. 이는 유가족들의 그리움이 확장되는 모습을 추상화한 작품이다. 이어 전시공간의 벽면에는 세월호와 유사한 사회 재난인 남영호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등의 소개도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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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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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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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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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기억 전시 공간은 이날 개관식을 시작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이날 공간을 방문한 권현숙(59)씨는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게 너무 의미가 있다"며 "이곳은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공간이다. 모두가 쉽게 세월호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를 잊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도저히 공감 가지 않는다"며 "이곳을 통해 모두가 매 순간 경각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문객 가운데 어린 얼굴들도 있었다. 심재은(서울사대부중2) 학생은 "5주년이라고 해도 아픔이 가시질 않는다. 전시공간을 보니 더 울컥한다"고 말했다. 함께 방문한 피재현(서울사대부중2) 학생도 "이전에 시위로 광화문 광장을 종종 찾았다"며 "이곳에 기억공간이 설립된 걸 보니 매우 뿌듯하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전시공간을 유지한다. 이후 운영방안과 관련해선 유가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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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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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안전사회에 대한 다짐의 의미를 담아 약속의 손도장 찍기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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