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물 학명 속에 일본인 이름은 몇이나 될까???

제42회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연구발표 모임

검토 완료

박현국(aoyama6156)등록 2019.04.15 11:24
14일 오후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서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지회장, 김리박 선생님) 연구 발표 모임이 열렸습니다. 간사이 지회에서는 4개월 만에 회원들이 모여서 연구 발표 모임을 가졌습니다.
 

제42회 한글학회 간사이지회 연구 발표 모임에서 홍명미 회원님께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먼저 첫 발표에서는 지회장인 김리박 선생님께서 지난 3월 5, 6일 이틀 동안 하와이대학에서 열린 자이니치 문학과 문화 심포지움 참가 결과를 발표하셨습니다. 초청자로 하와이대학을 방문하여 발표하고, 경험한 내용및 현지 연구자들과 교류한 내용을 말씀하셨습니다. 하와이 대학에서도 재일 한국인 문화와 문학을 자이니치라는 말로 받아들이고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홍명미 회원께서 <중천의 반월>이라는 아베 다케시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아베 다케시는 해방전 한반도 청진에서 낳고 자랐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선조들이 일찍이 한반도에 가서 생활하고, 한국 여자와 결혼해서 낳은 자손들의 생활과 이동을 담담하게 담은 체험 소설입니다.

홍명미 회원은 오사카에서 <중천의 반월>(中天の半月) 출판 기념회(2018.11.17)에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재일 한국인들이 참가하여 소설에서 언급된 선조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이해하고, 아리랑 민요를 부르면서 공감했다고 했습니다.

세번째 발표에서는 한남수 간사이 지회 고문께서 우리말 격토 <-로>의 쓰임과 활용을 분류하고, 문학작품이나 회화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밝혔습니다. 격조사 <-로>는 방향, 경유, 수단, 도구, 원인, 자격, 기준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참으로, 홀로, 뒤로처럼 부사로도 쓰입니다.

우리말 격조사 <-로>는 일본말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바꿀 때 기계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면에 주목하여 일본말 격조사나 한반도의 여러 연구서를 소개하면서 밝혔습니다.

마지막 발표에서는 박현국 회원이 우리나라 식물 학명에 나타난 일본 사람 이름 숫자를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식물은 약 5천 종입니다. 식물에는 모두 학명이 붙여져 있습니다. 학명은 학술적 기준에 따라서 속명, 종소명 즉 발견지역 이름 그리고 마지막에 발견자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명에 나타난 일본 사람 이름은 62 개이고, 사용 횟수는 약 2천 건 정도입니다. 한 학명에 일본 이름이 두 번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니 반으로 계산해도 우리나라 식물 이름 5천 개 가운데 일본 사람 이름은 1천 여 개입니다. 즉 한국 식물 학명 다섯 개에 한 개 정도로 일본 사람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식물 학명은 한 종에 하나만 붙일 수 있습니다. 같은 식물의 경우 일본에서 먼저 발견하여 이름 붙였다면 그 학명은 우리나라에서 똑같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어 우리나라에서 사는 종 가운데에도 일본 이름이 붙여진 것도 한 둘이 아닙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야산잔대, Adenophora kayasanensis Kitam
울릉도섬벚나무, Prunus takesimensis NAKAI
섬나무딸기, Rubus takesimensis NAKAI
섬현삼, Scrophularia takesimensis NAKAI.

위  Kitam은 일본 이름 기타무라(北村)을 말합니다. 두번째 NAKAI는 나카이(中井, 혹은 中居)는 학명 가운데 700번 이상 나오는 이름입니다. takesimensis는 경상북도 울릉도를 일본식 라틴어로 나타낸 지명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 우리의 주권뿐만 아니라 우리 강산에 사는 우리 식물 자원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서 자기 것을 삼았습니다. 연구 발표 모임에서 회원들은 발표를 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한글 사랑과 우리말의 우수성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지회에서는 해마다 네 번 연구 발표 모임을 갖습니다. 다음 7월 21일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제42회 한글학회 간사이지회 연구 발표 모임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모여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한글학회,  https://www.hangeul.or.kr/, 2019.4.14
국립수목원, http://www.kna.go.kr, 2019.4.14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와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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