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흔든 기무사... 세월호 유족 사찰하고 '좌파세' 분석도

노무현재단·민주당 등 '좌파'로 규정하고 대응... 세월호TF 관련자 기소

등록 2019.04.15 17:34수정 2019.04.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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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지난해 8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앞에서 '기무사 고발 및 세월호참사 전담 특별수사단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강제수사를 통해 기무사와 국정원이 세월호 도입, 운영과 운항, 급변침과 침몰, 구조방기, 진상조사 방해 등 세월호참사 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기무사의혹 특별수사단은 지난 2일 수사경과 보고를 통해 기무사가 특별 TF를 조직해 유가족들의 성향,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찰한 사실을 공개했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대표들이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검찰의 '기무사 세월호 유족 사찰' 수사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마무리됐다. 세월호 유족 사찰 외 정치 관여 혐의와 관련해선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과 기무사 참모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이날 2014년 4~7월 세월호 유족 사찰을 지시하고 2016년 8~11월 사드 배치 찬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정치관여 활동을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보융합실장이었던 지 전 참모장은, 기무사 내에 세월호TF가 만들어지자 정책지원팀장을 맡아 기무사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족의 동정·요구사항·성향 등을 사찰하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지 전 참모장과 공모한 인물로 상관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김대열 전 참모장을 꼽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 전 참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는 참모장으로서 세월호TF의 수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전 사령관에게는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청와대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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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사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합동추모제가 2018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극우단체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검찰보다 먼저 이 사건을 수사했던 국방부 특별수사단은 세월호 유족 사찰과 관련해 현직 장성 3명을 기소한 바 있다. 참사 당시 610기무부대장(광주·전남 관할)이었던 소강원 전 참모장과 310기무부대장(경기·안산 관할)이었던 김병철 전 3처장은 유족 사찰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구속 기소됐다. '유병언 검거TF장'이었던 기우진 전 5처장은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을 군 장비로 감청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구속 기소됐던 소 전 참모장과 김 전 처장은 현재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해 12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두 사람의 보석을 허가했다.

장성 외에도 세월호TF의 현장지원팀장을 맡았던 손아무개 1처장 등 장교 3명도 구속 기소됐다. 손 처장도 보석을 요구했으나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기소된 지 전 참모장은 2016년 8월~2016년 11월 기무사 부대원들을 시켜 예비역 장성 및 단체들에게 사드 배치 찬성,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활동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 전 참모장의 공범으로 적시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현재 미국에 도피 중이다. 앞서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조 전 사령관에게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가 불분명해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검사가 수사를 중지시키는 것으로 수사 종결과는 다른 의미다.

"기무사, 정치중립 상실한 행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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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자료사진) ⓒ 이희훈

 
이날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진행된 청와대-기무사 간의 공모관계를 확인했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2명과 전 기무사 참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뉴미디어비서관 중 한 명은 문재인 정부 들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에 내정됐다가 청와대 검증에 걸려 낙마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들은 2011년 7월~2013년 2월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과 함께 이른바 '스파르타팀'을 만들어 기무사 부대원에게 ▲ 온라인상 정치관여 글을 게시하도록 하고 ▲ 정부 정책, 주요 이슈들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한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를 청와대에 제공하게 했으며 ▲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녹취록·요약본을 청와대에 보고하도록 했다. 배 전 사령관은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및 정치관여 혐의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일부 정치군인들이 보안사령부(기무사 전신)에서 군사반란을 주도하고 정치인 사찰 등 국내정치에 개입한 사실이 문제 돼 기무사로 재편됐었다"라며 "그럼에도 보수정권 재창출 내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정치관여 활동 및 세월호 유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들이 기무사의 온라인상 정치관여 범행을 적극 지시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정보기관의 은밀한 온라인상 정치관여 활동의 배경에는 청와대 비서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이 규명됐다"라며 "본건은 군·관이 공모해 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행위가 실종자 구조 및 유가족 지원을 위한 순수한 지원활동이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라며 "그러나 기무사가 유족들을 오로지 정권에 부담되는 요인으로 폄훼하고 은밀히 유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등 지속적으로 불법 사찰한 행위를 확인하고 유족 대변인 등은 큰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무사는 사고 발생 초기부터 2014년 6·4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유족들의 정부 비판 활동 감시 계획을 수립했다"라며 "동시에 대통령·여당 지지율 제고를 위한 노골적인 선거전략을 강구하는 내용 등이 보고서에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편 기무사에서는 '좌파세'라는 제목으로 ▲ 노무현 재단, 문성근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등을 신 좌파단체로 ▲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등 야4당을 좌파정당으로 ▲ 정부지판 활동을 하는 민주노총, 진보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한국대학생연합 등을 종북·좌파단체로 규정지었다"라며 "(기무사가) 이들의 온라인상의 활동을 분석하며서 대응한 사실도 확인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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