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대물림 끊자', 독립유공자 후손 매점 문 열었다

개점식 참석한 박원순 "계약 만료 매점 나오면 추가로 수의계약"

등록 2019.04.12 20:52수정 2019.04.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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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후손이 운영 주체로 참여하는 편의점 2곳이 12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문을 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 부근에 자리잡은 '제1호 독립유공자 가족 매점' 개점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했다.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한강공원에서 운영되는 편의점은 총 29곳인데, 이들은 1곳당 연평균 2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체인 CU 한강여의도 1호점과 2호점의 모든 수익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돌아간다.

독립유공자들이 운영하는 편의점이 이번에 문을 여는 데는 적잖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독립유공자예우법은 국가, 지자체, 공공단체 등이 공공시설에 생활용품 판매를 위한 매점이나 자동판매기 설치를 허가·위탁할 때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의 신청을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서울시는 "타 이익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금까지 독립유공단체와의 수의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상이군경회를 대변하는 거한개발이 상이를 입은 사람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와의 수의계약을 인정해준 '국가유공자단체법'에 따라 한강공원에 5곳(뚝섬 1·2·3호점, 반포 1·2호점)의 매점을 운영해온 것에 비해서는 박한 대우를 받아온 셈이다.

그러다가 29곳 중 11곳이 지난 2월 계약 만료로 운영권이 서울시로 귀속되면서 번번이 자금에 쪼들려 공개경쟁입찰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독립유공단체가 운영권을 얻어낼 길이 열렸다.


한때 서울시는 편의점 11곳 모두를 경쟁입찰로 정하려고 했지만,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박원순 시장이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인 만큼 독립유공자 가족을 배려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들에게 우선권을 배정했다.

독립유공자유가족복지조합은 여의도 한강공원의 편의점 2곳을 선택했고, 차창규 조합 이사장이 3년 계약을 맺어 편의점을 운영하게 됐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한강에서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걷어들인 수익금이 서울의 저소득 독립유공자 유족들 복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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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효창공원 재구상안 발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효창 독립운동 기념공원 재조성 구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박원순 시장은 "독립유공자들이 독립운동에 힘쓰느라 후손들이 가난을 대물림 하고 있는데도 국가가 제대로 못 챙긴 점을 반성한다. 앞으로 독립운동가의 가족을 위해 (계약이 만료된) 매점이 나오면 추가로 수의계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차창규 이사장은 "여의도 매점을 롤 모델로 유공자 운영 매장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박원순 #독립유공자 #여의도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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